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인공지능 돌봄 추진... 만족도 95%
치매 의심자 전문의 진료... ‘인지상담소’ 운영
성동저널 윤종철 기자 = 2025년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같은 수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으로 어르신들의 노후생활 지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그럼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기본 전제는 뭘까. 바로 건강과 주거다.
특히 안전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어르신들이 건강을 위협하는 주거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2020) 결과,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현재의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원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노후한 주택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된 채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이나 독거 어르신 등의 경우에는 더욱 이같은 환경에 방치돼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성동구(구청장 정원오)는 올해 관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성동형 AIP 주거개선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끈다.
이 사업은 어르신의 신체 건강 상태와 생활 및 행동 특성에 맞게 주택을 개조하고 안전용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안전손잡이와 미끄럼방지시트, 점소등리모콘 등 낙상방지 안전용품을 어르신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요자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더욱이 이 사업은 장기요양등급 여부나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필요한 어르신이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구는 연 최대 600가구를 시작으로 향후 총 2000가구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구는 지난 2019년 전국 최초 인공지능 스피커 ‘아리아’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와 전문의 진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찾아가는 치매검진 서비스 등도 제공하며 건강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 성동구가 어떤 지원사업들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봤다.
◆ 어르신 ‘낙상위험 제로’
올해 성동구는 어르신 낙상 위험 제로를 위해 ‘성동형 에이징 인 플레이스 주거개선 사업(AIP)’을 추진한다.
연 최대 600가구를 대상으로 총 7억5000만원을 지원할 방침으로 전국 최대 규모다. 향후 총 2,000가구 지원이 목표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는 지역사회에서 가능한 한 오래 건강한 노후를 보낸다는 개념으로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채택한 고령친화도시의 대표적인 지침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노인실태조사(2020)에 따르면 어르신 10명 중 8명은 건강을 유지할 경우, 현재의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화를 앞둔 우리나라의 경우 ‘에이징 인 플레이스’는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러나 어르신의 낙상 등을 방지하기 위한 주거개선사업은 현재 15개 지역에서 시행 중인 ‘장기요양 재가노인주택 안전환경조성 시범사업’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자가(自家) 거주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등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에 구는 정부 사업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성동형 AIP 주거개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한국해비타트와 협력해 장기요양등급 여부 및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어르신의 신체 건강 상태와 생활 및 행동 특성에 맞게 주택을 개조하고 낙상방지 안전용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65세 이상 어르신의 소득, 연령, 돌봄 필요 정도를 고려해 선정한다. 지원 물품과 시공 항목도 어르신의 의견을 반영해 수요자 맞춤형으로 선정한다.
낙상방지 안전용품은 안전손잡이, 미끄럼방지시트, 점소등리모콘 등 낙상 방지에 필수적인 3종의 물품을 기본으로 하고, 안전보행기(실버카) 등을 추가해 50만원 상당의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낙상방지 집수리는 문턱 제거, 출입문 교체, 욕실 및 부엌 등의 시공 항목을 정해 500만원 범위 내에서 지원한다.
‘성동형 AIP 주거개선사업’은 이달 30일까지 성동구청 누리집 새소식 또는 어르신장애인복지과 및 주택정책과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동시에 구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을 빠짐없이 지원하기 위해 성동노인종합복지관, 사회적협동조합 성동돌봄과 함께 대상자 발굴에도 나설 예정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집은 어르신이 지역사회에서 노후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며 “일상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낙상위험 제로를 시작으로 어르신이 익숙한 곳에서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좋은 성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AI 스피커’ 돌봄 공백 최소화
성동구에서는 어르신 말벗 되어 주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위기 상황에서 어르신들의 생명까지도 지킨다.
구는 인공지능(AI) 스피커(아리아)를 활용해 독거어르신, 중장년 1인가구에 안부확인 등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돌봄 ‘행복커뮤니티’ 사업을 추진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앞서 구는 지난 2019년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 스피커 ‘아리아’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인 ‘행복커뮤니티’ 사업을 시작했다.
돌봄 대상자 가정에 말벗 기능을 하는 인공지능 스피커(아리아)를 설치한 후, 통합관제센터(행복커뮤니티 ICT 케어센터)에서 위험상황을 모니터링해 고독사 등 위기 상황을 사전 예방한다.
