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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애물단지를 보물단지로’... 성동구, ESG 경영 ‘나비효과’ 기대
[기획] ‘애물단지를 보물단지로’... 성동구, ESG 경영 ‘나비효과’ 기대
  • 윤종철 기자
  • 승인 2022.03.25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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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자동차 보급확대... 자치구 최대 보조금 지원
커피찌꺼기 에너지로... 관내 카페 3분의 1 동참
버린 페트병으로 신발제작... 오는 6월 제품 생산
(주)엘에이알이 버린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들어 기부한 친환경 운동화
(주)엘에이알이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들어 기부한 친환경 운동화

[성동저널 윤종철 기자] 환경문제는 당장 우리 눈앞에 닥친 생존권 문제다. 이상기후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와 각종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환경 호르몬과 미세먼지 등 나와 내 가족,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이미 빨간불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위험은 커지고 있으며 이미 우리는 그 위험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ESG(환경ㆍ사회ㆍ거버넌스) 패러다임이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다. ESG는 현재 우리가 처한 이같은 환경문제에 대처하고 대응할 수 있는 개념으로 우리 사회에 빠르게 공유되고 실천‧확산되려면 지방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에 많은 지방정부가 ‘ESG 경영’을 선포하고 실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라도 우리가 직면한 환경문제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실천에 나섰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다. 다만 앞으로 제대로 된 실천 모델 제시가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다.

이런 점에서 성동구의 ESG 경영 실천 모델은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성동구는 지난해부터 ESG를 행정에 접목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해 왔다.

그리고 올해 서울시 자치구 중 최대 규모의 친환경자동차 구매 보조금 지급부터 커피찌거기 재활용 사업과 폐페트병으로 신발과 가방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애물단지인 쓰레기를 에너지 등의 보물단지로 만드는 마치 마술과 같은 모델이다.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이같은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을 만드는 ‘나비효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성동구(구청장 정원오)는 이달 21일부터 친환경자동차 구매보조금 지원을 시작했다. 지원금은 최대 100만원으로 전체 지원 예산은 총 3억원이다. 이는 서울시 자치구 내 최대 규모다.

구매 지원 신청일 30일 전부터 신청일까지 성동구에 주소를 둔 만 18세 이상 주민이라면 차량 구매 시 예산 범위에서 선착순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규모는 전기차 352대, 수소전기차 23대로 구매보조금은 전기차는 최대 100만원까지, 수소전기차는 100만원을 일괄 지원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지원은 대기질 개선과 생활환경 향상을 위한 토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 11월 ‘성동구 환경친화적자동차 이용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해당 조례에는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구매 시 성동구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둬 국‧시비 보조금 외 자체예산을 투입해 이번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게 됐다.

해당 조례에는 또 구청이나 소속기관의 공용차량이나 업무용 차량을 환경친화적 자동차로 구매하거나 임차하도록 하는 의무규정도 포함됐다.

또 공영 및 부설주차장과 구에서 출자‧출연한 기관이 운영하는 주차장의 요금도 감면할 수 있도록 해 친환경 자동차 구매를 유도키로 했다.

한편 구는 친환경자동차 구매에 가장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힘써왔다.

구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서울시 최초로 전 공영(실내)주차장에 콘센트형 충전기를 꾸준히 설치해 왔다. 현재까지 설치된 콘센트형 충전기만 총 139기에 달한다. 지역 내 설치된 일반 충전기도 1449개나 보급됐다.

또한 구는 민간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한 결과 2019년 586대였던 전기자동차가 지난해 12월말 기준 1494대로 2.54배나 증가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구는 이번 구매보조금 지원을 통해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친환경자동차 인프라 구축과 함께 구매보조금 지원으로 탄소중립도시로 가는데 속도를 내도록 했다”며 “구민들께서 친환경차량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동구 관내 한 커피숍에서 커피찌꺼기를 수거하는 모습
성동구 관내 한 커피숍에서 커피찌꺼기를 수거하는 모습

커피찌꺼기를 에너지로

성동구는 최근 혁신기술을 사용해 커피찌꺼기(커피박)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순환자원 사업에도 선도적으로 나섰다.

실제로 구는 커피찌꺼기 재활용 사업을 시작한지 6개월 만에 관내 커피전문점 약 150곳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는 관내 전체 커피전문점의 3분의 1에 달한다.

구는 그동안 커피찌꺼기 재활용을 위한 여러 시도들이 있었지만, 경제성을 이유로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는 데 주목했다.

이에 구는 지난 2020년부터 다양한 민관협력 모델을 통해 날로 늘어가고 있는 커피찌꺼기 배출량을 줄이고, 자원 선순환 체계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특히 혁신기술을 사용해 커피찌꺼기를 재생 플라스틱과 조명을 밝히는 미생물 배터리로 재활용해 주민 편의를 위한 공공시설물의 소재로 활용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주력했다.

