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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승옥 성동연극협회장, “성동구에서 연극문화의 부활을 꿈꿉니다”
[인터뷰] 이승옥 성동연극협회장, “성동구에서 연극문화의 부활을 꿈꿉니다”
  • 성동저널
  • 승인 2019.08.0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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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옥 성동연극협회장
이승옥 성동연극협회장
이승옥 성동연극협회장

[성동저널] 지난해 8월 성동구에 서울시 최초로 ‘구립극단’이 창단됐다. 일부 자치구에도 극단이 만들어 지긴 했지만 최근 침체된 연극문화의 재도약을 위해 연극계가 직접 뛰어든 최초 사례며 큰 성과다.

사실 연극계는 그 환경이 옛날 같지 않다.

200여개의 공연장이 모여 있는 대표적인 연극공연의 심장인 대학로만 보더라도 700여개 극단에서 3000여명이 종사하고 있지만 이제는 거의 명색만 갖추고 있다. 일부 단체의 지원이 없으면 새로운 작품 제작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미래는 더욱 암담하다. 자부심 가득했던 연극인들조차도 이제는 생계를 위해 방송과 영화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일까, 성동구의 ‘구립극단’ 창단은 벌써부터 대학로 연극인들에게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만큼 연극계의 부활을 바라는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도 크다.

성동구에 ‘구립극단’ 창단은 이승옥(75) 성동연극협회장의 도전에서 시작됐다.

이승옥 회장은 현재도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로 연극배우다. 1967년 극단 동인의 연극 ‘악령’에서 최불암, 오지명 등과 첫 무대에 선지 올해로 52년째 연극인생을 걷고 있다.

반세기를 연극인의 삶을 살다 이제는 연극계 부활을 꿈꾼 그는 국립극단을 박차고 나와 지난 2013년 서울연극협회 성동지부(성동연극협회)를 출범시켰다. 이어 그는 5년여의 끈질긴 설득과 노력 끝에 ‘성동 구립극단’을 창단했다.

이승옥 회장은 “앞으로 연극계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은 5대 광역시에 국립극단을 만들고 서울시 25개구에 극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성동구를 모델로 25개구에 구립극단을 확대하는 데 남은 여생을 바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성동구에 연극협회를 만들게 된 계기는.

연극은 그 나라의 정체성이며 그 사회의 철학이고 모토라고 생각한다. 그 만큼 그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고 형성하며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최근 연극계가 심각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모든 것이 경제적 논리로만 흘러가다 보니 연극이란 것이 무엇인지, 그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개념이 없다.

이런 문제 의식에서 한국연극협회 정대경 회장과 서울연극협회 박장열 회장과 미래 연극계에 대한 고민 끝에 한국 연극계가 살아갈 프로젝트로 5대 광역시 국립극단을 만들고 서울시 25개 구에 극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결론을 냈다.

이에 우선 성동구부터 만들어 보겠다고 제가 나섰다. 당시 성동구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서도 연극 문화에 대한 인프라가 거의 없었다. 불모지였다.

그래서 서울시 최초로 지난 2013년 서울연극협회 성동지부(성동연극협회)를 출범하게 됐다.

그간 성동연극협회의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면.

2013년 출범한 성동연극협회는 다음해 창단기념 입체낭독극 ‘분장실’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성동구민들이 주축이 된 극단 ‘물맑고깊은이’를 창단해 공연기획, 연극 교육, 연극제 등 폭넓은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청소년연극제를 비롯해 성동청소년연극제와 서울시민연극제를 주관하고 있다. 올해도 제4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를 주관했으며 제5회 성동청소년연극제도 성황리에 마치며 전문 연극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 하는 무대, 시민들이 참여하는 밀착형 연극 활동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1979년 대한민국 연극제 주연 여우상, 선덕여왕 역
1979년 대한민국 연극제 주연 여우상, 선덕여왕 역

구립극단도 창단하게 됐다. 그 과정은.

사실 성동구에 구립극단이 창단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우선 당시 성동구에는 문화적 인프라가 전혀 없었다. 일을 위해 나서는 사람도 없었다.

다행히 당시 성동구에 살던 배우 황현주 씨와 연출 김일준 씨가 있어 도움을 요청해 함께 힘을 모으게 됐다.

연극인과 함께 관계 기관과 간담회를 갖고 구립극단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도 많이 했다. 지난 5년 간 거의 매일 따라다니며 구립극단을 만들어 달라고 조르고 설득했던 것 같다.

운이 좋게도 당시 박원순 시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당선되면서 우리의 뜻에 많이 공감하고 힘을 실어줬다. 미약하나마 성동구에서 처음으로 구립극단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준 것 같다.

(사)한국생활연극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구립극단이 전문 연극인들이 이끌어 가는 것이라면 일반 주민들이 주축이 된 아마추어 연극극단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생활체육이 주민 건강과 화합에 큰 역할을 하듯이 연극도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대중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성동구 성수동에 ‘서울숲’이라는 극단도 창단했다. 연극협회 내에도 대외협력팀을 편성해 전문 연극인들과 주민들을 연결해 다양한 교육은 물론 연극제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연극제 개최를 통해 연극이 대중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은.

연극은 일회성이 아니다. 성동구가 가진 스토리, 또 구민들이 가진 어떤 자긍심 등을 연극을 통해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쇼가 아니라 문화를 향유하는 구민들이 그들의 가슴속에 정체성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정신적인 모멘텀을 만들어 가고 싶다.

예컨대 청소년 수련관이나 이런 곳에 초등학교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낭독공연’의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희곡은 듣는 문학이며 낭독공연은 책을 읽어주는 공연이다. 청소년들의 바른 언어와 인성 교육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 최근 ‘책 읽는 마을’ 프로젝트로 인프라가 많이 갖춰진 성동구로서도 일석이조다.

구민들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성동구에 최초로 구립극단이 창단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아직은 적은 규모지만 미래 연극문화 융성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로 연극인들과 함께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생활연극의 대중화는 성동구의 품격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연극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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