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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七朔偉人(칠삭위인)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七朔偉人(칠삭위인)
  • 성동저널
  • 승인 2019.11.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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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달 만에 태어난 위대한 사람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얼마 전에 미국에서 다섯 달 만에 245g의 초 미숙아가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잘 자라 10달을 채우고 건강하게 나왔다는 뉴스가 있었지만, 우리나라도 최근 未熟兒(미숙아)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답니다.

예전에, 우리가 좀 모자라거나 어리석은 사람을 '칠푼이'라고 놀리곤 하였는데, '칠푼이'는 '칠삭둥이'를 얕잡아 일컫는 말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려면 어머니의 뱃속에서 최소한 열 달은 자라야 하는데, 일곱 달 만에 태어났으니 未熟兒(미숙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물론, 요즘은 의학의 발달로 문제가 없습니다만,

하여튼, 七朔偉人(칠삭위인)의 대표적인 인물은 韓明澮(한명회:1415~1487)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韓明澮(한명회)는 조선 端宗(단종)때 首陽大君(수양대군)을 앞장서서 도와주었으며 1453년에는 癸酉靖難(계유정난)을 일으켜 世祖(세조)가 왕이 되도록 힘쓴 일등공신입니다.

여기서 말씀드린 七朔偉人(칠삭위인)이라는 말은 처음엔 뭔가 어설프고 부족하지만, 나중에 크게 됨을 비유적으로 쓰이는 말인데요,

韓明澮(한명회)는 일곱 달 만에 태어나 사지는 물론 어느 한 곳 멀쩡한 곳이 없을뿐더러, 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부모마저 일찍 죽어 어쩔 수 없이 늙은 여종이 꿈이야 키웠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잘 자랐습니다.

靈通寺(영통사)라는 절에 들어가 공부 하면서 權擥(권람)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어 莫逆之友(막역지우)로 지내 오다가 權擥(권람)이라는 사람이 먼저 출세길에 올라 벼슬을 하다가 절친인 韓明澮(한명회)를 수양대군(세조)에게 추천하였습니다.

韓明澮(한명회)는 이때부터 기발한 아이디어로 수양대군이 왕에 오르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주어 결국, 세조때 領議政(영의정)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이와 비슷한 예가 삼국지에도 나옵니다. 魏(위)나라 '최 염'이라는 장군이 있는데, 임씨 성을 가진 제자가 있습니다.

뭇 사람들은 그를 어리석고 무능한 사람이라고 비웃고 다녔습니다만, '최 염' 장군은 그 사람 됨됨이와 인간성을 굳게 믿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큰 鍾(종)이나 큰 솥은 바로 달구어지지 않고 또한, 잘 녹지 않아 시간이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크게 될 사람은 쉽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제자 '임'도 이와 마찬가지로 나중에 반드시 큰 인물이 될 테니 두고 보시오"라고 말을 합니다.

물론, '최 염'의 말대로 훌륭한 사람이 되었는데, 바로 여기에서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듯이 크게 될 사람은 오랜 노력 끝에 이루어진다'는 뜻을 가진 '大器晩成(대기만성)'이라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습니다. 크게 되는 사람은 기초를 차곡차곡 닦아가며 늦게 뭔가를 이루듯이 큰 뜻을 품은 사람은 매사 조급해 하며 서둘지 않습니다.

'龍頭蛇尾(용두사미)'처럼 '처음엔 龍(용)처럼 뭔가 왕성하고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엔 슬그머니 사라지는 뱀의 꼬리'보다는 처음부터 차분하게 갈고, 닦고, 硏磨(연마)하여 점점 위대해 지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결혼전에 살림살이를 모두 갖추고 사는 것보다, 살면서 살림을 하나하나 장만하며 사는 재미가 살아가는 신혼인생의 참 맛을 훨씬 더 느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지금 혹시, 뭔가가 不足(부족)하다고 느끼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그 不足(부족)함을 하나하나 채워가는 재미를 느끼며 행복을 한껏 누리는 삶이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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