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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 성동저널
  • 승인 2018.08.2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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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인(寸鐵殺人)... 한 치의 쇠붙이로 사람을 죽이다. 즉, 한 마디의 말로 정곡을 찌르다

[성동저널] 이 말의 출처는 朱熹(주희)의 제자였던 南宋(남송)의 학자 '羅大經(나대경)'이라는 사람이 당대의 歐陽脩(구양수) 혹은, 蘇軾(소식)등과 주고받은 語錄(어록)과 詩畵(시화), 評論(평론)등을 모아서 편찬한 ‘鶴林玉露(학림옥로)’란 책에 나오는 말입니다.

중국 宋(송)나라 때 宗?(종고-1089~1163) 선사가 禪(선)에 대해 말한 대목을 보면 이렇습니다.

비유를 해보자면 어느 누가 수레에 무기를 가득 싣고 와서 이것저것 다 써도 사람을 죽이는 올바른 수단이 되지 못한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하지만 '我則只有寸鐵(아즉지유촌철) 나에게 한치밖에 안되는 쇳조각만 있어도 便可殺人(편가살인) 능히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은 宗(종고) 선사가 살인을 하겠다는 말이 아니고 이를 빗대서 마음속의 雜(잡)된 생각을 없애고 한 가지에 집중해 參禪(참선)을 하다보면 어떠한 깨달음에 다다른다는 말입니다.

즉, 修養(수양)을 하다보면 아주 작은 깨달음으로 인하여 사물을 變化(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람을 感動(감동)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신라의 高僧(고승) 元曉大師(원효대사-617~686)가 修行(수행)을 하기위해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어 동굴에 머물러 자기로 하였습니다.

자다가 목이 말라 바가지의 물을 아주 맛있고 달게 마셨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해골에 고인 썩은 물임을 알고 토악질을 하다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즉,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은 작은 것에서 큰 '깨달음'을 얻은 것에 대해 너무도 잘 알려진 말입니다.

뇌물 수수 의혹으로 인하여 특검 조사를 앞두고 얼마 전에 자살을 한 정의당의 故(고) 노희찬 의원이 바로 寸鐵殺人(촌철살인)의 대가라며 재치 넘치는 입담과 虛(허)를 찌르는 순발력이 있다며 뉴스마다 앞 다투어 보도한 적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 말은 좋은 意圖(의도)로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아주 안 좋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비록 세 치 밖에 안 되는 짧은 혀일지라도 잘못 놀리면 사람을 죽게 하므로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크게 警告(경고)를 주고 있습니다.

'舌底有斧(설저유부)'라는 말도 있습니다. '혀 밑에 도끼가 있다'라는 뜻인데 사람은 누구나 남을 害(해)할 수 있는 도끼를 입에 물고 태어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남을 誹謗(비방)하고 헐뜯는 어리석은 자는 입에 문 그 도끼가 부메랑이 되어 결국은 자신을 벤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 '사람의 혀는 뼈가 없어도, 사람의 뼈를 부순다'등의 말이 있습니다.

혀를 놀림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조심하라는 先賢(선현)의 가르침입니다.

時宜適切(시의적절)하고 재치 있는 말 한 마디는 危機(위기)의 순간을 넘길 수 있지만 반면에, 혀를 잘못 놀리면 災殃(재앙)을 불러 일으켜 모든 일의 禍根(화근)이 됨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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