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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시대를 거스르다'
[기고]-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시대를 거스르다'
  • 성동저널
  • 승인 2023.05.11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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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중국 南北朝時代(남북조시대) 때 宋(송) 나라 范曄(범엽)이 쓴 ’後漢書(후한서)‘에 이러한 말이 나옵니다.

바로 跋扈(발호)라는 말인데요, 이 말은 梁冀(양기)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梁冀(양기)는 두 여동생을 皇后(황후)로 앉히고 막강한 外戚(외척)으로 橫暴(횡포)를 부려 皇帝(황제)마저도 자기 입맛대로 갈아 치우는 暴惡(포악)한 기질의 소유자였습니다.

이를테면, 제8대 順帝(순제)가 세상을 뜨자 質帝(질제)를 즉위시켰는데요, 이때 質帝(질제)의 나이가 8세였습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聰明(총명)한 質帝(질제)의 눈에 外戚(외척)으로 橫暴(횡포)를 부리는 梁冀(양기)가 눈엣가시로 거슬려 두통거리였습니다.

이에 質帝(질제)는 조정회의 때 신하들에게 이분이 "발호장군이로군(批跋扈將軍也)"라고 하면서 비꼬아 말했는데요, 냇가에 쳐놓은 통발을 마구 뛰어넘는 큰 물고기처럼 제멋대로 행동하거나 位階秩序(위계질서)를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할 때 쓰여 跋扈(발호)라는 말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때부터 權勢(권세)를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뛸 때 跋扈(발호)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일 이후로 梁冀(양기)는 質帝(질제)를 미워하기 시작해 殺害(살해)하기로 결심합니다.

결국, 측근을 敎唆(교사)하여 왕이 먹는 떡에 毒(독)을 넣어 毒殺(독살)합니다.

이후 등극한 桓帝(환제)의 王妃(왕비)이자 여동생 梁 皇后(양 황후)가 세상을 뜨자 勢力(세력)을 잃고 沒落(몰락)의 길로 떨어집니다.

결국, 왕의 명에 따라 일족이 모조리 목이 잘린 채 저잣거리에 내다 버려지는 極刑(극형)에 처합니다. 재산 또한 沒收(몰수) 당하였는데 몰수한 梁冀(양기)의 재산을 재정에 충당하자 세금이 반으로 줄어들 정도였다니 梁冀(양기)의 橫暴(횡포)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跋扈(발호)라는 말은 대체로 좋은 쪽보다 나쁜 쪽으로 많이 쓰이는 말인데요. '외척이 발호하다' '도적 떼가 곳곳에서 발호하다' '從北勢力(종북세력)이 암암리에 발호하다' 등등 걸리적거리는 어떤 障碍(장애)도 밟아버리고 猖獗(창궐)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70년대 막걸리 선거가 跋扈(발호)하고 있습니다. 못 살고 못 먹었던 그때 그 시절 선거철만 되면 정자나무 그늘아래 막걸리판이 벌어지고 운 좋게는 고무신을 선물(?)로 받았던 시절 말입니다.

후보자의 정견발표나 인물 됨됨이는 둘째 치고 푸짐하게 막걸리 판을 벌여주고 동네에 말발 세가 있는 사람에게는 고무신도 선물하는 그때 그 시절의 선거풍토가 跋扈(발호)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휴머니즘이 있었습니다. 평소 구경 못한 삶은 돼지고기나 두부를 안주 삼아 표주박에 막걸리 한 잔씩 돌리며 나름 정치판에 열을 올리며 토론했던 그 시절 말입니다.

이러한 막걸리 선거가 점점 싹을 틔워 곳곳에서 부정‧금권 선거가 橫行(횡행)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不正選擧(부정선거)가 사라지기 시작한 때가 80년대에 改憲(개헌)하며서 選擧法(선거법)이 바뀌고 여‧야가 자체 감시망을 두고부터입니다.

이후 검찰과 경찰의 단속이 强化(강화)되고 심지어 부정선거가 발각되어 의원직을 喪失(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金權 選擧(금권 선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렇듯 자취를 감췄던 돈 봉투가 天地開闢(천지개벽)한 현 세상에 도로 나타났으니 대낮에 뻔뻔스럽게도 도적질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1야당 당내 선거에서 돈 봉투를 뿌려 순수한 민주주의 정신을 破壞(파괴)하고 있습니다. 봉투 하나당 많게는 600만 원에서 50만 원까지 등급별로 나뉘어 암암리에 뿌려졌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녹음되면서 발각된 것입니다.

金權 選擧(금권 선거)가 또다시 跋扈(발호)하는 亡國(망국)의 行態(행태)를 철저히 수사하여 拔本塞源(발본색원)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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