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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밥 한 그릇의 가치'
[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밥 한 그릇의 가치'
  • 성동저널
  • 승인 2023.04.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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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으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이 이야기는 劉 邦(유방)에게 兎死狗烹(토사구팽) 당한 것으로 유명한 韓 信(한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韓 信(한신)은 秦(진) 나라와 漢(한) 나라의 교체기에 楚(초) 나라의 項羽(항우)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붙였던 將軍(장군)이었습니다.

韓 信(한신)의 어린 시절은 평민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할뿐더러 行實(행실)도 不良(불량)스러워 누가 거들떠보는 사람도 없이 빈둥거렸습니다.

"한 끼의 밥을 얻어먹은 은혜를 갚다."라는 뜻인 一盤之恩(일반지은)은 중국 史記(사기) 淮陰侯 列傳(회음후 열전)에 나오는 고사입니다. 즉, 조그만 恩惠(은혜)도 잊지 않고 반드시 보답한다는 의미로 쓰이는데요, 韓 信(한신)이 출세하기 전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秦(진) 나라 말기에 淮陰(회음)이란 지역에서 無爲徒食(무위도식)하던 韓 信(한신)은 당시의 촌장 집에서 더부살이하면서 눈칫밥을 먹으며 생활하다가 자신의 한심한 처지를 깨닫고 촌장의 집을 떠납니다.

당시에 특별한 재주가 없던 그는 성 밖의 淮水(회수)에서 낚시로 세월을 보내는데 허탕 치는 날이 많아 굶는 날이 허다했습니다.

강가에서 빨래하던 한 노파가 측은한 마음에 굶주린 韓 信(한신)을 보고 며칠간 밥을 먹여주었습니다. 韓 信(한신)이 感之德之(감지덕지)하여 후일 이 은혜를 반드시 갚겠다고 하자, 노파는 '내 그대가 가엾어서 밥을 주는 것이지 어찌 보답을 바라고 그리하겠는가?' 라고 응답합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韓 信(한신)은 劉 邦(유방)의 군대에 들어가 대장군이 되어 중국을 통일하고 漢(한) 나라를 일으키는 데 큰 공을 세우게 됩니다.

漢(한) 나라가 세워지고 韓 信(한신)이 楚(초) 왕에 봉해졌는데 이때 韓 信(한신)은 빨래하는 노파를 찾아 음식을 대접하고는 千金(천금)을 하사해서 몇 끼의 밥을 얻어먹은 恩惠(은혜)에 보답하여 一飯千金(일반천금)이라는 말이 유래되었고 밥 한 끼의 은혜를 보답했다고 해서 一盤之恩(일반지은)이라고 한 것입니다.

남에게 恩惠(은혜)를 입었으면 갚아야 하는 것이 通例(통례)이며 當然之事(당연지사)입니다.

사람은 제아무리 잘났어도 혼자 살 수는 없습니다. 부모의 혈육으로 태어나 가족 품에서 자라고 성장해서는 사회와 국가의 테두리 안에서 삶을 營爲(영위)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살면서 은혜를 입은 사람들이 많으나 그러한 은혜를 우리는 쉽게 잊어버리니 문제입니다. 심지어 은혜를 갚기는커녕 害(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물고기를 잡은 뒤 통발의 고마움을 잊는다는 得魚忘筌(득어망전)도 아니 되는 상황인데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兎死狗烹(토사구팽)은 그야말로 恩惠(은혜)를 怨讐(원수)로 갚는 경우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사람을 구하면 怏憤(앙분)을 하고 짐승을 구하면 恩惠(은혜)를 한다"는 말은 恩惠(은혜)를 아는 짐승보다도 못한 인간을 꼬집는 말입니다.

"물에 빠진 놈 건져내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恩惠(은혜)를 입고서도 생트집을 잡는 못된 인간이 있기에 예로부터 이러한 말이 이어져 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남에게 아주 작은 恩惠(은혜)를 입었더라도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이야말로 큰 보답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습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확연히 다르듯이 아쉬울 때는 납작 엎드려 설설 기며 도움을 청하고 상황이 바뀌면 고개부터 뻣뻣해지는 사람은 되도록 피해 가는 것이 上策(상책)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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