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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掘室求鼠(굴실구서)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掘室求鼠(굴실구서)
  • 성동저널
  • 승인 2022.06.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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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파 헤쳐 쥐를 잡다(즉, 잘못을 고치려다 판을 키우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소의 뿔 모양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矯角殺牛(교각살우)라는 말이 있는데, 아주 작은 欠(흠)이나 缺點(결점)을 고치려다가 오히려 일을 크게 그르치는 것을 말합니다.

예전에 중국에서 鐘(종)을 처음 만들 때, 뿔이 곧게 나 있고 잘 생긴 소의 피를 鐘(종)에 바르고 祭祀(제사)를 지내는 風習(풍습)이 있었습니다.

한 농부가 祭祀(제사)에 사용할 소의 뿔을 均衡(균형) 있게 바로잡으려고 하다가 뿔이 뿌리째 빠져서 소가 죽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는 '掘室求鼠(굴실구서)'는 “쥐 잡으려다 쌀독 깬다”는 말과 비슷한 말인데요, 중국 前漢(전한)의 淮南王(회남왕) 劉 安(유안: 기원전 179~122)이 方術家(방술가) 수천 명을 모아 편찬한 '淮南子(회남자)'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말입니다.

일부로 소문을 내서 惡評(악평)을 막으려거나 작은 것을 구하거나 고치려다가 일을 더욱 惡化(악화)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비슷한 成語(성어)는 많습니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 "짐승을 잡으려고 숲을 태운다." "물고기 잡으려고 연못 물을 퍼내다." "너구리 잡으려고 지붕을 걷어내다." "거북이를 잡으려고 방죽을 무너뜨린다." 등등.

다시 말해 나중에 더 큰 손해가 발생하건 말건 눈앞에 닥친 당장의 불을 끄기 위해 급하게 덤벼들 때 쓰는 속담들입니다.

이른바 檢搜完剝(검수완박)이라 불리는 검찰청법.형소법 개정법률 공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검찰의 수사권 대상은 기존 6대 범죄(부패ㆍ경제ㆍ공직자ㆍ선거ㆍ방위사업ㆍ대형참사)에서 2대 범죄(부패ㆍ경제범죄)로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사실 '檢搜完剝(검수완박)’이라는 용어는 2021년 01월에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먼저 쓰기 시작했으며, 민주당 '처럼회(초선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서명하면서 결국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고,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습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인 2022년 5월 9일 관보에 揭載(게재)되어 개정 법률안이 公表(공표)되었는데요, 새로이 개정된 法律案(법률안)은 부칙에 의해 4개월 경과 후인 2022년 9월 10일부터 시행됩니다.

'檢搜完剝法(검수완박법)'이 부정적인 어감을 준다고 민주당에서는 '검찰 선진화법, 검찰 정상화법'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이 법이 9월부터 시행되면 검찰이 수사하던 權力 搜査(권력 수사) 대부분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展望(전망)을 합니다.

그 이유는, 檢搜完剝(검수완박)이 이뤄지면 검찰은 법률에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사 업무를 遂行(수행)하지 못하고 起訴(기소) 및 公判(공판) 업무를 專擔(전담)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일부 수사 권한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수사권의 完全(완전)한 剝奪(박탈)은 아니라고 하지만, 기왕 진행하고 있는 搜査權(수사권)을 행사해도 검사는 '사법경찰관으로 간주'되어 이를 행사하여야 하므로 그 범위나 내용 측면에서 搜査權(수사권)이 실질적으로 완전히 폐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기에 '檢搜完剝法(검수완박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檢察改革(검찰개혁)이던 檢搜完剝(검수완박)이던 간에 어떤 일을 추진할 때는 합당한 취지와 그럴듯한 명분으로 일을 시작한다고 하지만 拙速(졸속)으로 처리하는 일은 得(득)보다 失(실)이 더 많아 오히려 惡化(악화)됨을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副作用(부작용)이 明白(명백)하게 드러나는데도 어떠한 利益(이익)을 보고 소기의 목적을 이루겠다며 무리하게 推進(추진)하다 보면 애초의 意圖(의도)와는 달리 더 나쁜 결과를 招來(초래)할 때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쥐를 잡겠다고 집을 부수면 理致(이치)에 맞는 것이라 인정이 되겠습니까? 

 

* 이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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