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厚顔無恥(후안무치)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厚顔無恥(후안무치)
  • 성동저널
  • 승인 2020.10.29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낯이 두터워 부끄러움을 모르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요즘 世間(세간)에 이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요? 우리의 얼굴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고인이 된 어느 교수가 ‘얼굴’에 대해 설명을 하는데 옛날에는 ‘얼굴’를 ‘얼골’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얼골’은 ‘얼 꼴’에서 순화된 말이라고 하는데 ‘얼의 꼴’이라는 이 말은 ‘정신의 줏대’를 말합니다.

말인 즉슨 ‘한국인의 얼’이라는 말은 ‘한국인의 정신적 줏대인 靈魂(영혼)’을 말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얼 꼴’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얼 꼴’이 어떻게 가꾸어 지고 있는지 한 번쯤은 深思熟考(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 꼴’은 苟且(구차)스럽게 꾸미는 것이 아닙니다. ‘얼 꼴’은 成形(성형)하듯이 겉모습을 바꾸는 게 아니지요.

보이지 않는 내면의 참된 ‘얼 꼴’을 가꾸는 것이 나의 모습을 가꾸어 가는 根本(근본)인 것입니다.

나의 참된 根本(근본)을 나타내는 '얼 꼴'은 겉으로 보이는 단순한 체면치레는 분명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廉恥(염치)가 없고 뻔뻔스러운 사람을 낯가죽이 두껍다고 손가락질을 하는데요, 설마 우리 얼굴 피부의 두께가 유난히 두꺼운 사람이 있겠습니까마는 실제로 체면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는 낯짝이 두꺼운 사람이라고 욕합니다.

이에 따른 “벼룩에도 낯짝이 있다”라는 속담도 있어요.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벼룩도 자기 체면을 가리는 낯짝이 있다는 좀 과장된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하물며 얼굴 근육이 마비됐거나 두꺼운 것도 아니고 사람이 廉恥(염치)가 없으면 사회생활이 힘들 텐데 철판을 깐 것처럼 진실 없는 민낯을 버젓이 들고 세상을 闊步(활보)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잖아요.

낯가죽이 두꺼워 厚顔無恥(후안무치)라는 말도 모자라 鐵面皮(철면피)라는 말까지 등장합니다. 얼굴에 철판을 깔았으니 뻔뻔함과 破廉恥(파렴치)가 아마도 세상 으뜸이라 할 것입니다.

예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존경한다고 말한 신영복(申榮福:1941~2016 경남 밀양. 진보적 학자) 교수가 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쉽게 말하면,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보면 단순하게 자기의 겉모습만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을 거울에 비추어 보지 말고 鑑於人(감어인) 즉, 사람에게 비추어 보라고 한 것입니다.

外貌(외모)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어떠한 모습으로 비추어 지는지를 보면“자기의 인간적 品性(품성)이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는지, 자신의 品格(품격)이 어떠한지, 자신의 實相(실상)이 어떠한지, 자신의 道德的 基準(도덕적 기준)은 무엇인지, 한 번쯤 자신을 뒤돌아보고 반성하지도 못할뿐더러 온갖 거짓으로 點綴(점철)된 사람이 어찌 社會生活(사회생활)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자신을 속이고, 세상을 기만하는 僞善者(위선자)가 바로 사회를 腐敗(부패)하게 만드는 元兇(원흉)이며, 정의(정의)와 공정(공정)과 원칙(원칙)을 무너뜨리는 惡(악)의 軸(축)입니다.

따라서 이렇듯 얼굴에 철판을 깔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破廉恥(파렴치)하고 厚顔無恥(후안무치)한 사람은 자신의 얼굴에 뒤집어쓴 鐵面皮(철면피)부터 과감하게 벗어버리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 성동저널은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2299-7770
  • ▶ 이메일 press@seongdongnews.com
  • ▶ 카카오톡 @성동저널
성동저널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정기후원인이 되어주세요.

매체명 : 성동저널
연락처 : 02-2299-7770
은행계좌 : 우리은행 1005-001-127703
예금주명 : 안병욱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