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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 성동저널
  • 승인 2024.06.04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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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전 세계에서 애완동물로 개 다음으로 인기리에 사육되고 있는 것이 바로 고양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굶주리고 배고픈 옛적에 귀중한 곡식을 훔쳐먹는 쥐는 공공의 적입니다. 이러한 쥐를 잡는 고양이는 그만큼 고마운 존재였죠.

그러나 고마운 존재라고 여기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오죽하면 "며느리 덕과 고양이 덕은 알지 못한다"라는 속담이 있었겠습니까?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란 뜻을 가진 '猫項懸鈴(묘항현령)'이란 말이 있는데요,

불과 십오일 만에 완성하였다고 하여 十五志(십오지)라고도 불리는 旬五志(순오지)에 이 말이 실려 전해지고 있습니다.

旬五志(순오지)는 조선 인조 때의 학자이며 詩評家(시평가)인 홍만종의 문학평론집인데 여러가지 '이야기와 속담' 등을 기록한 책으로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어느 날 쥐들이 모여 회의를 합니다. '곳집을 뚫고 들어가 쌀을 저장한 쌀광에서 살면 평생 배불리 먹으며 기름지게 살 수 있을 텐데, 저놈의 고양이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며 서로가 울분을 토합니다.

그러자 늙은 쥐 한 마리가 나서서 말하길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우리가 방울 소리를 듣고 미리 피신하면 됩니다" 이 말을 듣고 모두가 좋은 의견이라며 좋아합니다.

이에 대장 격인 쥐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럼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습니까?"라며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러자 모든 쥐가 입을 꾹 다물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때부터 묘책이기는 하나 매우 어려운 일로 실천할 수 없을 때 猫項懸鈴(묘항현령)이란 말을 쓰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이를 헤쳐나갈 묘안과 묘수는 많으나 이처럼 실행에 옮길 수 없이 탁상공론에 그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국민연금 개혁'입니다. 연금이 2055년이면 완전 고갈된다고 합니다. 통계청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2025년이면 65세 이상의 국민이 5명 중 1명이라고 합니다. 불과 1~2년 후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다는 뜻이죠.

따라서 국민연금도 2039년이면 적자로 전환하여 2055년이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다고 하니 개혁의 필요성은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려면 적금액을 대폭 올려서 재정을 확충하거나, 아니면 현재 지급하고 있는 연금액을 줄여서 지출금액을 현저히 절감하든지, 아니면 수급연령을 70세 이상으로 대폭 늦추는 등 몇 가지 방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적금액 인상은 가용 연령의 부담이 증가하고, 그렇다고 연금 지급액을 감액하자니 복지혜택 후퇴라고 국민의 저항이 따를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급연령을 대폭 늦추면 어르신들이 자리털고 일어나 분기탱천할 것입니다.

그야말로, 묘책이라고 할 것도 없이 답은 명확하게 나와 있는데 猫項懸鈴(묘항현령)처럼 고양이의 목에 방울은 과연 누가 달 수 있을까요?

표를 의식한 選良(선량)들이 몰매를 맞으며 적극 나설 리는 만무합니다. 그래서 여‧야가 서로 미루는 핑퐁게임을 하는 것 아닙니까?

하물며 전문가들도 정답이 뻔히 나와 있으면 정답대로 하면 문제가 될 리 없지만, 연금개혁 만큼은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모두를 만족하게 할 정답은 없습니다. 더욱이 연금개혁은 정당의 유‧불리를 따지는 정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여‧야의 정치권은 정쟁을 일삼을 게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을 속히 마련하고, 국민도 대폭 양보해 어떤 형태로든 타협해야만 합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가래'로 막을 것을 방치하면 나중에 '불도저'로도 막지 못하니 하루속히 손을 써야 함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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