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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대 ‘반’ 걱정 ‘반’
[기자수첩] 기대 ‘반’ 걱정 ‘반’
  • 성동저널
  • 승인 2018.07.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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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저널] 모든 시작에는 어떤 ‘기대’와 ‘걱정’이 공존한다. 기대가 없다면 걱정 역시도 없지만 ‘기대’가 크면 클수록 ‘걱정’ 역시도 늘어나게 된다. 이는 그 끝에 드러나게 될 결과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이같은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어떤 일을 시작함에 있어 ‘걱정’이 많으면 그만큼 그에 대한 준비와 대비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종철 기자
윤종철 기자

예컨대 최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는 그 시작에 앞서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걱정’이 건물 준공에 대한 ‘기대’보다 컸다면, 그래서 타워크레인에 충돌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작업과정의 영상기록을 의무화 했더라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7월 완전한 지방분권과 민생혁신 이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민선7기가 드디어 시작됐다. 각 자치단체 마다 앞 다퉈 살기 좋은 도시로의 변화를 예고하며 한 껏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 민선6기 일자리 2만5000개 창출, 삼표레미코 공장 부지 이전, 서울시 최고 공보육률 56% 달성,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의 성공적 안착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성동구 역시도 그 기대는 그 어느 자치구보다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원오 구청장은 구민들의 이같은 기대에 큰 부담을 느끼는 듯 싶다. 이는 지난 2일 그의 취임사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정 구청장은 “선거가 끝나고 기쁘고 홀가분하기 보다는 잠 못 이루는 날이 더 많았다”며 “지지해주신 구민들께 임기 4년 동안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에 동트는 새벽녘까지 뜬 눈으로 깨어있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이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때로는 지금보다 더 잘할 자신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걱정했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적인 교육학자 파커 J. 파머는 그의 저서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에서 오늘날 정치는 상처받은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여야 하며 이러한 정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가 역설하고 있는 그 마음이라는 것이 어쩌면 앞서 얘기한 ‘걱정’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이제 닺을 올리고 민선7기가 시작됐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기대 ‘반’, 걱정 ‘반’의 이같은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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