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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羊頭狗肉(양두구육)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羊頭狗肉(양두구육)
  • 성동저널
  • 승인 2021.11.2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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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팔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중국 南宋(남송) 말에서부터 元(원) 나라 초까지 활약했던 曾先之(증선지)라는 사람이 편찬한 중국의 역사서 十八史略(십팔사략)에 口蜜腹劍(구밀복검)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입에는 꿀을 머금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 라는 말인데요,

겉으로는 꿀처럼 달콤한 말로 친한척 하지만 내심으로는 陰害(음해)할 생각을 하거나, 돌아서서 헐뜯는 것을 비유한 말입니다. 즉, 겉은 그럴듯하고 상냥하며 부드러운 척 하지만 속은 陰凶(음흉)한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을 말합니다.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서 실제로는 개고기를 판다는 羊頭狗肉(양두구육)의 이 말도 겉과 속이 다른 表裏不同(표리부동)한 면에서는 사실 口蜜腹劍(구밀복검)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羊頭狗肉(양두구육)이라는 이 말은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말기 齊(제) 나라의 명재상 '안영'의 언행을 기록한 ‘晏子春秋(안자춘추)’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안영'은 재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평소 겸손하면서도 탁월한 리더십으로 齊(제) 나라를 강국으로 이끌어 사람들이 晏子(안자)라고 부르며 무척 존경했습니다.

유래를 잠시 설명 드리자면, 齊(제) 나라의 靈公(영공)은 남장 여인을 좋아하는 이상한 취미가 있다 보니 궁궐의 모든 궁녀들에게 남장을 하고 시중들도록 하였습니다.

그러자 이것이 무슨 하나의 풍습처럼 일반 어염집의 여인들마저 모두 남장을 하고 다니니 저작거리가 볼썽사나운 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왕이 엄명을 내려 남장을 금지했지만 한 번 뿌리박힌 풍습이 근절되지 않자 靈公(영공)은 재상 '안영'을 불러 대책을 의논합니다.

재상 晏 子(안자)는 즉각적으로 대답하기를 ‘궁중에서는 그대로 남장을 하도록 허용하고 궁궐 밖에서만 남장을 못하도록 統制(통제)하면, 이는 마치 소머리를 문에 걸어놓고 말고기를 파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靈公(영공)은 재상 晏 子(안자)의 이 말을 듣고 깨닫는 바가 있어 궁궐 밖에서는 물론, 궁궐 안에서도 일절 남장을 금지하도록 공표하니 드디어 그 풍습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여기서는 牛首馬肉(우수마육)이라 하여 소머리를 걸어놓고 말고기를 판다고 되어 있는데, 이 말이 오늘날 羊頭狗肉(양두구육)으로 변질하여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이 말이 뜬금없이 등장하게 된 이유는, 얼마 전에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고 있었는데요,

이날 회의에서 전 성남시 도시개발공사 '황무성' 사장의 사퇴 과정을 따져 묻기 위한 '국민의 힘' 국토위 간사인 송석준 의원이 “양의 탈을 쓴 강아지처럼 대장동 개발은 공공개발 탈을 쓴 민간개발”이라고 어필하기 위해 羊頭狗肉(양두구육)을 의미하는 羊(양)의 가면을 씌운 강아지 모양 인형을 갑자기 꺼내 들면서 이 말이 뉴스에 등장했기 때문에제가 이 말을 소개해 올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송 의원을 향해 "무슨 국토위 회의가 장난이냐”며 강하게 반발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高聲(고성)이 오가고 “개소리한다”는 등 욕설도 터져 나와 웃지 못할 헤프닝이 연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아무튼, 요즘 들어 연일 '대장동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들이 亂舞(난무)하면서 뉴스를 달구고 있는데요,

어찌 되었건 萬古(만고)의 역사 이래로 거짓이 眞實(진실)을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眞實(진실)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天地間(천지간)의 眞理(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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