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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本立道生(본립도생)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本立道生(본립도생)
  • 성동저널
  • 승인 2021.09.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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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을 갖추면 나아갈 길이 생기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세상사 모든 일에 기초와 근본이 중요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멀쩡한 건물이 붕괴되고 튼튼해 보이는 다리가 끊어지고 예상치 못한 둑이 무너지는 것은 모두 基礎工事(기초공사)가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沙上樓閣(사상누각)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다는 말로 모든 신기술을 총동원하여 최신공법으로 지은 건물도 기초가 不實(부실)하면 오래가지 못해 허물어짐을 비유적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老子(노자)의 道德經(도덕경)에는 기초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름드리 큰 나무도 작은 싹에서 자라나고, 아홉 층 높은 다락도 한 삼태기 흙에서 세워진다"

다시 말해 지금 뭇사람들에게 德(덕)과 인품이 뛰어나 稱頌(칭송)받는 사람도 처음부터 뛰어났을리 없고 위풍당당한 落落長松(낙락장송)도 처음엔 보잘것없어도 끊임없이 가꾸고 보살피기 때문에 탄생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말한 本立道生(본립도생)이라는 이 말은 論語(논어)에 나오는 말로 "君子務本(군자무본) 本立而道生(본립이도생) 군자는 기본에 힘써야 한다. 기본이 바로서야 道(도)가 생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군자는 근본이 바로서야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결국 여기서 말하는 道(도)는 사회적으로 기강이 올바르게 잡힌 세상을 뜻합니다.

이를테면 正義(정의)로운 세상을 말하는 거잖아요. 즉, 社會構造(사회구조)도 그 기반이 정의롭지 못하면 건강한 조직을 유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렇듯 사회 공동체가 정의롭고 공정하고 건강하게 흐르도록 유지하는 역할은 어쩌면 군자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현 시대에 굳이 君子(군자)를 꼽으라면 지식인일 수도 있고, 고위 공직자일 수도 있고 바로 정치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君子(군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君子(군자)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小人輩(소인배)들로 득시글거리니 사회의 공정과 정의가 실종됐다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論語(논어)의 顔 淵(안연)편에 나와 있는 말로 "非禮勿視 非禮勿聽(비례물시 비례물청) 非禮勿言 非禮勿動(비례물언 비례물동)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君子(군자)의 정신입니다.

孔 子(공자)가 가장 아끼는 제자 顔 淵(안연)이 孔 子(공자)에게 仁(인)에 대해 묻자 "仁(인)이라 하는 것은 私慾(사욕)을 이겨내 禮(예)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仁(인)이다"라고 답을 하면서 모름지기 君子(군자)라 함은 자신부터 禮(예)를 갖추고 남의 말을 충분히 듣고 말하고 행동하라고 했습니다. 즉, 자신부터 修身(수신)하라는 말을 강조한 것입니다.

論語(논어)의 衛靈公(위령공)편에 보면 "君子求諸己(군자구저기) 小人求諸人(소인구저인) 군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허물을 남에게서 구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君子(군자)는 모든 허물을 스스로에게 구하고, 小人輩(소인배)는 남의 탓으로 돌린다는 孔子(공자)의 말을 가만히 뜯어보면 현 사회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모든 일에 分明(분명)하고 자기 責任感(책임감)을 갖고 基本(기본)을 유지하는 것이 君子(군자)의 정신이기도 하며 本立道生(본립도생)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苟且(구차)스런 辨明(변명)이나 남의 탓으로 돌리는 비겁함은 자신을 더욱더 小人輩(소인배)로 만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본적인 인격조차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꼴이 되니 한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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