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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相思病(상사병)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相思病(상사병)
  • 성동저널
  • 승인 2022.03.1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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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이성을 그리워하여 생기는 마음의 병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相思病(상사병)'은 마음에 둔 사람을 몹시 그리워하는 데서 생기는 '마음의 병’이라고 하는데요, 이 말의 유래를 잠시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宋(송) 나라의 康王(강왕)이 酒色(주색)에 빠져 자기 시중을 드는 韓 憑(한빙)의 부인 何(하)씨가 절세미인이자 韓 憑(한빙)에게 없는 죄를 덮어씌워 멀리 귀양을 보내고 그의 아내를 後宮(후궁)으로 삼았습니다.

변방에 내쳐진 韓 憑(한빙)은 아내를 그리워하다 얼마 후 자살했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아내도 왕과 함께 누대에 올랐다가 남편과 合葬(합장)을 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투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러자 이에 분개한 康王(강왕)은 그 부부의 무덤을 일부러 멀리 마주 보게 하자 부부가 묻힌 무덤에서 나무가 자랐는데 두 나무가 가지를 뻗어 서로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는 듯해서 사람들은 이 나무를 相思樹(상사수)라 하였고 아울러, 여기서 相思病(상사병)이라는 말도 나왔다고 합니다.

相思病(상사병)에 관한 이야기는 黃眞伊(황진이: 1506~1567) 기록으로도 남아 있습니다.

황진이가 15살 되던 해에 동네 총각이 황진이를 보고 한눈에 반해 상사병에 걸렸습니다.

당시에 매파가 중매를 넣었지만 황진이의 어머니가 매몰차게 거절하자 동네 총각은 相思病(상사병)을 심하게 앓다가 세상을 떴습니다.

장례를 치르며 상여를 메고 옮기는데 상여가 황진이의 집 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황진이가 나와서 관을 어루만지며 슬피 울면서 慰勞(위로)하고 나서야 상여가 서서히 움직였다는 애달픈 사연입니다.

이 사건 이후에 황진이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자신은 평범하게 여자의 일생을 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기생이 되겠노라 결심하고 '明月(명월)'이라는 이름으로 기생에 투신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相思病(상사병)은 마음에 담아 둔 사람을 몹시 그리워하는 데서 생기는 마음의 병입니다. 결국, 짝사랑으로 인해서 생기는 병인데 의학적인 용어로는 강박장애나 우울증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동반합니다. 우리도 살면서 누군가를 좋아했거나 누군가를 몹시 사랑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은 종종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데 좋아하는 감정이나 사랑의 감정이 쌍방으로 이루어지면 무에 문제가 있겠습니까?

문제는 일방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또한 상대가 그것을 拒否(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보고 싶고 만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현실이기에 相思病(상사병)에 걸립니다.

相思病(상사병)에 걸리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데 모든 일상생활에 의지를 찾기 힘든 무기력증이나 별일 아닌데도 쉽게 행복함을 느끼고 또한 쉽게 슬픔과 憤怒(분노)를 느끼는 感情起伏(감정기복)이 심해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다 보면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이나 강박신경증, 심지어 급성 기분 변화로 거식증 또는 폭식증도 나타난다고 하니 절대로 가볍게 넘길 병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누군가를 얼마나 그리워했으면 相思病(상사병)이 걸릴 정도인가 궁금하기도 해나 자신도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 봤으면 하는 好奇心(호기심)도 있지만, 꽃이 피어오르는 따스한 봄날에 때늦은 난로처럼 부질없다는 생각이 드니 서글프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 자체는 아름답고 좋은 것이라 잘못된 게 없습니다만, 그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가슴앓이 병으로 발전해서야 되겠습니까?

냉철한 이성으로 스스로를 다스려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부터 키워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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