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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상이 된 ‘묻지마 칼부림’... 특별 치안대책 서둘러야
[기고] 일상이 된 ‘묻지마 칼부림’... 특별 치안대책 서둘러야
  • 성동저널
  • 승인 2023.08.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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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ㆍ칼럼니스트
박근종 작가ㆍ칼럼니스트
박근종 작가ㆍ칼럼니스트

[성동저널] 지난 7월 21일 오후 2시 7분쯤 서울 지하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흉기 난동을 부려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기도 성남 분당 서현역의 한 백화점에서 또다시 불특정 다수 일반 시민을 상대로 살상을 저지르는 ‘묻지 마 흉기 난동’ 범죄가 속출하면서 국민 불안이 더 심각해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와 시간대에 특별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저지른 충격적인 범죄다. 특히 신림역 사건 이후 ‘모방범죄’ 예고가 잇따른 가운데 선진국 가운데서도 치안만큼은 좋기로 소문난 우리나라가 어쩌다 시민의 일상이 불안한 공포사회가 됐는지 몹시 안타깝다.

국내 치안에 구멍이 생기자 경찰은 사상 유례없는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8월 4일 오후 긴급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국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흉악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다.”라며 “흉기소지 의심자와 이상 행동자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선별적으로 검문검색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뒤질새라 법무부도 ‘묻지마 범죄’ 예방책으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공권력의 물리적 대응과 형사처벌 강화만으로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를 막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범죄의 배후에 숨어있는 ‘사회적 원인’도 살펴봐야 한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겪는 실패와 좌절, 그로 인한 사회적 박탈감 등이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적대감으로 발현되는 것이 ‘묻지마 범죄’의 특성이다. 공권력의 강경한 대응을 넘어서는 다각도·다층적 예방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특히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내용의 보도를 지난 7월 27일(현지 시각) 기록적 폭염과 이상기후,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세계 각국에서 정세불안과 폭동, 사회불안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해 눈길을 끈다.

영국의 위기관리 컨설팅 업체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는 올해 3분기 글로벌 사회불안 지수가 2017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업체의 히메나 블랑코 수석 분석가는 폭염과 생활비 상승을 가장 큰 이유로 꼽으면서 “높은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특히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정신건강을 체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우선 여러 사건의 개별적, 구조적 원인을 파헤쳐 우리 사회 어느 부분이 병들어 있는지 정확한 진단부터 시작해야 한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사회는 경제발전도 국민행복도 사상누각에 그칠 뿐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국가가 시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충분히 투자하고, 양극화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엄벌주의에만 의존해서는 모방범죄를 잠깐 막는 데 그칠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약자를 돌보지 않는 사회가 치르는 값비싼 대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작금의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이 된 ‘묻지마 칼부림’ 테러, 모방범죄를 막고 예방할 비상한 ‘특별 치안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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