이에 지난해 7월 사회적협동조합 ‘자원과 순환’과의 업무협약으로 서울시 최초 체계적인 커피찌꺼기 수거체계를 수립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커피찌꺼기를 친환경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한 소셜벤처 ‘포이엔’ 및 현대오일뱅크와 업무협약을 맺고 커피찌꺼기를 친환경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으로 변환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구는 친환경 에너지의 원재료로 사용될 커피찌꺼기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나섰다. 대림창고ㆍ블루보틀ㆍ카페 어니언(이상 가나다순) 등 유명 관내 커피전문점을 시작으로 ‘성동형 커피찌꺼기 재활용 사업’에 참여할 커피전문점 모집에 나섰고 그 결과 3월 현재 참여 업소는 15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동구 관내 커피전문점 총 개수의 약 1/3에 달하는 수치로, 그 배경에는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가고 있는 것과 함께 다양한 혜택으로 참여를 유도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구는 참여 커피전문점에 인증서 수여, 커피찌꺼기 새활용 화분 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QR코드ㆍ구글 폼을 활용해 각 커피전문점들의 참여 접근성을 높였다.

한편 이같은 성동형 커피찌꺼기 재활용사업은 이미 ‘서울시 자치구 감량·재활용 우수사업’, ‘정부혁신 1번가 지방자치단체 혁신사례’에 선정되는 등의 성과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업을 기반으로 한 성동구 고유의 폐기물 재활용 자원순환모델 구축사업 또한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 주관 ‘주민주도형 지역균형 뉴딜우수사업’으로 최종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지난 14일 환경부가 생활폐기물로 배출되는 커피찌꺼기도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도록 관련 요건과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고부가가치 커피찌꺼기 재활용품(고형연료, 바이오 플라스틱, 미생물배터리 등) 생산을 통해 지속가능한 커피찌꺼기 자원순환모델 구축을 추진해온 구의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 관계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커피찌꺼기 수거에 참여하는 관내 커피전문점의 수를 늘려가겠다”며 “특히 커피찌꺼기 자원순환모델을 활용해 종이컵, 플라스틱컵, 빨대 등 1회용품도 수거해 재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동구의 커피찌꺼기 재활용 사업은 2025년 수도권 생활쓰레기 매립지의 반입불가 조치와 UN기후변화협약에 따른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대응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사업”이라며 “또한 이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최근 사회적 담론으로 통용되고 있는 ‘ESG’를 적극적으로 행정에 차용한 사례로, 앞으로도 이와 같은 정책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투명페트병 재활용 업무협약식
투명페트병 재활용 업무협약식

버린 폐페트병도 신발로

올해 성동구는 구민들이 버린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구민을 위한 신발, 에코백 등을 제작하는 ‘굿즈(goods)’ 사업도 본격 시작했다. 구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오는 6월에는 해당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구는 지난 7일 ㈜알엠(대표 임범진), ㈜에이치투(대표 홍동운), ㈜엘에이알(대표 계효석) 등 3개 민간기업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이번 협약을 통해 앞으로 ▲성동구-주민참여를 통한 투명페트병 수거 ▲(주)알엠-고품질 가공을 위한 분쇄 과정(플레이크) ▲(주)에이치투-고품질 가공을 위한 정체 과정(칩핑) ▲(주)엘에이알-섬유제작 성동 굿즈 제작(최종가공) 등의 제품 생산 과정을 거치게 된다.

구에 따르면 분리수거를 통해서 배출하는 폐페트병은 분쇄 후 세척 및 건조과정을 거쳐 재생원료로 사용되는 플레이크(페트병을 잘게 조각낸 형태)가 된다.

이중 ‘고품질 플레이크’는 장섬유, 페트병, 시트(Sheet), 용기, 필름류 등으로 재사용되고, ‘저품질 플레이크’는 부직포, 쿠션내장재, 농업용 와이어, 옷걸이, 건축단열재 등 가정 및 산업 용품 원료로 사용된다.

특히 이러한 폐페트병 중 투명페트병은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되는데, 고품질 가공을 위한 정제과정을 거쳐 장섬유를 만들어 원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폐페트병의 회수 및 재활용 처리 과정에서 ㈜알엠과 ㈜에이치투는 성동구에서 수거된 폐페트병을 재활용 신기술과 기계 설비를 이용해 고품질 재생원료로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

㈜엘에이알은 이러한 고품질 재생원료를 활용해 신발, 슬리퍼, 에코백 등 성동구민을 위한 제품을 디자인‧개발하여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특히 ㈜엘에이알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운동화, 가방 등을 제작해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동구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의 일환으로 건립한 공공 안심상가인 ‘성동안심상가’(성수동 소재)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폐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운동화 ‘서울숲 에디션’ 50켤레를 성동구 자원회수센터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을 위해 기증하기도 했다.

성동구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민간기업 3곳과 함께 올 6월을 목표로 폐페트병의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체계 구축 및 브랜드 네이밍, 품목 결정 및 디자인‧상품화 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성동구는 매주 목‧일요일에 주택가 거점장소에 이동형 분리 배출함을 설치하고 자원관리사와 주민이 품목별로 재활용품 분리배출에 참여하는 ‘성동 푸르미 재활용 정거장’ 112개소를 운영하면서 투명페트병을 따로 선별 처리하고 있다.

구에서 분석한 결과 올해 초 성동구 전체 재활용수거량 중 재활용 정거장의 수거율이 평균 19%에 달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 사업은 우리 구민들이 버린 페트병을 재활용해 성동구의 브랜드로 만든 제품을 구민에게 다시 돌려주는 의미있는 일”이라며 “올바른 분리배출은 품질 좋은 재활용품이 점점 늘어나게 하여 폐기물 처리비를 절감시키고,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촉진에 기여하는 만큼 앞으로도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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