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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茶飯事(다반사)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茶飯事(다반사)
  • 성동저널
  • 승인 2022.07.2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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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 
즉, 일상에서 보통 있는 보편적인 일)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현재 대한민국은 커피 수입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1년도에 커피 수입금액이

무려 1조 488억 원이라고 하니 놀랄만합니다.

커피 전문점만 해도 2017년에 4만 4천여 개 정도였는데 4년이 지난 2021년에는 8만 3천 3백여 개로 4년 사이에 88%가 성장했습니다.

사실 茶(차)를 마시는 풍속은 중국 唐(당) 나라 시대 이후로 동아시아로 퍼져 나가 경제적으로 크나큰 이익을 수반하면서 전 세계로 전파 하면서 차문화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茶'는 '차'로도 읽고 '다'라고도 읽습니다. 차 문화가 발달되면서 서로 정감을 나누며 차의 향기와 더불어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茶道(다도)의 경지에 이르면서 고급스러운 문화로 자리매김하며 이어져 왔습니다.

이 말은 중국 唐(당) 나라 禪僧(선승) 趙州(조주 778~897)선사에 의해서 유래된 말입니다. 趙州(조주)는 차를 禪(선)의 경지로 끌어 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14세에 불문에 귀의한 趙州(조주)는 일찍이 禪(선)의 본질을 꿰뚫어 高僧(고승)의 물음에 답할 때 막힘이 없었고 禪問答(선문답)에 관하여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는 '喫茶 去(끽다거)'라는 말로 유명한데요, 喫茶 去(끽다거)는 "차 한잔하고 가시오"라는 뜻인데, 여기서 '喫(끽)'은 '마실 끽'자 입니다.

그의 나이 80세 이후 觀音院(관음원)에 머무를 때 修行者(수행자) 두 사람이 찾아와 묻습니다. “佛法(불법)의 참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에 趙州(조주) 선사가 대답 없이 되묻습니다. "이곳에 온 일이 있는가?" 수행자가 대답합니다.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면 喫茶 去(끽다거) 하시게."

곁에 있던 또 다른 수행자가 묻습니다. "달마 대사가 서쪽에서 오신 큰 뜻이 무엇입니까?" 趙州(조주)는 그에게도 똑같이 되묻습니다. "이곳에 온 일이 있는가?" 그러자 또 다른 수행자가 답합니다. "예, 한 번 다녀간 적이 있습니다."

이에 趙州(조주)는 똑같이 이렇게 답합니다. "그러면 喫茶 去(끽다거) 하시게." 그러자 옆에서 차 시중을 들고 있던 侍奉(시봉)스님이 의아해서 이렇게 묻습니다.

"스님! 어째서 한 번도 온 적이 없는 사람이나, 한 번이라도 온 적이 있는 사람이나 모두 "차나 한 잔 하고 가시게(喫茶 去)"라고 말씀하십니까?"

趙州(조주) 선사는 侍奉(시봉)스님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조용히 말합니다. "侍奉(시봉), 자네도 喫茶 去(끽다거) 하시게."

이렇듯 趙州(조주) 선사가 자신의 거처에 온 적이 있건 없건을 떠나서 궁금증을 품은 자 모두에게 차를 권했는데요, 이 일화에서 "喫茶 去(끽다거)"가 유래된 것입니다.

이처럼 趙州(조주)선사는 차를 마시게 하는 행위가 바로 修行(수행)의 眞髓(진수)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차 한 잔을 아무런 吐(토)를 달지 않고 無心(무심)하게 마실 수 있는 경지라면, 坐禪(좌선)의 道(도)를 깨우쳤다고 생각한 것이죠.

이를테면, 茶(차)를 마시는 茶道(다도)의 문화를 최상의 境地(경지)로 끌어올린 장본인입니다. 어쨋거나, 제가 소개해 드리는 茶飯事(다반사)는 차와 밥을 먹는 것처럼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보편적인 일을 빗대서 쓰이는 말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우리 전통의 차를 마시는 品格(품격) 있고 節度(절도) 있는 문화는 사라지고 어느 순간부터 한국인의 신체에 '커피'(커피)'가 흐르고 있으니, 전통적인 茶(차)의 香氣(향기)와

茶道(다도)를 아는 사람이 점점 더 稀薄(희박)해 지고 있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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