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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조급증을 다스려라’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조급증을 다스려라’
  • 성동저널
  • 승인 2022.11.11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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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성질 급한 사람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다', '콩밭에 가서 두부 찾는다' 등 우리 속담도 있듯이 ‘見卵求鷄(견란구계)’라는 말이 있는데요, ‘달걀을 보고 닭이 새벽을 알리기를 바란다’는 뜻이니 躁急症(조급증)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중국 '莊子(장자)’의 '齊物論(제물론)'편에 瞿鵲子(구작자)라는 제자가 스승인 長梧子(장오자)에게 묻는 문답 형식의 내용에 '새잡이 탄환을 보고 새 구이를 찾다.'의 뜻을 가진 '見彈求炙(견탄구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瞿鵲子(구작자)가 스승 長梧子(장오자)에게 묻습니다. "孔子(공자)가 말하기를 聖人(성인)은 속된 일에 매달리지도 않고 어떠한 利益(이익)을 追求(추구)하지도 않고, 또한 道(도)를 따르려고도 하지 않으며 말을 안 해도 말함이 있고 말을 해도 말함이 없으며 멀리 俗世(속세)를 떠나서 노닌다고 합니다.

이 말은 좀 맹랑하기는 하지만 微妙(미묘)한 道(도)의 본질이 발현된 것이라 하는데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러자 스승인 長梧子(장오자)가 답합니다. "이 말은 孔 子(공자)도 쉽게 설명하기 어려울 것인데, 자네가 어떻게 이 말의 뜻을 알겠는가?

내가 보건대 자네도 이러한 深奧(심오)한 뜻을 쉽게 알려고 速斷(속단)을 하는데, 달걀을 보고 새벽을 알리기를 바라는 것이나 탄환을 보고 그 자리에서 새를 구워먹을 생각을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일이네"라고 訓戒(훈계)한 말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이 말을 간추려서 지레짐작을 하거나 경솔한 판단을 하거나 조급한 마음에 너무 급히 서두를 때 見彈求炙(견탄구자)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떠한 難關(난관)에 부딪쳤을 때 推進力(추진력)을 발휘해 一瀉千理(일사천리)로 척척 처리하면 속이 시원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차근차근 거쳐야 할 단계를 건너뛰거나 빠른 성과를 위해 便法(편법)으로 과정을 무시하면 좋지 못한 크나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老子(노자)의 道德經(도덕경)에는 기초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름드리 큰 나무도 작은 싹에서 자라나고, 아홉 층 높은 다락도 한 삼태기 흙에서 세워진다."

다시말해 沙上樓閣(사상누각)이란 말이 있는데 모래 위에 성을 쌓는다는 말로 모든 신기술을 총동원하여 최신공법으로 지은 건물도 단계를 무시하여 기초를 不實(부실)하게 하면 오래가지 못해 허물어짐을 비유적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예컨데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뭇사람들에게 德(덕)과 인품이 뛰어나 稱頌(칭송) 받는 사람도 처음부터 뛰어났을 리 없고, 위풍당당한 落落長松(낙락장송)도 처음엔 보잘것없어도 끊임 없이 가꾸고 보살피기 때문에 탄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차근차근 자기의 誠實(성실)함과 人格(인격)을 갈고 닦아 자기 위치에 맞는 德(덕)을 쌓으려 하지 않고, 처음부터 人爲的(인위적)으로 勢(세)를 부풀려 뭔가를 造作(조작)하여 단기간 내에 지도자로 성장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沙上樓閣(사상누각: 모래 위의 성)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서 바늘허리에 실을 매달아 옷을 꿰맬 수는 없지 않습니까?

모든 사물의 이치가 이러할진대 하물며 사람이 德(덕)을 쌓고 人格(인격)을 형성하는데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리가 있겠습니까?

德(덕)을 쌓고 좋은 品格(품격)을 형성하는 데는 서두른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善(선) 한 人性(인성)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하 190m에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구조된 鑛夫(광부)도 구조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느긋한 마음으로 악한 상황에 대처하였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조급한 마음이 앞서 성질을 이겨내지 못했더라면 결과는 예측하지 못할 것입니다.

躁急症(조급증)을 현명하게 다스릴 줄 알아야 모든 일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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