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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으면?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으면?
  • 성동저널
  • 승인 2022.10.2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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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성동저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못할 때 進退維谷(진퇴유곡)이란 말을 씁니다.

이럴 때 挫折(좌절)하여 주저앉는 사람도 있지만, 성웅 李舜臣(이순신) 장군처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반드시 찾아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必死卽生(생사즉생) 必生卽死(필생즉사) 반드시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요. 반드시 살기를 꾀하면 죽을 것이다"란 유명한 말을 남기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위대한 李舜臣(이순신) 장군의 말씀을 허접한 정치인들이 엉뚱한데에 끌어다 쓰니 한심할 따름입니다.

騎虎難下(기호난하)도 進退維谷(진퇴유곡)과 어쩌면 비슷한 말입니다.

엉겁결에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상황이라 중간에 뛰어내리자니 굴러 떨어져 머리가 깨져 죽고 끝까지 가자니 결국은 호랑이 밥이 될 처지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을 말합니다.

이처럼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친 것과는 달리, 자만심으로 밀고 나가다 狼狽(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가 바로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다"라는 뜻을 가진 "羝羊觸藩(저양촉번)"입니다.

羝羊觸藩(저양촉번)이란 말은 四書三經(사서삼경)의 '易經(역경)'에 나오는 말로 풀어서 쓰면 이렇습니다.

"小人(소인)은 강성하면 勢力(세력)을 함부로 휘두르고, 반면에 君子(군자)는 태연히 자신을 바로잡는다. 그러니 숫양이 무작정 돌진하다가 울타리를 들이받아 울타리에 뿔이 걸려 괴로운 일이 생기게 된다"

다시 말해, 힘이 뻗친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저돌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전혀 생각지 않은 덫에 걸려, 일을 완전히 망치게 되는 꼴을 꼬집는 말이 되었습니다.

중국 明(명) 나라 말기에 洪自誠(홍자성)이 지은 어록집인 菜根譚(채근담)은 수 많은 古典(고전)들보다 쉽고 단순하며 인생의 참뜻과 지혜로운 삶의 자세를 알려주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필요한 인생 지침서로 사랑받는데요,

菜根譚(채근담)에도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한치 더 높은 곳에서 뜻을 세우지 않는다면, 먼지 속에서 옷을 털고 흙탕물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으니 어찌 달관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한 걸음 더 물러나 處身(처신)하지 않는다면 나방이 모닥불에 몸을 던지는 것과 같고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는 것과 같으니 어찌 매사 편안할 수가 있겠느냐?"

이렇듯 '菜根譚(채근담)'에서도 경고 하였듯이 사람은 자기의 능력을 깊이 헤아리지 않고

숫양처럼 자신감에 넘쳐 달려들다가 울타리에 뿔이 걸리듯 일을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젊은 여당의 전 대표를 보고 "羝羊觸藩(저양촉번)"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힘이 생기면, 君子(군자)는 조용히 자신을 바로잡지만, 小人(소인)은 勢力(세력)을 함부로 휘두른다."는 말이 공연히 있는 말이 아닙니다.

"君子求諸己(군자구저기) 小人求諸人(소인구저인)" "군자는 자신에게서 문제 해결의 방안을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그것을 찾는다"라고 일찍이 孔子(공자)가 교훈을 남겼습니다.

자신에게서 觸發(촉발) 된 이유는 접어두고 남을 탓하며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자신의 힘만 믿고 저돌적으로 달려들다가 뿔이 울타리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狼狽(낭패)한 숫양의 꼴이 된 것 같아 하는 말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만 呼應(호응)을 얻고 信賴(신뢰)를 쌓는 것입니다.

그러긴 커녕 자기만의 정치를 위해 주변의 형편은 헤아리지 않고 무모하게 進擊(진격)하는 꼴은 국민에 대한 禮儀(예의)가 아님을 깨달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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