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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봄 꿩은 왜 스스로 우는가?’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봄 꿩은 왜 스스로 우는가?’
  • 성동저널
  • 승인 2024.04.22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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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인간이 사회생활을 영위하면서 으뜸으로 여기는 것 중의 하나가 믿음입니다.

믿을 信(신)에는 소식 또는 편지란 뜻도 있습니다. 그래서 通信(통신)이라 하고 번개처럼 소식을 전한다고 電信(전신)이라고 합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얼음이 녹고 꽃피는 시절 봄이 오면 春信(춘신)이라고 하며 꽃이 피는 것을 알린다고 花信(화신)이라고 합니다.

봄철에 피는 온갖 꽃에 스치는 바람은 이른바 花信風(화신풍)이란 멋진 이름을 붙였습니다.

모두 믿을 신(信) 자를 쓰고 있는데 믿음은 인간의 德目(덕목) 중에 제일이기도 하며 소식이란 반가운 뜻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봄 꽃이 더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은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기 때문에 인정합니다.

가끔 花信風(화신풍)이 심술을 부릴 때가 있는데 必然的(필연적)으로 따르는 바람의 시샘을 잘 견디고 이겨낸 結果(결과)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좋은 시절이 이어지리라는 희망에 들떠 있다가도 자칫 방심하여 된서리를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春凍骨頭秋凍肉(춘동골두추동육) '봄 추위는 뼈가 시리고 가을 추위는 살갗이 시리다'는 말인데 봄 추위에 독감으로 병원 신세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꽃샘추위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듯이 봄이 왔다고 마음이 들떠 있다가 된서리 맞아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겪듯이 꽃샘바람에 꽃이 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로 받아들여 시샘의 세월에 잘 대비해야 합니다.

봄 꿩(春雉)은 스스로 운다(自鳴)는 春雉自鳴(춘치자명) 이란 말을 소개합니다.

'봄 꿩은 제 울음에 죽는다.'라는 속담에서 나온 말인데요, 꿩은 봄의 産卵期(산란기)에 스스로 울어 댑니다.

그래서 자기의 위치를 사냥꾼에게 알리는 꼴이 되어 죽게 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봄 개구리가 시끄럽게 울어대니 자기 위치를 알려 뱀에게 잡혀먹히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것입니다.

꿩에 대한 속담은 뜻밖에 많습니다. 우둔한 사람을 새대가리라고 놀리는데 사실 꿩을 가르키는 것입니다.

"꿩은 급하면 머리만 풀섶에 감춘다“는 속담 때문이죠. 이말은 藏頭露尾(장두노미)와 같은 말입니다. "봄 꿩은 제바람에 놀란다" "꿩 구워 먹은 소식" "꿩 먹고 알 먹고" "꿩 대신 닭" 등등 비유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봄이 오면 스스로 우는 꿩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하나 소개합니다.

"수풀 속의 꿩은 개가 내몰고, 오장 속에 있는 말은 술이 내몬다"라는 속담입니다.

즉, 숨은 꿩은 개가 찾아내 내몰지만 사람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속내는 술에 취하면 나온다"는 뜻의 교훈입니다.

마치 봄 꿩이 스스로 울어 사냥꾼의 표적이 되듯이 술에 취하면 스스로 속내를 모두 發說(발설)해 제 허물을 드러내는 꼴이 되어 '제 무덤 자기가 판다'는 이야기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제 무덤 자기가 판다'라는 속담이 통하는 것은 앞뒤 생각 없이 주절거리거나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순간적인 쾌락을 추구하거나 이성적인 판단보다 욕심에 이끌려 바른길을 놔두고 그른 길로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제 무덤 자기가 판다'라는 속담을 좀 더 폭넓게 해석하는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온갖 거짓으로 진실을 隱蔽(은폐)하고 순간을 謨免(모면)하기 위해 術數(술수)를 부리는 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善(선)을 惡(악)으로 제압하려는 사람 不義(불의)로 正義(정의)를 抑壓(억압)하려는 사람 사회적 弱者(약자)를 腕力(완력)으로 지배하거나 업무적이나 직책상 상대적으로 弱者(약자)일 수밖에 없는 사람 위에 君臨(군림)하여 뻣뻣한 자세로 뭔가를 행세하려는 사람 순간적인 快樂(쾌락)에 眩惑(현혹)되어 判斷力(판단력)의 不在(부재)로 자기의 미래를 망치는 경우 등등 바로 이러한 사람은 제 무덤 자기가 파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因果應報(인과응보)에 의해 언젠가는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봄철에 아름답고 화사하게 피어오르는 꽃을 꽃샘추위가 猜忌(시기)하듯이 인생살이 하다 보면 가만히 있어도 挫折(좌절)과 試鍊(시련)이 따르는 경우가 있는데 하물며 누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봄 꿩처럼 스스로 울어 苦難(고난)을 自招(자초)해서야 되겠습니까?

고로, 안 해도 될 말을 입 밖으로 끄집어내거나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순간을 謀免(모면)하기 위한 거짓이나 僞善(위선)으로 쓸데없는 試鍊(시련)을 겪으며 사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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