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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兩脚野狐(양각야호)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兩脚野狐(양각야호)
  • 성동저널
  • 승인 2021.12.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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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둘인 여우.(즉, 아첨을 잘하고 간사한 사람을 욕하는 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이 말은 중국 唐(당) 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서기 945년에 편찬된 '舊唐書(구당서) 楊再思列傳(양재사열전)'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楊再思(양재사)는 조정에서 세 명의 군주를 섬기며 10년이 넘게 주요 관직을 맡고 있는데 뭇 사람들이 楊再思(양재사)는 阿諂(아첨)을 잘하고 간사하고 영특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로는 楊再思(양재사)가 군주의 사소한 意向(의향)까지 잘 알아채서 군주가 맘에 들어 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먼저 나서서 비난하면서 排除(배제)하고 군주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 같으면 재빨리 나서서 칭찬하고 동조하면서 阿諛苟容(아유구용)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楊再思(양재사)에게 묻기를 “당신은 名望(명망)도 높고 지위도 重(중) 한데 무엇 때문에 이렇게도 자신을 낮추고 윗사람들에게 굽실거리는 것입니까?” 라고 묻자,

楊再思(양재사)가 답하기를 “벼슬길은 險難(험난)한 것이지 않습니까? 고로, 솔직한 사람은 禍(화)를 입기에 십상이오. 내가 이렇게 처신하지 않으면 어떻게 이 몸을 보전할 수 있겠소이까!” 라고 했답니다.

그때 戴令言(대령언)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관직이 左補闕(좌보궐)이라 楊再思(양재사)보다 훨씬 낮은 관직인데도 불구하고 '두 다리 여우 노래'라는 兩脚野狐賦(양각야호부)를 지어 楊再思(양재사)를 조롱하면서 풍자하였습니다.

나중에 楊再思(양재사)는 이를 알고 몹시 화를 내며 戴令言(대령언)을 아주 먼 지방 현령으로 쫒아 내자 조정의 관리들이 더욱더 그를 비웃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평소 자기보다 모자라거나 자기보다 벼슬이 낮은 사람이 자신을 풍자하여 조롱을 하는 것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앙갚음하여 분풀이를 하면서도 자기보다 지위가 높거나 권세가 등등한 사람에게는 찍소리하기는커녕 오히려 비위를 맞추며 阿諂(아첨)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때부터 언행이 겉과 속이 다르게 奸詐(간사)하고 狡猾(교활)하게 阿諛苟容(아유구용)하는 사람을 '두 다리의 여우'인 兩脚野狐(양각야호)라 하였던 것입니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라는 속담도 있듯이 阿諂(아첨)과 阿附(아부)를 일삼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올바르고 소신있는 소리 제대로 한마디 못하는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리 붙고 저리 붙거나 심지어 양다리를 걸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어떤 사람은 고사에 나오는 楊再思(양재사)처럼 阿諛苟容(아유구용)하는 것이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처럼 糊塗(호도)하기도 합니다.

더욱이 세상을 살아가는 處世술(처세술)이라고 하는 양심에 털 난 사람도 있으니 한심할 따름입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는 黃金萬能主義(황금만능주의) 사상에 젖어든 사람이 많다 보니, 心理的(심리적)으로 賂物(뇌물)에 매수당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야 말이죠.

최근에 일어나 대표적인 사건이 '대장동 개발 특혜 로비의혹' 사건입니다.

워낙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최대의 관심사라 수사 방향에 歸趨(귀추)가 주목됩니다.

여기저기 연줄 걸리듯 많은 사람이 연관되어 있다는 疑惑(의혹)이 있으니 하는 말이죠.

핵심인물로 꼽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의 재판이 곧 열릴 예정입니다만, 특정범죄가중법 '違反(위반). 賂物(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공판 진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여하간, 정의로운 사회가 具現(구현)되려면 權力(권력)에 빌붙어 양심을 팔아먹거나 양심을 속이고 權力(권력)을 움켜쥐려는 사람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出世欲(출세욕)이 앞을 가리고 黃金萬能主義(황금만능주의)에 젖어있다 하더라도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名譽(명예)를 남기진 못할망정 汚辱(오욕)스러운 이름을 남겨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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