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十匙一飯(십시일반)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十匙一飯(십시일반)
  • 성동저널
  • 승인 2020.06.19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 숟가락의 밥을 모으면 한 그릇의 밥이 되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숟가락과 젓가락을 '수저'라고 합니다. 이 '수저'가 사회 계층을 표현하는 말로 빗대어 쓰이니 공식적인 말은 아니지만 좀 흥미롭습니다.

상류층의 자녀을 칭할 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흔히들 말하는데요. 어느 누군가가 계층별로 수저에 등급을 매겼습니다.

물론, 약간 주관적이긴 하지만 순수 자기 자산이 100억 정도 이상이며, 가구당 월수입 1억 이상(대한민국 상위 0.04%) 되는 사람을 '금수저'로 분류한다고 합니다.

'은수저'는 순 자산 25억 이상이며 가구당 월수입이 최소 8천 이상(상위 1%)은 되어야 하며. 순 자산 10억 이상 가구당 월 5천 이상(상위 4.5%)이면 보편적으로 '동수저'로 분류한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부모가 자식을 뒷받침해주는 능력에 따라 결정된 것이지만 가구당 월수입이 2백만원 이하의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면 밥 굶지 않고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 다행일 정도로 흙수저의 悲哀(비애)가 마음을 울컥 긁어대고 있습니다.

十匙一飯(십시일반)이라는 말은 이처럼 서글픈 계급별 등급의 '수저' 이야기가 아니고, 열 숟가락의 밥을 모아서 훌륭한 한 그릇의 밥을 만든다는 정감 있고 薰薰(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이 말의 출처는 국보 303호로 1999년에 지정되어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보관되어 있는 '承政院日記(승정원일기)’ 高宗(고종) 때의 기록입니다.

沁都(심도: 지금의 강화도)를 지키는 군대유지 비용을 增稅(증세)하자는 논의를 하는데,  ‘地主(지주)에게 1결(조선 후기 균역법에 따른 재정의 부족을 채우기 위해 거두어들이던 돈)에서 1말을 더 징수하는 것은 그야말로 十匙一飯(십시일반)하는 격이니 다른 의견은 없을 듯하다'는 내용이 있는데 여기서부터 유래된 말입니다.

요즘 뉴스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가 있는데요. '정의기억연대(일명 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입니다.

'정의연'은 1990년에 발족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2016년에 설립한 '정의기억재단'의 두 단체가 2018년에 통합한 단체입니다.

이 단체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경제적 지원과 강제로 끌려가 성의 도구로 이용당한 피해의 眞相糾明(진상규명) 및 일본과의 합의를 정의롭게 해결하기 위함이 설립목적이라 합니다.

또한 일본으로부터 성 노예 문제의 補償(보상)을 위해 '수요집회'를 계속해서 주관해 온 단체입니다.

문제는, 젊은 청춘을 성 노예로 팔려가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할머니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慰勞(위로)하는 마음으로 국민이 十匙一飯(십시일반)으로 모은 誠金(성금)이 할머니들을 위해 제대로 쓰이지 않은 疑惑(의혹)입니다.

단순한 疑惑(의혹)이 아니라 구체적인 非理(비리)가 여기저기 드러나고 있는데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라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다시말해, 어린 학생의 손에서 세계인의 손까지 十匙一飯(십시일반)하여 모은 高貴(고귀)한 성금이 취지에 맞게 쓰이지 않고 엉뚱하게 사용되었다면 역대급 가장 破廉恥(파렴치)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세간의 이목을 집중 받는 사건이니 만큼 조사를 통해 明明白白(명명백백)하게 밝혀지겠지만, 국민이 훈훈하게 모은 열 숟가락의 밥이 훌륭한 한 그릇의 밥이 되기는커녕 惡臭(악취)가 진동하는 것 같아 씁쓸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 성동저널은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2299-7770
  • ▶ 이메일 press@seongdongnews.com
  • ▶ 카카오톡 @성동저널
성동저널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정기후원인이 되어주세요.

매체명 : 성동저널
연락처 : 02-2299-7770
은행계좌 : 우리은행 1005-001-127703
예금주명 : 안병욱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성동저널 주요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