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 성동저널
  • 승인 2023.01.06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성동저널] 귀를 貴(귀)하게 여기고 눈을 賤(천)하게 여긴다는 貴耳賤目(귀이천목)이란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직접 눈으로 가까이에서 본 것은 대단찮게 보고,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敏感(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입니다.

즉, 가까이 있는 것은 귀한 줄 모르고 먼 것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이 말은 사실은 가까이 있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입니다.

남의 밥그릇에 있는 콩이 더 커 보이고, 남의 손에 쥔 떡이 더 맛있어 보이고, 고생하는 자기 마누라의 고마움은 모르고 남의 마누라가 더 예뻐 보인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사실 貴耳賤目(귀이천목)은 가까이에서 늘 볼 수 있는 눈의 귀중함을 역으로 강조한 말입니다.

각설하고, 耳視目聽(이시목청)이란 말이 있는데, 들어야 할 귀로 보고, 보아야 할 눈으로 듣는다는 뜻이니, 얼마나 눈치가 빠르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겠습니까?

실상 귀로 볼 수 있고 눈으로 들을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이치에 도통한 경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耳視目聽(이시목청)이란 이 말은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B.C 403년~221년) 道家(도가)의 전설적 사상가 저작이라는 ‘列子(열자)’의 '仲尼(중니)'편에 실려있는 말입니다.

陳(진) 나라의 大夫(대부)가 魯(노) 나라에 초빙되어 대부였던 叔孫氏(숙손씨)를 만나 담소를 나눕니다.

叔孫氏(숙손씨)가 魯(노) 나라에는 孔子(공자)라는 위대한 聖人(성인)이 있다고 자랑을 하자

陳(진) 나라 대부는 자기 나라에도 聖人(성인)이 있다고 맞장구를 칩니다.

叔孫氏(숙손씨)가 孔子(공자)와 버금가는 聖人(성인)이 도대체 누구냐고 묻자 대부는 "老子(노자)의 제자인 亢倉子(항창자)인데, 老子(노자)의 道(도)를 체득하여 귀로 보고 눈으로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이 말을 들은 魯(노) 나라 임금이 예를 갖춰 亢倉子(항창자)를 모셔 오도록 명령을 내립니다.

이윽고, 그가 당도하자 연회를 베풀고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는 말이 사실인지를 묻습니다.

이 물음에 亢倉子(항창자)는 "귀와 눈을 사용하지 않고 보고 들을 수는 있습니다만 귀와 눈의 용도마저 바꾸어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아마도 소문을 퍼트린 사람이 妄言(망언)을 한듯합니다"라고 합니다.

魯(노) 나라 임금은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 재차 묻습니다. "그 말이 무슨 뜻인고?" 이에 亢倉子(항창자)는 이렇게 답을 합니다.

"몸과 마음이 合(합)하고, 마음이 氣運(기운)과 화합하고, 氣運(기운)이 精神(정신)과 交合(교합)하고, 精神(정신)이 無(무)와 합하는 修養(수양)을 쌓으면, 感覺作用(감각작용)이나 知覺作用(지각작용)에 의하지 않고서도 자연히 알 수 있습니다"라고 합니다.

道家(도가)에서는 耳視目聽(이시목청)을 修養(수양)의 한 단계라 하면서 눈과 귀의 도움 없이 정신만으로 視覺(시각)과 聽覺(청각)이 가능한 得道(득도)의 경지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귀로 보고 눈으로 들으니 눈치 또한 최고의 境地(경지)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눈치가 빠른 사람은 절에 가서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눈치가 사회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상대의 기분에 대한 把握(파악)을 빠르게 하므로 理財(이재)도 밝고 昇進(승진)도 남들보다 앞서 합니다.

눈치를 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눈치를 보는 사람은 뭔가 당당하지 않고 또한 불편한 狀況(상황)을 피하고자 끊임없이 남의 말이나 행동을 홀깃거리며 주위를 맴돕니다.

따라서 눈치를 보는 사람은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눈치란 그런 게 아니라, 상대가 티를 내지 않더라도 주변 상황을 잘 파악하거나 상대의 感情(감정)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눈치 있는 사람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눈치 있는 사람은 상대를 配慮(배려)할 줄 알기 때문에 상대의 기분을 傷(상) 하지 않게 행동할 줄 압니다. 눈치 있는 사람은 가까이 있는 것을 귀중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눈치 있는 사람은 氣品(기품)있고 印象(인상)이 좋은 사람입니다.

결국은, 진짜 눈치 있는 사람은 감각 능력이 뛰어난 聰明(총명)한 사람을 말합니다. 2023년 새 해에는 눈치 보는 사람이 아니라, 눈치 빠른 聰明(총명)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성동저널은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2299-7770
  • ▶ 이메일 press@seongdongnews.com
  • ▶ 카카오톡 @성동저널
성동저널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정기후원인이 되어주세요.

매체명 : 성동저널
연락처 : 02-2299-7770
은행계좌 : 우리은행 1005-001-127703
예금주명 : 안병욱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성동저널 주요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