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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貧而無諂(빈이무첨)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貧而無諂(빈이무첨)
  • 성동저널
  • 승인 2021.09.28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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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게 살아도 굽실대지는 않는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이 세상에서 가난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물며 가난을 즐기는 사람은 당연히 없겠죠.

그렇지만,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지 않고 일상생활을 超然(초연)한 사람이 바로

孔 子(공자)의 제자 顔 回(안회)입니다.

'대나무 그릇의 밥과 표주박의 물'이라는 뜻을 가진 簞食瓢飮(단사표음)이 있는데, 이 말은 論語(논어) 雍也(옹야)편 제9장에 孔 子(공자)가 顔 回(안회)에 대해 이야기 하는 대목에서 나옵니다.

공자의 수 천명 제자 중에서 同苦同樂(동고동락)을 함께한 뛰어난 제자 10명을 우리는 孔門十哲(공문십철)이라 하는데 그 중에서도 항상 첫번째로 꼽히는 제자가 바로 顔 回(안회)인데요,

學問(학문)과 才能(재능)이 아주 뛰어나기에 孔 子(공자)가 愛之重之(애지중지)하였다고 합니다.

顔 回(안회)는 평생 지게미조차 배불리 먹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였기에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 했지만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오직 學問(학문)에만 힘썼다고 합니다.

‘대나무 그릇 하나의 밥과 한 바가지 물만 마시며 누추한 곳에서 기거한다면 다른 사람은 얼마 견디지 못하거늘 顔 回(안회)는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문의 즐거움을 끝까지 잃지 않는구나!'

孔子(공자)가 침이 마르도록 顔回(안회)를 칭찬하자. 이에, 十哲(십철) 중의 한 사람인 子 貢(자공)이 ‘가난하면서도 남에게 阿諂(아첨)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驕慢(교만)하지 않으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라고 하며 숟가락을 얹고 동조를 하며 묻습니다.

그러자 孔 子(공자)는 그것도 꽤 좋다고 하면서도 "未若貧而樂(미약빈이락) 富而好禮者也(부이호례자야) 가난하면서도 즐겁게 살고 부유해도 도를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고 합니다.

즉, 이 말은 가난하건 부자이건 간에 阿諂(아첨)과 驕慢(교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난하다고 해서 阿諂(아첨)하지 않으며 부자라고 해서 驕慢(교만)하지 않는 법도를 스스로 알아야 즐거울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明心寶鑑(명심보감)에도 ‘상대가 부자라고해서 친한 척 하지 않으며 가난한 자라고 해서 멀리 하지 않는 것이 우리 인간사회에서 대장부다'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상 權力者(권력자)인 당사자 입장에서는 歡心(환심)을 사기 위해 阿附(아부)하는 자를 과감하게 내치거나 멀리 하려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자기에게 阿附(아부)하거나 입맛을 척척 잘 맞추는 자를 곁에 두려 하니 驕慢(교만)이 저절로 싹트고 아울러, 갑질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阿附(아부)하여 도움을 받을 일이 있어도 절대로 남에게 굽신거리거나 阿諂(아첨)하지 않는다고 豪言壯談(호언장담)하지만 실상은 자기도 모르게 阿諂(아첨)을 하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유는 나도 모르게 財力(재력)과 權力(권력)의 거대한 힘 앞에 심적으로 萎縮(위축)되어 자신이 초라하고 矮小(왜소)해 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심지어 阿諛苟容(아유구용: 남에게 아첨하여 구차하게 꾸밈 얼굴을 하다) 하여 자신의 志操(지조)와 體面(체면)마저 던져버리고 빌붙는 자를 보면 안쓰러운 생각이 드니 세상사가 좀스럽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貧而無諂(빈이무첨)처럼 가난해도 굽실대지 않고 당당하게 삶을 영위하려면 자기의 얼굴을 구차하게 꾸미는 假飾(가식)을 버리고 꾸준히 實性性(진실성)있게 다가서면 信賴(신뢰)를 얻어 빛을 보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가난하다고 阿諂(아첨)하지 않는 것도 충분히 좋은데 게다가 즐겁게 살고 부자이기에 驕慢(교만)하지 않는 것도 충분히 좋은데 게다가 道(도)를 실천할 줄 알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孔 子(공자)의 말을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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