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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烏鳥私情(오조사정)'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烏鳥私情(오조사정)'
  • 성동저널
  • 승인 2020.05.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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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사사로운 정 즉, 부모를 섬기는 마음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까마귀는 검정색인데다 울음소리마저 怪奇(괴기)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凶物(흉물)스럽다고 여기며, 나쁜 徵兆(징조)가 있는 凶鳥(흉조)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까마귀는 새 중에서 유일하게 새끼가 자라면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하는 늙은 어미에게 대략 60일 동안이나 먹이를 물어다 주기 때문에, 恩惠(은혜)를 알고 보답을 하는 새라고 中國(중국)에서는 상당히 어여삐 여기고 있는 새입니다.

儒敎思想(유교사상)이 짙은 중국에서는 孝(효)를 안다고 해서 까마귀를 國鳥(국조)로 여깁니다.

이러한 까마귀를 한국 사람이 凶鳥(흉조)로 생각하는 까닭은 일본 강점기에 한국 사람에게 反中思想(반중사상)을 鼓吹(고취)하고 자기들의 思想(사상)을 따르게 하려는 의도로 일본이 헛소문을 퍼트린 결과라는 說(설)도 있습니다.

중국 西 晉(서진)의 학자 李 密(이밀: 224~287)의 ‘陳情表(진정표)’란 글에 나오는데 당시의 황제 武帝(무제)가 벼슬을 내리자 극구 사양하면서 그 사연을 적은 글을 소개해 봅니다.

李 密(이밀)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改嫁(개가)해서 어쩔 수 없이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지금 조정에 나가면 늙어 病患(병환)이 들은 할머니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내용이다.

李密(이밀)은 44세이고 조모는 96세이니 할머니의 은혜를 갚을 날은 짧고 황제에게 충성할 날은 그래도 여유가 있다면서 이어집니다.

烏鳥私情(오조사정) 까마귀가 먹이를 물어다 늙은 어미에게 먹여 은혜를 갚듯이 願乞終養(원걸종양) 조모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봉양하게 해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라고 상소를 올립니다.

武帝(무제)가 처음에는 자기의 명을 따르지 않는 줄 알고 화를 냈다가, 李密(이밀)의 깊이 있는 속사정을 파악하고 나서는 감동하여 큰 상을 내려 주었다고 합니다.

樹欲靜而風不止(수욕정이풍부지)하고,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그치질 않고, 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라 자식이 어버이를 봉양하고자 하나 기다려주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해야겠다고 깨달을 즈음에는 부모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 살아생전에 孝道(효도)를 다 하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조선 14대 宣祖(선조) 때의 문신 松江(송강) 鄭澈(정철)의 詩(시)를 한 수 소개해 올립니다.

"어버이 살아 실 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간 뒤에 애닯다 하여 어찌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부모는 자식을 손발이 다 닳도록 돌보고 키우며 平生(평생)동안 수고를 아끼지 않지만 자식은 부모 섬기기를 우습게 아는 세상입니다.

늙고 병든 부모의 수발을 들기 싫은 단 하나의 이유로 대부분이 부모를 배척하고 떠나려 합니다.

사실, 저 자신도 부모 섬기기를 다 하지 못한 不孝子(불효자)로서 몇 번이나 悔恨(회한)의 눈물을 훔치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까마귀라는 微物(미물)조차도 아는 孝(효)를 다 하지 못한 나 자신이 한없이 憎悟(증오)서럽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는 것을 진즉 깨닫지 못하고 사니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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