스피커 사용 빈도를 파악해 비상 상황이 감지되면 케어매니저가 대상자 가구를 방문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 대상은 관내 독거 어르신 및 중장년 1인가구로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위험이 있는 가구를 우선하여 서비스를 지원한다. 올해는 총 400가구를 지원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 ‘아리아’는 음악감상, 뉴스, 날씨, 대화 등의 기능을 통해 홀로 외롭게 지내는 1인 가구를 위한 정서적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이용자가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살려줘’, ‘도와줘’ 등을 통해 119에 연결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역별 맞춤 소식과 건강 관리 정보를 알려주는 ‘정보 제공’ 콘텐츠(2종) ▲치매 조기 선별 검사 및 인지훈련 강화를 위한 ‘치매 예방’ 콘텐츠(3종) ▲감동적인 사연과 수면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들려주는 ‘오디오’ 콘텐츠(2종) 등 총 7개의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400명의 이용자가 8만1188건(누적)의 콘텐츠를 이용했다. 그중에서 ‘치매 예방’ 콘텐츠 이용 건수(1만75건)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인공지능 돌봄 기능은 대상자의 정서적인 안정,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 시행 1년 후인 2020년 실시한 분석조사 결과, 평균(30일 후, 9개월 후) 행복감은 7% 증가, 고독감은 4% 감소하는 등 이용자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화 서비스인 ‘치매 예방’ 콘텐츠를 60일간 이용한 대상자의 경우, 이용 전후 작업기억은 16%, 장기기억력은 15%, 언어 유창성은 10%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이용자 전체(379가구)의 95%가 서비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이용자 전원이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 24시간 빈틈없는 스마트 돌봄
한편, 구의 통합관제센터(행복커뮤니티 ICT 케어센터, 성수동 소재)에는 위기신호 관제, 전문 심리상담 제공을 위한 상담사 등 총 6명의 인력이 갖추어져 있다. 야간 및 휴일에는 별도의 관제팀을 운영하는 등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관제 담당자는 아리아 미사용 기간, 대상자의 부정 발화 등을 실시간 수신하여 위기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상자의 안부를 확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 전문 심리 상담사에게, 응급상황이 우려되면 소방서(119)를 연계하여 위기 상황에 즉각 대응한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1만 8,822건의 안부 확인, 218건의 심리상담 연계, 312건의 긴급 SOS 서비스를 제공했다.
접수된 긴급 SOS 요청을 분석해 보면 119 연계 및 현장 구조된 건은 36건으로, 그중 19건(52%)은 이른 아침 또는 늦은 밤, 새벽(09:00~18:00 이외) 시간대에 발생하여 24시간 운영이 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이용자의 만족도도 높다. 긴급 SOS 서비스를 경험한 대상자의 경우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며, 이전보다 더 긴 시간, 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 위험 상황 발생 시를 가정했을 때 92%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응답했다.
그 밖에도 구는 ‘함께해요 안부확인’, ‘스마트플러그 서울살피미앱’, ‘굿모닝콜 인공지능(AI) 안부확인서비스’ 등 다양한 스마트 돌봄 사업을 통해 현재 4,000가구 이상의 취약계층에 맞춤형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방문 및 ICT를 활용한 어르신 안부확인 서비스’ 사례로 행정안전부‧한국행정연구원 공동주관의 제1회 정부혁신 평가에서 ‘최고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행복 커뮤니티’ 사업을 통해 돌봄 인력의 부담은 덜면서도 서비스의 수혜 대상을 넓히는 일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첨단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복지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추진하여 스마트 포용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동네에서 무료 치매검진
구가 지난 15일 성수1가제2동을 시작으로 오는 7월까지 석 달간 동주민센터 순회 치매검진 프로그램인 ‘2024 찾아가는 인지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인지상담소’는 성동구 17개 동주민센터를 거점으로 인지선별검사를 시행해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 의심자에게 신경심리검사와 전문의 진료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무료 치매검진 서비스다.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검진을 원하는 주민은 거주하는 동과 상관없이 동별 검진 일정에 따라 신분증과 필요시 보청기, 돋보기 등을 지참하여 가까운 동 주민센터로 방문하면 된다.
각 동마다 이틀씩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되며, 자세한 동별 일정 및 치매검진 관련 문의는 성동구치매안심센터로 전화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한편, 구 치매안심센터에서는 거동 불편자를 위한 원격진료 서비스를 비롯해 맞춤형 사례관리, 치매환자 및 가족지원 사업, 치매인식개선 사업, 치매안심마을 운영 등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맞춤형 치매통합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치매의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기억력 검사가 필요하다”며 “이번 찾아가는 인지상담소를 통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치매검진을 받고 인지건강을 확인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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