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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흘겨보며 업신여기다’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흘겨보며 업신여기다’
  • 성동저널
  • 승인 2022.10.14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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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사람에겐 五感(오감)이 있는데 즉, 視覺(시각),聽覺(청각),嗅覺(후각), 味覺(미각),觸覺(촉각)을 말합니다. 그중에서도 視覺(시각)을 중요시하는 것은 보는 것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눈이 보배다", "몸이 열이면 눈이 구 할이다", "눈은 마음의 거울이다" 등등의 말이 있듯이 눈의 중요성을 실감하고도 남습니다.

흰 눈자위로 사람을 본다는 뜻을 가진 白眼視(백안시)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을 잠깐 살펴 보겠습니다.

중국 老 莊(노장)의 철학에 심취했던 竹林七賢(죽림칠현) 중의 하나인 阮 籍(완적: 210~263)이라는 사람은 무수하게 변하는 정권 찬탈의 정변에 환멸을 느껴 草野(초야)에 묻혀 살았습니다.

阮 籍(완적)은 상대하기 싫은 사람에게는 흰 눈자위로(白眼視:백안시) 홀겨보고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는 푸른 눈자위로(靑眼視:청안시) 정감있게 바라보는 것이 可能(가능)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竹林七賢(죽림칠현)의 수장 격인 '혜강'이 술과 거문고를 갖고 찾아왔을 때는 반색을 하며 푸른 눈자위를 보인 반면에, 세속에 찌든 선비들이 찾아오면 못마땅하게 여겨 노골적으로 흰자위를 드러내며 흘겨보았다는데서 白眼視(백안시)란 말이 유래한 것입니다.

아무튼 홀기는 눈으로 사람을 대하면 人間關係(인간관계)가 절대 좋을 리가 없습니다.

여기서 잠깐 고대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사상가인 '老 子(노자)'가 궁중 생활이 싫어서 유랑의 길을 떠나며 쓴 '道德經(도덕경)'에 다음과 같이 '인간관계론' 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첫째, 眞實性(진실성)이 없는 말을 늘어놓지 마라. 둘째, 말이 많음을 삼가라. 셋째, 뭔가를 많이 아는 체 하지 마라. 넷째, 돈과 재물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다섯째, 사소한 일로 남과 다투지 마라.

아무리 머리가 좋고 매사 똑똑하고 才能(재능)이 남다르게 뛰어나다 할지라도 人間關係(인간관계)가 안 좋아서 실패하는 사람은 참으로 많습니다.

위의 인간관계론에 저촉되는 일이 없더라도 단 하나, 상대를 白眼視(백안시)로 보는 순간 對人關係(대인관계)는 절대로 지속할 수 없습니다.

내가 상대를 白眼視(백안시)로 바라보는데 상대가 나를 따스한 視線(시선)으로 바라보겠습니까?

그런데 처녀가 애를 낳아도 분명 이유가 있듯이 必有曲折(필유곡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을 白眼視(백안시)로 보는 사람을 輕蔑(경멸)하면, 분명 이유가 있다고 抗辯(항변)하며 句句節節(구구절절) 뭔가의 이유를 끌어옵니다.

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무슨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고, 당사자에게 어떤 상황이 존재했었는지 사실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사는 보편타당성에서 논리를 따져야지 특수한 상황을 일반적인 槪念(개념)으로 여겨 억지 논리를 피력하면 오히려 상대가 자신을 白眼視(백안시)로 본다는 사실을 看過(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내 인생길의 디딤돌이며 가장 기본적인 處世術(처세술)입니다. 好不好(호불호)가 분명하여 선을 긋는 것도 좋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易地思之(역지사지)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易地思之(역지사지)의 입장이 없으면 분명 나의 적은 더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아무튼, 우리 일반인은 白眼(백안)이나 靑眼(청안)으로 보는 능력은 없습니다만, 처음부터 네 편 내 편을 갈라놓고 상대를 업신여기거나, 白眼(백안)으로 바라보는 눈초리는 어떤 이유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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