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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糟糠之妻(조강지처)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糟糠之妻(조강지처)
  • 성동저널
  • 승인 2022.05.2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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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을 때의 아내
정진성 성동저널 편지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지자문위원

[성동저널] 2007년에 제정된 05월 21일은 '부부의 날'입니다. 가정의 달 0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몹시 가난하고 고생했을 때 함께한 아내를 糟糠之妻(조강지처)라 한다는 것은 대부분 다 알고 있습니다. 糟(조)는 술을 빚고 난 찌꺼기 즉, 지게미를 말하고 糠(강)은 방아를 찧고 난 쌀겨를 말합니다.

옛날 가난한 시절 음식이 귀할 때는 이것으로 죽을 끓여 끼니를 때웠음을 알고 있는지요?

아주 살기가 어려웠을 때 이러한 거친 음식을 함께 먹으며 고생한 아내를 바로 糟糠之妻(조강지처)라고 합니다.

아내는 그만큼 소중한 동반자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糟糠之妻(조강지처)를 버리고 성공한 사람은 없다고 했지 않습니까?

이 말의 유래는 이렇습니다.

王 莽(왕망)이 이끄는 新(신) 나라를 멸망시키고 서기 25년에 다시 後漢(후한)을 세운 光武帝(광무제)는 부하를 잘 다스려 휘하에 신하가 많았습니다.

그 많은 신하 중에 감찰을 맡아보던 大司空(대사공) 직위의 宋 弘(송홍)이 있는데요, 그는 당당한 풍채에다 정직하고 온후한 성품으로 많은 사람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때 光武帝(광무제)에게는 미망인이 된 손위 누이 湖陽(호양)공주가 있었는데, 일찍이 과부가 됨을 안타깝게 여겨 때를 보아 개가시키려 했습니다.

남매가 신하들의 인품을 화제로 이야기를 하던 중에 湖陽(호양)공주가 은연중 宋 弘(송홍)에게 호의를 품고 있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왕이 어느 날 용무가 있어 宋 弘(송홍)을 불렀을 때, 좋은 기회가 왔다며 공주를 병풍 뒤에 앉힌 뒤 宋 弘(송홍)과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왕이 宋 弘(송홍)에게 넌지시 묻습니다. "옛말에 사람이 지위가 높아지면 옛 친구를 잊고, 부자가 되면 새 장가를 든다고도 하는데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하고 묻습니다.

이에, 宋 弘(송홍)이 바로 답을 합니다. ‘臣(신)은 어린시절 어려울 때 사귄 竹馬故友(죽마고우)를 잊어서는 안 되고, 가난할 때 함께 고생한 糟糠之妻(조강지처)는 절대로 내쳐서는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자, 병풍 뒤에서 이 말을 들은 湖陽(호양)공주는 소리 없이 눈물을 훔치며 宋 弘(송홍)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요즘 黃昏離婚率(황혼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네요. 사실 요즈음은 離婚(이혼)만 안 했을 뿐이지 무늬만 부부인 '쇼윈도우 부부'도 엄청 많다고 합니다.

즉, 진정 행복한 결혼생활은 못하면서도 괜히 주변의 시선과 사회적 체면을 의식하여 마치 잘나가는 이상적인 부부인 것처럼 행동하는 '소갈머리 없는 부부'를 '쇼윈도우 부부'라 하잖아요.

특히,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연예인, 대기업인, 정치인 등등 자신의 이미지 관리가 필요한 유명인들이 부부간 不和(불화)를 감추고 평상시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한 지붕 밑에서 별거를 하니 이혼 아닌 이혼부부라 해도 過言(과언)이 아닙니다.

이혼율이 폭등하는 주요 원인은 價値觀(가치관)의 變化(변화)인데요, 과거에는 자녀나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固定觀念(고정관념)에 모든 것을 참고 살아왔지만, 현재는 가치관의 변화로 개인의 행복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離婚率(이혼율)이 부쩍 늘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법조계의 한 관계자도 말하기를 “현대에는 과거와 다르게 배우자의 外道(외도)나 暴行(폭행)으로 인한 離婚(이혼)보다는 성격 차이나 疏通 不在(소통 부재) 등을 이유로 離婚(이혼)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합니다.

아무튼, 한때 서로 사랑했던 부부가 百年偕老(백년해로)는 못할지언정 서로 등지고 살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糟糠之妻(조강지처)의 뜻을 되새기며 평소 疏通(소통)하고 서로 尊重(존중)하여 정겹고 멋진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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