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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후 변화 대응이 도시 경쟁력’... 성동구, “일상 작은 것부터 실천”
[기획] ‘기후 변화 대응이 도시 경쟁력’... 성동구, “일상 작은 것부터 실천”
  • 윤종철 기자
  • 승인 2021.06.25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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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2동 성동 푸르미 재활용 정거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있는 정원오 구청장
왕십리2동 성동 푸르미 재활용 정거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있는 정원오 구청장

[성동저널 윤종철 기자]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최근 경제계의 메가트렌드는 ESG 경영으로 그 중 하나로 ‘환경(Environment)’을 꼽고 있다.

이는 사회(Social)와 지배구조(Governance)와 더불어 기업경영의 긍정적인 효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해 투자의 핵심 지표로 활용하기까지 한다.

앞으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우리 정부도 세계 주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방정부인 각 지자체도 예외일 수는 없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 자치구에서는 500만 그루 나무심기부터 도심 공원 만들기 등 다양한 정책들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그럼 과연 성동구는 기후 변화에 대응해 어떤 정책들을 내놓고 있을까?

성동구는 거창한 대규모 정책이 아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실천적 행동’에 집중하고 있다.

전 동에 설치한 ‘재활용 정거장’, ‘안심 아이스팩’, ‘대형생활폐기물 간편배출 시스템 도입’ 등 일상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를 통해 구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적 지원, 주민 편의까지 도모해 나가고 있다.

아직 그 성과는 크지 않지만 이같은 ‘실천적 행동’은 미래 성동구의 도시 경쟁력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주택가 재활용률 높이기

“페트병 비닐 라벨은 분리해서 배출해야 하는 거 아시죠? 스티로폼에 묻은 이물질은 깨끗하게 세척해주세요”

지난 10일 저녁 정원오 구청장이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산을 쓰고 나온 많은 주민들은 정 구청장의 설명을 들으며 집에서 가득 담아 온 재활용품을 봉투에서 꺼내 분리수거함에 나눠 담았다.

왕십리2동 자원관리사인 박숙희(65), 김성집(59) 씨도 함께 주민들이 가지고 나온 재활용품의 분리를 꼼꼼히 도왔다.

성동구 왕십리2동 자율방범대 초소 앞 ‘성동 푸르미 재활용 정거장’ 앞 풍경이다.

‘성동 푸르미 재활용 정거장’은 주택가 거점 장소에 분리수거함을 설치해 지역 주민들의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돕는 곳이다.

매주 목요일, 일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운영된다. 성동구 내 총 100개소가 설치됐고, 운영시간에 맞춰 자원관리사들이 배치된다.

재활용 정거장이 열리는 날 자원관리사들은 재활용품이 맞는지,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헷갈리는 것들을 주민들에게 1대 1로 꼼꼼히 안내하고 질문에도 답하느라 바쁘다.

현재 재활용정거장 분리배출에 참여한 주민들에게는 가정용 종량제 봉투(10L)도 나눠주고 있다. 

재활용 선별률 55% 증가... 일자리도 창출

‘재활용 정거장’은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급증하는 주택가 재활용 정거장을 확대, 재활용 선별을 위해 마련한 적극적인 대비책이다.

실제로 구의 재활용폐기물은 2019년 월 1,076톤에서 2020년 1,136톤으로 전년대비 약 5.6%가 급증했다.

단독, 다세대 등 주택가의 쓰레기 혼합배출로 인해 재활용률도 낮아졌다.

이에 구는 재활용률을 높여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사용종료에 따른 생활쓰레기 처리 문제도 대비하고 자원순환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부터 성수2가1동, 송정동 등 2개 동 6개소에서 재활용 정거장 사업을 시범 운영을 실시한 결과 기존 43.2%의 재활용 선별률이 55%까지 높아졌다.

또한 품목별로 배출된 재활용품 8.1톤을 수거하는 성과를 이루면서 성동구는 지난 5월부터 17개 전 동으로 재활용 정거장을 확대했다.

전 동 확대 이 후 약 한 달 가량 운영된 재활용 정거장은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특히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재활용품 분리에 많은 주민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날 재활용 정거장을 찾은 왕십리2동 주민 김미진 씨는 “재활용이 헷갈리는 물품들은 자원관리사분들이 배출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재활용이 훨씬 편해졌다”며 “지구를 지키는데 동참하고 있단 생각에 보람되고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기분이다”고 전했다.

구 관계자는 “특히 이번 전 동 확대에 따라 지역문제에 관심 있는 주민 221명을 자원관리사로 모집해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안심스티커를 붙인 아이스팩
안심스티커를 붙인 아이스팩

환경 살리는 ‘안심 아이스팩’

구는 최근 배달서비스 증대에 따른 아이스팩 재활용을 위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는 지난 5월부터 ‘안심 스티커’를 붙인 아이스팩을 시장 등 주요 수요처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구는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인 젤 타입의 아이스팩의 사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폐기물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와 함께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주민이 각 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아이스팩 전용수거함에 아이스팩을 배출하면,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에서 수거된 아이스팩을 세척하고 소독해 제공하는 것이다.

