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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새내기 공무원의 특별한 '시보' 해제기
성동구 새내기 공무원의 특별한 '시보' 해제기
  • 백진아 기자
  • 승인 2023.04.2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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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공무원들이 시보 해제된 기념으로 작은 축하파티를 열어 밝게 웃는 이 주무관의 모습
선배 공무원들이 시보 해제된 기념으로 작은 축하파티를 열어 밝게 웃는 이 주무관의 모습

[성동저널 백진아 기자] 성동구(구청장 정원오)에서는 신규 임용 공무원의 시보 해제를 기념해 관행처럼 이어진 '시보 떡 돌리기' 문화 대신 선배 공무원들의 특별한 축하 행사가 열렸다.

지난 4월 중순 성동구 지속발전도시과 사무실에서는 근무시간이 끝난 이후 비밀스러운 회의가 열렸다.

바로 다음 달 시보가 해제되는 이승진 주무관을 축하하는 비밀 이벤트를 해주기 위함이다.

‘시보’란 공무원 임용후보자가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이전에 거치는 일종의 수습 기간으로 6개월의 시보 기간이 끝나면 '진짜 공무원'이 된다.

이러한 시보가 해제되는 날에 신입 공무원이 선배 공무원들에게 떡을 돌리는 문화가 오랫동안 있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보 떡 문화'가 일종의 갑질로 지적돼 화제가 되면서 이런 관행을 개선하라는 장관의 지시까지 내려온 바 있다.

이에 성동구에서도 '시보 해제 떡 돌리기 관행'을 없애고자 선배 공무원들이 시보가 해제되는 날 신입 공무원에게 축하하는 의미로 작은 파티를 계획했다.

이날 파티의 주인공인 이 주무관은 사실 지속발전도시과에서도 특별한 직원이다.

그는 선천적 유전병으로 시각 장애가 있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 업무를 하나라도 더 찾아내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직원'이기 때문이다.

선배 공무원들은 사무실을 예쁜 풍선으로 꾸미고 작은 기념식을 열었는데, 이 주무관 역시 아무도 몰래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 주무관이 정성껏 만든 상장을 선배 공무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주무관이 정성껏 만든 상장을 선배 공무원들에게 전달했다

그것은 바로 함께 일하는 선배 공무원들에게 한 명 한 명의 특징과 그간 고마웠던 점을 기억해 손수 상장과 색종이 왕관을 만들어 '우리들만의 시상식'을 마련한 것이었다.

재미난 말과 관심으로 자꾸 찾게 만든 선배님에게 '새우깡상,' 물건을 잘 고치는 다재다능 선배에게 '맥가이버상', 직원들의 질문에 늘 친절하게 답해주는 선배에게 '마더 테레사상', 시각장애인의 불편한 점을 곁에서 바라보고 도와주는 선배에게 '자비스상' 등을 수여했다.

예상지도 못한 상을 받은 선배 공무원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때로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이 주무관이 ‘진짜 공무원’이 된 것을 축하했다.

구 관계자는 “시보 해제 혹은 진짜 공무원 되는 날에 누가 대접받고, 누가 준비하고 이런 것을 정해놓는 것은 아니다”며 “선배 공무원들은 정식 공무원이 되었음을 축하하며 앞날을 격려해주고, 신입 공무원은 축하를 받는 동시에 든든한 멘토가 되어준 선배님들과 기쁨을 함께 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서로 축하해주고 감사해하는 이 날의 작은 이벤트가 공무원 시보해제 문화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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