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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동구에 살고 싶은 이유
[기자수첩] 성동구에 살고 싶은 이유
  • 성동저널
  • 승인 2019.04.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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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저널] 매년 새해가 되면 서울시 자치구 구청장들은 각 동주민센터를 돌며 주민들의 민원을 수렴하고 그에 대한 대책들을 내놓는다.

주민들은 구청장에게 직접 요구사항을 전달함으로써 더욱 큰 만족감을 느끼며 민원이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는 듯 싶다. 그렇다고 모든 민원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윤종철 한강타임즈 기자
윤종철 한강타임즈 기자

그 대표적인 것이 일명 ‘전봇대 민원’이다. 전봇대가 집 앞 골목 가운데 박혀 있어 주차하기도 애매하고 통행에도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지 않아도 주택가 주차난이 심각한데 전봇대만 한쪽으로 옮겨 놓기만 하면 주차난도 해결하고 보행불편도 해결하고 일석이조 복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수십년에 걸친 민원에도 불구하고 전봇대 민원에 대한 대답은 모든 자치구가 한결같다.

한 자치구 구청장의 답변은 이렇다.

“예산을 마련하고 한전과도 합의를 이뤘다 하더라도 전봇대를 어느 한쪽으로 옮겨야 하는데 여기서 주민 간 갈등이 발생한다. 내 집 앞에 전봇대를 세운다는 데 누가 찬성하시겠습니까. 본인은 찬성하시겠습니까?”

결국 전봇대 민원은 이설비용 부담 문제 그리고 주민들의 이해관계로 사실상 처리가 불가하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성동구가 전봇대 40기를 모두 뽑아버리기로 한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전봇대 민원’은 그간 비용 부담과 주민 갈등이라는 핑계로 어떠한 노력도 해보지 않고 그대로 방치돼 왔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는 의구심까지 낳았다.

성동구는 전봇대 민원이 나오자 즉시 한전과 실무 협의에 들어갔다. 관내 보행 불편을 야기하는 전봇대에 대한 전수조사도 병행했다.

예산 부담에 대해서도 끈질긴 설득 끝에 기존 5대 5에서 7대 3의 부담률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연히 수십 번의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설득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았을 것임은 자명하다.

어쨌든 구는 당장 이달부터 초등학교 통학로 주변, 도시재생 지역, 길 한가운데 위치해 보행을 방해하는 전봇대부터 최우선적으로 이설을 시작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구가 보행 불편 전봇대를 뽑아버린 일이 아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전봇대 민원 해결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점이다.

그간 전봇대 민원만 나오면 당연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결론짓고 주민들 설득에만 나섰던 여느 자치구와 다른 점이다.

이같이 행동하는 노력이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부터 신금호역 도로 확장 등의 결과를 만들어 내며 이른바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으로 불리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벗고 구청장과 직원들이 모두 한 팀을 이뤄 도전하는 자치구, 그것이 성동구에 살고 싶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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