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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五刑 五樂(오형 오락)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五刑 五樂(오형 오락)
  • 성동저널
  • 승인 2021.01.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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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의 형벌과 다섯 가지의 즐거움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이 말은 조선 영조, 정조시대에 문인이자 학자인 沈魯崇(심노숭 1762~1837)의 저서 自著實紀(자저실기)에 나오는 말입니다.

자저실기는 '글쓰기 병에 걸린 어느 선비의 일상'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으로 자신이 체험하고 보고 들은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그려낸 글입니다.

이 많은 글 중에 나이 들어 노인이 되면 다섯 가지의 刑罰(형벌)과 다섯 가지의 즐거움에 대해 설명한 글이 눈길을 끕니다.

承旨(승지) 呂善德(여선덕)은 사람이 늙으면 어쩔 수 없이 다섯 가지의 刑罰(형벌)을 받게 된다고 설명을 합니다.

첫째, 눈에 보이는 것이 흐릿하니 目刑(목형)이요.

둘째, 치아가 약해 단단한 것을 씹지 못하니 齒刑(치형)이요.

셋째, 오래 걸을 힘이 없으니 脚刑(각형)이요

넷째, 귀가 어두워 잘 못들으니 耳刑(이형)이요

다섯째, 여자를 보아도 서지 않으니 宮刑(궁형)이다.

즉, 눈이 흐려 글을 못 읽고, 치아가 다 빠져 흐물거리다 음식을 흘리며 먹고, 걸을 힘이 없으니 집에만 처박혀 있고, 제대로 듣질 못하니 자꾸 엉뚱한 소리만 하고, 여색을 보고도 거시기가 아무 반응이 없으니 이보다 더한 형벌이 어디 있겠느뇨?

자조 섞인 呂善德(여선덕)의 이 말을 들은 沈魯崇(심노숭)이 반박하면서 노인은 다섯 가지의 즐거움이 있다며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첫째, 보이는 것이 또렷하지 않으니 눈을 감고 정신 修養(수양)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둘째, 단단한 것을 씹지 못하니 연한 음식을 먹어 위를 편안하게 하여 부담을 주지 않고

셋째, 다리에 힘이 없어 걷지를 못하니 편안히 앉아 힘을 아껴 피로함을 줄이고

넷째,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나쁜 소문이나 욕하는 것을 듣지 못하니 마음이 절로 고요하고,

다섯째, 여색을 가까이해도 거시기가 요동치지 않으니 敗家亡身(패가망신)할 행동에서 멀어지게 되니 이 보다 더 좋은 즐거움이 어디 있겠소? 라고 합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 들어 黃昏(황혼)에 접어들면 많은 것을 포기하고 意欲(의욕)마저 사라지니 매사 부정적인 측면으로 흐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否定的(부정적)인 생각을 肯定的(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은 불과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매사 肯定的(긍정적)인 자세가 나의 老後(노후)를 건강하게 지켜줍니다.

오스트리아 출신 유태인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빅터 프랭클(1905~1997)'은 나치 수용소에서 體驗(체험)했던 '죽음의 수용소' 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외적인 影響(영향)이나 내적인 환경의 犧牲物(희생물)이 아니다. 인간의 자유가 외적인 조건에 의해 제한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조건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자유다. 앞으로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判斷(판단)을 내릴 자유는 오로지 나에게 있다”라고 했습니다.

즉, 어떠한 환경 속에 있든 간에 그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決定權(결정권)은 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否定的(부정적)인 사람을 厭世主義者(염세주의자)라고도 하는데요. 이러한 사람은 어떤 일이든 불안과 걱정이 앞서며 매사 懷疑的(회의적)인 태도로 批判(비판)을 일삼으며, 늘 표정이 어두워 가까이하기에도 꺼려집니다.

반면에 肯定的(긍정적)인 사람은 표정이 밝습니다. 매사 무슨 일이든 意欲(의욕)을 갖고 대처합니다. 따라서 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니 같이 있는 사람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또 한 해가 갔다고 우울한 마음에 한탄하며 意氣銷沈(의기소침)해 있는 사람보다는 앞으로의 시간을 고마워하며 매사 生動感(생동감) 있는 생활을 하는 사람과 가까이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보배로울 것입니다.

2021년 辛丑年(신축년) 새해를 맞이하여 活氣(활기) 차고 肯定的(긍정적)인 마음으로 코로나 시국도 거뜬히 이겨내시고, 運數大通(운수대통)하시기를 祝願(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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