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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衆醉獨醒(중취독성)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衆醉獨醒(중취독성)
  • 성동저널
  • 승인 2021.11.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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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취해 있는데 홀로 깨어 있다(즉, 혼탁한 세상에서 깨끗한 삶을 살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술은 적당히만 마시면 神(신)이 내린 최고의 補藥(보약)이라 합니다. 삶을 영위하는 活力素(활력소) 역할을 한다고 하죠.

오죽하면 愛酒家(애주가)들은 술은 모든 약 가운데 으뜸이라고 百藥之長(백약지장)이라고 했겠습니까?

술은 모든 시름과 걱정을 잊게 해 줄뿐만 아니라 심지어, 不老不死(불노불사)의 물이라고 極讚(극찬)을 마다치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튼, 술 소비량을 보면 대한민국은 OECD 34개 국가 중에서 22위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술로 인한 실수에 대해 관용을 베풀기로는 우리나라가 으뜸입니다.

어쨌거나, 제가 말하고자 하는 衆醉獨醒(중취독성)은 모두 취해있는 가운데(衆醉)에 취하지 않고 홀로 깨어있다(獨醒)는 말인데요,

세상사람 모두가 汚染(오염)되었더라도 물들지 않는 깨끗한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어지러운 세상과 결탁하지 않고 더러운 세속에 물들지 않고 스스로 汚染(오염)된 곳에 가지 않는 인품이 淸廉(청렴)하고 高潔(고결)한 사람을 稱頌(칭송)하고 떠받들 때 이 말을 씁니다.

衆醉獨醒(중취독성)이란 이 말은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楚(초) 나라의 충신이자 시인 屈 原(굴원)이 있는데 그의 저서 '漁父辭(어부사)'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는 學問(학문)이 깊을 뿐만 아니라, 일 처리도 能手能爛(능수능란)하여 懷王(회왕)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충신입니다.

屈 原(굴원)은 강대국 秦(진) 나라에 對抗(대항)하려면 齊(제) 나라와 同盟(동맹)해야 한다고 合縱策(합종책)을 건의했다가 간신들의 中傷謨略(중상모략)으로 추방을 당해 삶을 포기한 채 湘江(상강)의 강가를 배회하면서 글을 쓴 작품이 그 유명한 ‘漁父辭(어부사)’입니다.

'擧世皆濁, 我獨淸(거세개탁, 아독청)' 온 세상 사람들 모두가 혼탁한데, 나만 홀로 깨끗하고

'衆人皆醉, 我獨醒(중인개취, 아독성)' 모두가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다네.

屈 原(굴원)은 어부사에 이 글을 남기고 스스로 결백함을 증명하기 위해 그 다음 해 음력5월5일 자기 몸에 무거운 돌을 묶고 汨羅水(멱라수)에 투신하여 생전의 그가 말한 대로 물고기의 뱃속에다 장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술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씀드리면, 어떠한 경우이던 조직이나 단체생활을 하게 되면 술자리를 수시로 갖게 되는데요. 그 술자리에 그 사람의 됨됨이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똑같이 술을 마셨는데도 어떤 사람은 흐트러짐이 없고 어떤 사람은 고주망태가 되어 횡설수설하며 주사를 부리거나 평소 보이지 않던 성격을 表出(표출)하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八萬大藏經(팔만대장경)에 이러한 글귀가 있는데요. '술은 煩惱(번뇌)의 아버지요 더러운 것들의 어머니'란 말이 있습니다.

심지어 술은 모든 禍(화)을 불러들이는 根源(근원)이요, 모든 災殃(재앙)의 뿌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한 가장 큰 이유는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결국은 술이 사람을 마시는 역주행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술을 적당히만 마신다면, 神(신)이 내린 최고의 補藥(보약)이라고도 하잖아요.

이는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슬프거나 외롭거나 즐거울 때 동반자가 되어 活力素(활력소) 役割(역할)을 충분히 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衆醉獨醒(중취독성)이란 말은 술과는 무관하게 온갖 세상 사람들이 腐敗(부패)와 非理(비리)에 연루되어 混濁(혼탁)할 때 나 홀로 물들지 않고 깨끗한 삶을 살고자 함이니, 高潔(고결)한 삶을 위한 선택임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온 경험으로 볼 때, 지나치게 我獨淸(아독청: 나만 홀로 깨끗함)하면 자칫 따돌림의 원인이 되어 외톨이가 될 수 있으니 善意(선의)와 道義(도의)에 어긋나거나, 법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智慧(지혜)도 필요하다 할 것이니, 어디 세상살이가 만만한 게 없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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