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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복지사각 ‘잇단 참극’,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기고] 복지사각 ‘잇단 참극’,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 성동저널
  • 승인 2022.11.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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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ㆍ칼럼니스트(전 서울소방제1방면지휘본부장)
박근종 작가ㆍ칼럼니스트
박근종 작가ㆍ칼럼니스트

[성동저널] 서울 신촌의 좁은 셋방에서 65세 어머니와 36세의 젊은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관문엔 5개월 이상 체납한 전기료 독촉장이 붙어 있고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다.

돌아가신 모녀(母女)는 건강보험료와 전기요금 등 제 공과금, 월세를 연체할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몰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해 사회복지 분야 예산만 217조7,000억 원을 쓰는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라 일컫는 것이 무색하다.

이들 모녀는 올해 두 차례 위기가구로 확인되고도 사는 곳이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달라 지원 대상에서 누락(漏落)돼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아직도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지난 8월 “월세가 늦어져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수원 세 모녀’의 비극과 판박이다.

정부는 지난 11월 24일 보완책인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집이 비어 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위기가구원 1만7,429명에 대해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소재를 신속히 파악한다는 내용이다.

똑같은 판박이 비극이 계속 반복되는데도 굼뜨다 수원 세 모녀 비극이 발생한 지 3개월이나 지나 내놓은 늑장 대책이어서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신촌 모녀 비극은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점에서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에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개선대책은 앞으로는 위기가구를 발굴하는데 질병, 채무, 고용보험, 수도·가스요금 체납 정보 등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또 의료사회복지사, 집배원 등을 활용하는 신고·알림 체계를 구축하는 등 지자체와 민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주민등록지와 실거주지가 서로 불일치한 경우 관련 정보를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연계하고 실거주지에서 긴급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키로 했다.

하지만 시행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경기 침체로 한계 상황에 이른 가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데도 굼뜬 거북이 행정으로 절박한 구조 목소리들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알아듣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선다.

신촌 모녀도, 수원 세 모녀도, 송파 세 모녀도 동네 주민들은 “본 적이 거의 없다”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가 아무리 복지 행정망을 촘촘히 짠다고 하더라도 인근 주민과 이웃의 무관심으로는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

동네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이나 지역 정보에 정통한 통·반장 등이 인적 안전망이 된다면 숨어 있는 위기의 이웃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유형의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다가적이고 다층적인 대책을 계속해서 지속 보완해야 한다.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과 예산도 충분히 확보하고 전문성을 높여나가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 특히, 발굴에 그칠 것이 아니라 발굴 후 회복을 적극 지원하고, 빈곤층이 위기가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것에 더욱더 큰 관심을 더 쏟아 부어야 한다.

경제 상황이 나빠질수록 취약계층인 위기가구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밑바닥 경기가 싸늘하게 냉기를 더하고 급격히 차가워지고 있는데 내년에는 그 여파가 더 확산돼 취약계층인 위기가구들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매우 크다. 이럴 때일수록 온정의 손길들이 그립다.

빚 독촉장만 남기고 외롭고 쓸쓸한 죽음을 선택하는 이웃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간절한 마음들이 모여 꺼져가는 삶의 의지들을 따뜻하게 살려내길 우리 사회는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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