주로 마장축산물시장, 이마트 성수점 등 지역 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7월~11월) 총 1만560개의 아이스팩을 무상으로 공급했다.

한편 최근 아이스팩의 수요처에서 재사용의 어려움이 호소되기도 했다.

수거된 아이스팩에 타 업체의 상표명이 기재되고 제대로 세척과 소독을 거친 안전한 제품 인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다.

이에 구는 ‘성동구 안심(安心) 스티커’를 제작해 세척과 소독을 거친 아이스팩에 붙여 수요처에 공급하기로 했다.

‘안심(安心) 스티커’에는 성동구청과 성동지역자활센터에서 세척과 소독을 완료한 안전한 아이스팩임을 알리는 문구를 삽입, 재활용 아이스팩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안심스티커가 붙여진 재활용 아이스팩의 사용률도 높아져 본격적인 자원 재활용 촉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게 구의 설명했다.

한편 구는 지난 4월 아이스팩 재사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아이스팩 재활용을 희망하는 수요처를 발굴해 재활용률을 높이기로 했으며 특히 이번 안심스티커 부착으로 아이스팩 재활용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재활용품은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며 “아이스팩 재활용사업으로 생활폐기물을 감량하고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을 예방할 수 있어 많은 수요처에서 사용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후대응 캠페인 모습
기후대응 캠페인 모습

기후변화 대응 연구용역 착수

성동구는 2050 탄소중립 선도도시 조성을 위한 ‘성동구 기후변화 대응계획’에 대한 연구용역에 착수,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에도 나섰다.

구는 2022에서 2031년까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방안 등 장기종합계획과 함께 올해부터 2025년까지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이번 기후변화 대응계획 수립을 통해 우리 구 여건에 맞는 다양한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일회용품 안 쓰기 등 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갈 예정으로 모두 함께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구는 지난해 7월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에 가입한 후,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지구온도 1.5도 지키기’, ‘성동형 그린뉴딜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성동 에코청사 조성’을 위해 지난달 지역 내 소셜혁신연구소와 MOU를 체결, 공유컵 ‘에코젠 텀블러’ 1,100여 개를 전 부서에 배부했다.

또한 ‘청사 에너지 절약’, ‘일회용품 반입 금지’, ‘채식단 운영’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들을 실천하고 있다.

소형음식점 음식물쓰레기 무상수거

성동구는 오는 9월 6일까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소형음식점을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 무상수거에 나선다. 대상 음식점은 지역 내 매장면적 200㎡ 미만의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이다.

이번 무상수거는 영세상인의 매출 급감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지난 해 소형음식점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량은 총 5,635톤으로 전년 6,988톤 대비 약 20%가 감소했다.

지역 내 소형음식점 1일 배출량은 15톤 이내로, 음식점 이용자의 급감 등의 이유로 배출량 감소 원인을 분석, 무상수거로 전체 해당 음식점에 약 3억여원을 지원하게 된다.    

수거는 업소용 전용용기에 배출량만큼 납부필증(스티커) 부착 후 배출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스티커 부착없이 수거용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구는 이번 음식물 무상수거 실시로 지역 내 약 4,000여 개소의 소형음식점들이 음식물쓰레기 처리비 지원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생활폐기물 배출 앱
대형생활폐기물 배출 앱

대형폐기물 간편 배출시스템 전국 확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성동구가 선제적으로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대형폐기물 간편 배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지난달 28일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혁신 우수사례로 꼽혀 전국적으로 확대될 예정에 있다.

대형폐기물 간편 배출 시스템은 앞서 성동구가 선제적으로 도입한 생활밀착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구는 지난 2019년 7월 서울시 최초로 대형생활폐기물 간편 배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여기로’를 도입하여 운영해 왔다.

여기에 올해 초 또 다른 간편 배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빼기’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차별화된 행정서비스로 구민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이 같은 대형생활폐기물 간편 배출 시스템은 과거 대형생활폐기물을 버리기 위해 구민이 직접 동 주민센터에 방문, 배출 스티커를 구입해야하는 수고로움을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하나로 대체할 수 있어 구민 호응도가 높다.

이 때문에 10% 안팎에 머물던 대형생활폐기물 간편 배출 시스템 사용률이 5월말 현재 35% 까지 치솟았다.

특히 최근 도입한 ‘빼기’서비스의 경우 주민 혼자 바깥으로 배출하기 어려운 대형생활폐기물을 집 바깥으로 옮겨주는 ‘내려드림’ 서비스까지 제공해 구민 편의를 한층 높였다.

성동구는 이 서비스를 지역 어르신 일자리와도 연계, 구민 편의 증진과 일자리 창출 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현재 성동구가 도입·운영하고 있는 대형생활폐기물 간편 배출 시스템은 구민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활용 가능한 폐기물의 재활용을 극대화해 자원순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앞으로 하나뿐인 지구와 내일을 살아갈 미래세대를 위하여, 지방자치단체부터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실천해 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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