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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금이 소진되어도 연금지급을 중단한 나라는 없다
[기고] 기금이 소진되어도 연금지급을 중단한 나라는 없다
  • 성동저널
  • 승인 2018.08.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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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규 국민연금 성동광진지사장

[성동저널] 국민연금은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한 노후준비 수단이다. 2017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민 62.1%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1988년 출범하여 제도시행 30년이 지난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는 370만 명에 달하고 2040년경에는 천만 명 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정석규 국민연금 성동광진지사장
정석규 국민연금 성동광진지사장

그런데, 최근 기금소진 우려로 연금이 제대로 지급될 것인지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아졌다. 기금이 2057년에 소진될 예정이라는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5년 전에 실시한 제3차 재정추계보다 기금 소진시기가 3년 빨라진 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기금이 소진되면 연금을 못 받거나 연금액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고, 이러한 우려는 곧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가입 중에 바로 혜택을 볼 수 있는 건강보험과 달리, 노후가 되어서야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특히, 20~30대 청년층에서는 국민연금에 대해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은 설령 기금이 소진되어도 연금 지급이 중단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국민연금기금의 소진을 파산으로 생각하는 것은 국민연금을 개인연금과 동일하게 생각하여 나타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국민연금은 의무가입 원칙을 채택하고 있어 일정규모의 가입자와 보험료 수입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므로 기금이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다. 반면, 본인이 가입을 선택하는 개인연금은 가입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출재원을 사전에 적립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국민연금은 정부가 책임을 지고 연금을 지급한다. 전 세계 약 170여 개 국가에서 공적연금을 시행하고 있으나, 공적연금 지급이 중단된 사례는 한 곳도 없다.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했던 1960년대 남미국가나 1990년대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사회체제가 바뀐 동유럽 국가에서도 연금을 계속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연금의 역사가 오래된 선진국들은 대부분 처음엔 기금을 적립했다가 기금이 감액되거나 소진 되면 그해 보험료를 걷어 그해 지급하는 부과방식으로 운영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도 부과방식으로써 매년 보험료를 걷어 그해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만든 사회보험제도이기 때문에 지급보장이 명문화되어 있지 않더라도 실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나, 현 상황에서 지급보장 명문화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국회에도 국민연금의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고, 국무총리도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에 대해 “국민신뢰를 높이고 안심시켜드릴 수 있으면 고려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무쪼록 이번 제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계기로 국민들이 국민연금을 더 많이 이해하고 신뢰하여 국민연금이 우리사회의 안정된 노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