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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慈母有敗子(자모유패자)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慈母有敗子(자모유패자)
  • 성동저널
  • 승인 2021.05.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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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이 지나친 어미 밑에서 몹쓸 자식 나온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사랑과 애정이 지나친 어머니 밑에서 몹쓸 자식이 나온다’ 라는 이 말은 자식에 대한 지나친 사랑이 道(도)에 벗어나면 그 자식은 眼下無人(안하무인)격으로 버릇없이 자란다는 말입니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末期(말기)에 法治主義(법치주의)를 主唱(주창)한 韓 非(한비)의 ‘韓非子(한비자) 顯學(현학)’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예로부터 엄한 집에는 사나운 머슴이 없지만 자애로운 어머니에게는 집안을 망치는 자식이 있다.

나는 이로써 위세는 난폭한 행위를 금할 수 있지만 厚德(후덕)함으로는 어지러움을 그치게 할 수 없음을 안다고 하면서 설명합니다.

韓 非(한비)는 법치주의를 주장하기 위해서 罰(벌)을 줄 만한 일이 발생하면 엄격하게 罰(벌)을 주어야 한다고 인용하면서 어머니가 過剩保護(과잉보호)를 일삼으면 그 자식은 응석받이가 되어 점점 버르장머리가 없어 결국에 가서는 집안을 망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옛날의 교육지침은 嚴父慈母(엄부자모 :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를 이상적인 부모상으로 여겨 이를 따르도록 하였으나 ㅠ慈愛(자애)로움이 지나치면 자식을 망치게 되기 때문에 이를 경계하자는 뜻으로 慈母有敗子(자모유패자)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고로 옛 선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자식에게 매를 아끼면 자식을 버린다”

하지만 매는 고사하고 자식을 응석받이로 키우니 이기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되며 규칙을 무시하면서 自由奔放(자유분방)하게 자라는 것입니다.

전라북도 남원에 있는 '디지털 남원문화대전'에 실려 유래하는 조선시대 설화를 소개합니다.

'아들의 잘못을 嚴(엄) 하게 꾸짖으며 매를 때린 후에 골방에 들어가 혼자 울고 나왔다”는 내용입니다.

유당의 어머니는 맏딸로 태어났고 그 밑에 남동생이 있었는데 그의 부모님은 아들만 교육하고 딸은 교육을 하지 않았으나 재주가 비상하여 남동생이 배우는 글공부를 어깨너머로 익히어 남동생보다 글공부가 더 뛰어났습니다.

나이가 들어 대갓집 문중으로 시집을 가서 아들을 하나 두었는데 그가 바로 유당입니다.

그런데 아들 하나를 낳고는 남편이 세상을 떴습니다.

유당 어머니는 남편을 따라 죽을 결심했다가 자기가 죽으면 어린 아들도 살기 어려울 것이요, 그렇게 되면 대를 이을 가문도 끊어지고 또한 남편의 삼년상도 자기밖에 받들 사람이 없으니 결국 열심히 살기로 하였습니다.

유당이 예닐곱 살이 되자 유당의 어머니는 혼자서 아들에게 글을 가르칠 때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회초리를 때리며 嚴(엄) 하게 訓戒(훈계)를 하였다고 합니다.

회초리를 들어 아들을 때리고는 골방에 들어가 대성통곡을 하며 울었으나 아들에게는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했습니다.

그토록 엄격하게 아들을 교육하여 유당은 후에 판서까지 지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렇듯 자식 교육에서는 어머니의 역할이 큰 것입니다.

물론, 요즘은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발맞추어 교육 방법도 다양하게 변화를 거듭해오고 있습니다만 동서고금 시대를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절대적 사실은 세상 그 어느 부모들도 자녀교육에 대해 좋은 부모가 되고자 고민하며 노력한다는 사실입니다.

요즘 부모들은 ‘친구 같은 부모가 되는 것'이라 하는데요,

엄한 부모보다는 격의 없고 자상한 부모로서 ‘친구 같은 부모가 되는 것'도 물론 좋을 수 있겠지만 부모로서 최소한의 격식은 차려야 할 것입니다.

자녀를 사랑하는 것과 부모의 權威(권위)를 잃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社會秩序(사회질서)와 規範(규범)이 지켜지는 것은 부모의 權威(권위)를 잃지 않고 마땅한 교육으로부터 시작되는 절대적 이유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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