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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누워서 침 뱉기'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누워서 침 뱉기'
  • 성동저널
  • 승인 2023.03.07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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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唐(당) 나라 高宗(고종)의 황후였던 則天武后(측천무후)는 고종이 죽은 뒤 왕위에 오른 두 아들을 廢位(폐위)시키고 스스로 周(주) 나라를 세워 약 15년 동안 여왕으로서 권력을 휘어잡은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성 황제입니다.

그러한 則天武后(측천무후)의 신하들 중에 樓師德(누사덕: 630~699)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변방 요충지에서 근무하면서 아주 많은 공을 세운 인물이죠.

또한, 성품이 厚德(후덕)하고 仁慈(인자)하여 어떠한 無禮(무례)한 일이나 업신여김을 당해도 謙遜(겸손)의 태도를 결코 잃지 않으며 얼굴에 전혀 불쾌한 표정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樓師德(누사덕)에게 벼슬을 하는 동생이 있는데 어느 날 外職(외직)으로 나가게 되자 그 아우를 불러들여 嚴(엄) 하게 충고를 합니다.

"우리 형제가 다 같이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아 가문의 영광이긴 하지만, 이러하면 뭇 사람들의 괜한 시샘과 嫉視(질시)가 분명히 따를 것이라 예상되는데, 이럴 때 너는 어떻게 處身(처신)을 하겠느냐?"

그러자 동생이 대답합니다. "누가 만약 제 얼굴에 침을 뱉는다 하더라도 저는 화를 내지 않고 옷소매로 닦아 내겠습니다"

그러자 樓師德(누사덕)은 말합니다. "소매로 닦아내겠다고? 그리하면 오히려 상대방의 心氣(심기)를 건드려 그 행동 자체가 상대를 거스를 수도 있으니 그냥 마를 때 까지 기다려야 하느니라!" 라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唾面自乾(타면자건)의 유래입니다.

침을 잘못 뱉으면 輕犯罪(경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지울 수 없는 엄청난 不快感(불쾌감)을 유발하여 돌이킬 수 없는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할진대, 樓師德(누사덕)의 唾面自乾(타면자건)은 인내의 極致(극치)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늘을 보고 침 뱉기'라는 仰天而唾(앙천이타)는 茶山(다산) 丁若鏞(정약용)이 엮은 ‘耳談續纂(이담속찬)’에 나오는 말로 明(명) 나라 王同軌(왕동궤)라는 사람이 지은 耳談(이담)을 번역하여 한국 속담을 추가하여 수록한 책이 바로 耳談續纂(이담속찬)입니다.

상대에게 被害(피해)를 주기 위해 먼지를 날리는데 바람을 거슬러 먼지를 날리면 상대에게 이르지 않고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말과 비슷한 말입니다.

耳談續纂(이담속찬)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惡(악)한 자가 어진 사람을 해치는 것은 마치 하늘을 향해 침을 뱉으면 하늘에 닿지 않고 땅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누워서 침 뱉기"란 말도 있지만 仰天而唾(앙천이타)란 말은 상대를 향해 침을 뱉어서는 절대 안 되지만 그렇다고 상대가 모르게 하늘을 향해 침을 뱉어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상대가 앞에 있고 없고를 떠나서 상대의 사소한 欠(흠)을 잡아 凶(흉)을 보거나 상대의 잘못된 점에 대해 險談(험담)을 일삼으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에 자신에게 그대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직장인들이 술자리에서 上司(상사) 욕하는 것은 이미 기본 안줏거리 이듯이 술자리에서 남 욕하는 것은 茶飯事(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참된 人間關係(인간관계)를 重視(중시)하여 자신의 됨됨이를 먼저 되돌아본다면 남을 향해 침을 뱉을 이유가 全無(전무)할 것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세상에는 '누워서 침 뱉기'처럼 자신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온다는 것을 忘却(망각)하고 습관적으로 남의 險談(험담)을 일삼는 머저리들은 따로 있으니 이러한 사람에게 樓師德(누사덕)의 충고대로 인내의 極致(극치)를 실현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런 사람과는 차라리 관계를 멀리하는 것도 하나의 상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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