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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人香萬里(인향만리)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人香萬里(인향만리)
  • 성동저널
  • 승인 2020.12.09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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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는 아주 멀리 간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세상을 살면서 남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할지언정 나쁜 인상을 주며 살아서는 안 된다는 聖人(성인)의 주옥같은 말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바로 人香萬里(인향만리)도 그 중 하나입니다. 중국 宋(송) 나라 때의 詩(시) 한 편 소개해 올립니다.

“인생길 이르는 곳 무엇과 비슷한가? 기러기가 눈내린 진흙을 밟는 것과 흡사하네. 진흙 위에 우연히 발자국 남아 있어도 날아가면 어이 다시 동서를 헤아리랴.

노승은 이미 죽어 새 탑이 되어 섰고 벽은 무너져 내려 전에 쓴 시 찾아볼 길이 없네.

지난날 험하던 길 그대는 기억나는가? 길은 멀어 사람 지치고 노새마저 울어댔지”

이 詩(시)에서 보듯이 사람의 한 생은 기러기가 눈 쌓인 진흙밭에 잠깐 내려앉아 발자국을 남기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바로 雪泥鴻爪(설니홍조)란 말인데요, 눈 위에 선명하게 남은 기러기의 발자국이란 뜻으로서 이 詩(시)에서 보여 주듯이 선명한 발자국도 눈이 녹으면 痕跡(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마찬가지로 인생의 痕跡(흔적)도 눈 녹듯이 사라지는 인생의 無常(무상)함을 비유적으로 나타날 때 쓰이곤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생이 아무리 諸行無常(제행무상)이라 할지라도 최소한 인간이라면 후손에게 龜鑑(귀감)이 되는 인생의 발자취를 남겨야 하는데 그 痕跡(흔적)이 바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人生(인생)의 香氣(향기)가 아니겠습니까?

孔子(공자: B.C552~B.C479)는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德(덕)을 지닌 자는 반드시 훌륭한 말을 하지만, 훌륭한 말을 하는 자가 반드시 德(덕)이 있는 것은 아니다. 仁者(인자)는 반드시 勇氣(용기)가 있지만, 勇氣(용기) 있는 자가 반드시 仁(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人香(인향)은 억지로 번지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테면, 德(덕)이 있는 자는 많은 것을 품은 깊은 호수와 같이 고요하고 仁(인)이 있는 자는 바람에 쉬이 출렁이지 않습니다. 이렇듯 人香(인향)은 隱隱(은은)하게 풍기는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 언젠가는 현실세계에서 사라집니다. 기억이나 역사에서조차도 사라질지 모르는 일이지만 그나마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 이름 석 자를 남기려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고 떳떳하고 正義(정의)롭게 살아야 합니다.

소위 말하는 사회의 知識層(지식층)이라는 사람이 촉새처럼 불쑥 나타나 세 치 혀로 세상을 속이려 하고,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자가 僞善的(위선적) 행위로 正義(정의)를 짓밟고 法治(법치)를 무너뜨리고 국민을 欺瞞(기만)하려 한다면 그 이름 석 자는 代代孫孫(대대손손) 香氣(향기)는커녕 더러운 惡臭(악취)만 풍길 것입니다.

옛말에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千夫所指(천부소지)하면 無病而死(무병이사)한다.

즉, ‘많은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으면 병이 없어도 죽는다’는 말이니 참으로 명심하고 살아야 할 섬뜩한 말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쫓아서 不義(불의)에 便乘(편승)하거나 是是非非(시시비비)도 분간 못 하고 세상을 속이고 欺瞞(기만)하려는 僞善者(위선자)는 훈훈한 人品(인품)의 香氣(향기)는커녕 세간에 고약한 評判(평판)만 널리 알려질 것입니다.

人品(인품)의 德(덕)스러운 香氣(향기)가 널리 퍼지지는 못할망정 千夫所指(천부소지)하는 恥辱(치욕)스러운 이름 석 자를 어찌 품고 가려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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