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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의 깨우다... 揚州之鶴(양주지학)
[기고] 정진성의 감성의 깨우다... 揚州之鶴(양주지학)
  • 성동저널
  • 승인 2020.08.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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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사람의 욕심, 한꺼번에 욕심을 채우려 하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예로부터 欲心(욕심)을 한껏 부리다가 종말에 가서는 敗家亡身(패가망신)한다는 참 된 교훈을 聖人(성인)들이 참으로 많이 남겨 주었습니다.

인도의 승려 法救(법구)가 釋迦牟尼(석가모니)의 주옥같은 말씀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읽히는 法句經(법구경)에 이러한 말이 나옵니다.

"天雨七寶(천우칠보)-하늘이 일곱 가지 보물을 비처럼 내려도 欲猶無厭(욕유무염)-사람의 욕심은 오히려 배부른 줄을 모른다"

揚州之鶴(양주지학)의 鶴(두루미 학)은 殷芸(은운:471~529)이라는 사람의 ‘小說(소설)’에 보면 인간들의 끊임없는 欲心(욕심)을 비유하는 말로 나와 있습니다.

이때 당시에 많은 사람을 모아 놓고 각자의 소원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요,

한 사람이 먼저 나서서 자기는 '揚州(양주)의 감찰관인 刺史(자사: 감독기관의 우두머리)가 되고 싶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돈을 억수로 벌어 '부자가 되고 싶다'고 했고, 또 한 사람은 '鶴(학)을 타고 하늘을 훨훨 날아보는 것'이 소원이라 했습니다.

그러자 나머지 한 사람이 '나는 십만 관의 돈 꾸러미를 허리에 차고, 鶴(학)을 타고 날아서 揚州(양주)로 내려가 刺史(자사)가 되고 싶소이다'라고 하면서 앞에 세 사람의 소원을 한꺼번에 말합니다.

원래 중국 揚州(양주)는 운하로 뱃길이 이어져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교역의 중심지라서 관리들이 근무지로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거든요.

여하간, 이때부터 鶴(학)이 또 다른 뜻으로 인간의 끊임없는 욕심을 비유할 때 쓰이게 된 것입니다.

어쨌든 사람의 欲心(욕심)은 끝이 없음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채우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고요.

99섬의 벼를 가진 자가 백 섬을 채울 욕심으로 한 섬의 벼를 가진 자에게 빼앗으려 한다는 말도 있듯이 妄想(망상)에 가까운 인간의 欲心(욕심)을 보여줍니다.

일찍이 孟子(맹자:기원전372~289)는 君子三樂(군자삼락)이라 하여, 군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첫째는, 부모가 건강하게 생존해 계시며 형제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지내는 것이라 했고, 둘째는, 하늘을 우러러봐도 부끄럽지 않고 아래로 굽어봐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떳떳함이요,

셋째는, 천하의 인재를 모아서 그들을 올바르게 교육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君子三樂(군자삼락) 어디를 보아도 세속적인 權力(권력)이나 영광스런 名譽(명예)는 찾아볼 수가 없고, 더더욱 자신의 영달을 위한 欲心(욕심)은 아예 없습니다.

그러나, 君子(군자)와 반대 개념인 小人輩(소인배)는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더욱더 權力(권력)을 휘두르려고 칼날을 벼르고, 축적된 재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이 긁어모으려고 혈안이 되어 아등바등합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워 하기는커녕 온갖 거짓으로 법망을 피해 가려 術數(술수)를 씁니다. 마치 이 모든 것이 영원할 것처럼 말입니다.

孟子(맹자)는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위대한 權力(권력)도, 돈이면 모든 욕구를 채울 수 있다는 財力(재력)조차도 인생의 三樂(삼락)에 아예 포함하지도 않았습니다.

부모 형제들을 주축 삼아 일상의 즐거움을 우선하며, 교육의 重要性(중요성)을 알고 '人材育成(인재육성)을 세 번째 樂(낙)'으로 꼽은 孟子(맹자)의 슬기로운 智慧(지혜)를 우리가 모두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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