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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가는 세월 누가 막을손가!?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가는 세월 누가 막을손가!?
  • 성동저널
  • 승인 2022.12.30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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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2022년도가 벌써 終止符(종지부)를 찍고 있습니다. 彈指(탄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손가락을 튕기다.'라는 뜻인데, 단 1초도 안걸리는 순간의 시간을 말합니다.

우리의 인생을 彈指之間(탄지지간)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만큼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월의 빠름을 나타낼 때 흔히 '세월이 쏜살같다.' 라고 합니다.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하다가도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어느새 훌쩍 지나버린 세월에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流水(유수)와 같이 흐르는 세월의 빠름을 표현하는 또 다른 말이 있는데 "흰 망아지가 뛰어가는 모습을 문틈으로 본다"는 '白駒過隙(백구과극)'이란 말로도 세월의 빠름을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무심하게 흐르는 세월이 덧없이 짧아 인생의 無常(무상)함을 恨歎(한탄)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세월의 흐름이 매우 짧은 순간을 말할 때 또 다른 말로 '刹那(찰나)'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손가락을 튕기는 彈指(탄지)의 시간보다 10분의 1밖에 안되는 시간이라니 세월의 짧음을 비유한 허무하기 짝이 없는 말입니다.

'彈指(탄지)'나 '刹那(찰나)'는 불교에서 쓰는 말인데요, '彈指圓成八萬門(탄지원성팔만문) 刹那滅却三祗劫(찰나멸각삼지겁) '손가락 튕기는(彈指) 사이에 팔만 법문을 이룩하고 刹那(찰나)에 삼대 劫(겁)을 모두 뛰어넘었도다.'란 말이 있습니다.

사실 불교는 우리 민족과 오랜 세월을 같이한 떼라야 뗄 수 없는 종교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문화에는 불교적 색채가 곳곳에 다양하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언어 자체도 불교에서 쓰이는 것이 많습니다.

좀 더 설명해 드리면, 인간의 煩惱(번뇌)에 應(응) 하는 팔만 법문을 짧은 시간에 行(행)하면 엄청나게 오랜 기간 즉, 三祗劫(삼지겁)도 없어져 時空(시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데, 우리 일반인이 이해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또 불교에서는 刹那(찰나)를 이렇게도 설명합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刹那(찰나)에 생기기도 하고 刹那(찰나)에 없어지기도 한다.'면서 萬物(만물)이 1 刹那(찰나)마다 생성하고 또한 1 刹那(찰나)마다 消滅(소멸)하면서, 지속해서 반복되며 생성한다고 하는데 이를 바로 刹那生滅(찰나생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매우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대명사가 된 刹那(찰나)라는 이 말은 산스크리트어 즉, 梵語(범어)를 음역한 ksana(크샤나)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叉拏(차나)라고도 표기하기도 하며 우리는 一念(일념)이라는 뜻으로 번역합니다.

결국은 우리의 인생도 1 刹那(찰나)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젊은 시절엔 훗날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며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어느덧 훌쩍 지나버린 세월에 놀라지 않습니까?

누군가는 이렇게도 말하더군요. 10대는 10km로 흐름이 엄청나게 늦다고 생각하지만, 20대는 20km, 30대는 30km, 그러다가 60대부터는 60km, 80대는 80km로 달려간다고, 세월의 빠름을 은유적으로 비유한 듯 합니다.

그러니 刹那(찰나)라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될듯합니다. 우리의 인생과 살아 숨 쉬는 소중한 생명은 刹那(찰나)에 와서 刹那(찰나) 동안 살다가 刹那(찰나)에 가는 인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듯 짧디짧은 소중한 시간을 올 한 해 동안 헛되이 보내지는 않으셨는지요? 우리 인생은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지만 역설적으로 말하면, 죽음을 향해 前進(전진)하는 消滅(소멸)의 과정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나의 인생에서 1년이 消滅(소멸)된 것입니다. 그 消滅(소멸)의 과정을 아름답게 수를 놓아도 부족한데 못된 인간들과 아웅다웅 다투며 온갖 스트레스를 뒤집어쓰는 흙탕물이라면, 그 흙탕물 속에서 그저 허우적거리다가 사라지는 인생이 너무 안타깝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消滅(소멸)의 과정을 걸을 것인지 늘 생각하는 삶을 살면 아쉬움은 훨씬 덜 할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에게 다가오는 2023년 토끼해에는 핑크빛 비단 위에 예쁘게 繡(수)를 놓는 행복한 旅程(여정)이 되시길 祈願(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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