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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截髮易酒(절발역주)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截髮易酒(절발역주)
  • 성동저널
  • 승인 2022.05.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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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잘라 술과 바꾸다 (즉, 자녀에 대한 지극한 모성애)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중국 東晉(동진)의 田園詩人(전원시인)으로 유명한 陶淵明(도연명: 365년 ~ 427년)은 東晉(동진) 초기에 군대를 거느리고 勢(세)를 떨친 陶 侃(도간)의 증손자입니다.

이 말은 陶淵明(도연명)의 증조할아버지 陶 侃(도간)에 관한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東晉(동진)의 장군으로 유명한 陶 侃(도간: 257~332)은 어려서 부친을 잃고 엄청나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만 훌륭한 홀어머니의 지극정성으로 올바르게 자랐습니다.

또한 陶 侃(도간)은 陰陽之理(음양지리)에도 능통하고 부지런하기 때문에 信望(신망)을 얻어 무려 40여 년간이나 군대의 우두머리 자리를 지키면서 외적의 침입과 反亂軍(반란군)을 수차례 진압하면서 왕실을 위해 충성을 다한 인물입니다.

截髮易酒(절발역주)는 陶 侃(도간)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는데요, 唐(당) 나라 房玄齡(방현령) 등이 엮은 ‘晉書(진서) 陶侃傳(도간전)'에 실려 있는 내용입니다.

范 逵(범규)는 陶 侃(도간)의 절친한 친구인데 孝廉科(효렴과)에서 근무하는 훌륭한 인재였습니다.

孝廉科(효렴과)라 함은 孝行(효행)이나 淸廉(청렴)한 행위를 실천한 인물을 한 명씩 천거를 받아 선발을 거쳐 관리로 임명하는 登用法(등용법)을 말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친구가 찾아온 것입니다. 기별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이유도 있지만, 집안이 워낙 가난하여 대접할 음식이 전혀 없습니다.

궁리 끝에 홀어머니 澹氏(담씨)는 자신의 애지중지 하던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내어 그것을 내다 팔아 아들의 친구에게 술과 안주를 대접했습니다. 그야말로 눈물겨운 削髮 母情(삭발 모정)입니다.

이 사실을 안 친구 范 逵(범규)는 친구 모친의 갸륵한 정성에 感服(감복)하여 훗날 陶 侃(도간)을 중앙 요직에 추천하여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지난 2020년 05월에 중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중국 공안국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남편이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79세의 시어머니를 수레에 싣고 나간 뒤 남편만 돌아왔다는 내용인데, 가족들이 노모의 행방을 묻자 어머니를 버스에 태워 먼 친척 집으로 보냈다고 얼버무리는 것입니다.

경찰이 추궁하며 적극적으로 조사를 하자 그는 '집에 들어올 때마다 어머니의 오줌 냄새에

침대에서 악취가 나 견딜 수 없었다'며 끔찍한 犯行(범행)을 털어놨습니다.

공안 당국에 따르면 산속에 땅을 파내고 노모를 밀어 넣은 다음 나무판으로 덮고 흙을 덮어

生埋葬(생매장)을 했던 것입니다.

다행이 나무판 아래 공기가 남아 있어 70시간 만에 구조 되었습니다만 노모의 아들은 12년의 징역형을 받고 옥고를 치루고 있습니다.

노모는 처벌을 받을 아들의 걱정에 구조 당시에 흐릿한 의식 속에서도 내가 스스로 땅을 파고 구덩이에 들어갔다며 오열을 합니다.

2021년 9월 생을 마감할 때까지 내내 자신을 생매장 시킨 아들 걱정만 했다고 전해지는데, 예컨대 母情(모정)의 끝은 없을 듯 합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오늘날은 기껏해야 한 두 명의 자식이기에 부모의 사랑은 오히려 지나치게 程度(정도)를 벗어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公衆道德(공중도덕)은 뒷전이고 자녀가 氣(기)죽는다는 이유와 人權(인권)을 핑계로 사랑의 매도 사라지고 따끔한 訓戒(훈계)마저도 좀처럼 찿아 볼 수 없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현 시대에 慈母(자모)는 있어도 賢母(현모)는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의 慈母(자모)도 당연히 좋지만, 옳고 바르게 가르치는 賢母(현모)가 된다면 錦上添花(금상첨화)가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價値(가치) 있는 최고의 母情(모정)이며, 또한 참된 스승이 가야 할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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