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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口蜜腹劍(구밀복검)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口蜜腹劍(구밀복검)
  • 성동저널
  • 승인 2021.02.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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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는 꿀을 머금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살다 보면 참 별의별 사람이 다 있지만 겉과 속이 달라 表裏不同(표리부동)하고 假飾的(가식적)인 사람은 무엇보다도 신뢰를 잃어 모두에게 忌避(기피) 대상임은 틀림없습니다.

口蜜腹劍(구밀복검)은 겉으로는 꿀처럼 달콤한 말로 親(친) 한 척하며 다가오지만 내심으로는 陰害(음해)할 생각을 하거나 돌아서서 헐뜯는 것을 比喩(비유)한 말입니다.

중국 南宋(남송) 말에서 元(원) 나라 초까지 활약하던 曾先之(증선지)가 편찬한 古事(고사) 十八史略(십팔사략)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唐(당) 나라 玄宗(현종)은 治政(치정) 초기에는 정치적 흐름의 어려움을 바로 잡고 안정된 사회를 이룩한 인물로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楊貴妃(양귀비)의 美貌(미모)에 홀려 정치를 멀리하고 酒色(주색)에 빠져 들기 시작합니다.

그 무렵 李林甫(이임보)라는 간신이 있었는데 玄宗(현종)의 비위만을 맞추면서 절개가 곧은 신하의 忠言(충언)이나 백성들의 諫言(간언)이 玄宗(현종)의 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언젠가는 비리를 彈劾(탄핵)하는 御使(어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폐하께서는 名君(명군)이시오. 그런데 우리 신하들이 무슨 아뢸 말이 있겠소이까?

저 궁전 앞에 서있는 말을 보시오. 어사도 저렇게 잠자코 있으시오. 만일 쓸데없는 말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소“

이런 식으로 협박하여 신하들의 입을 봉해 버렸습니다.

설령 直言(직언)을 하고 싶은 선비가 있을지라도 玄宗(현종)에게 접근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임보는 현명한 사람을 미워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질투하여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배척하고 억누르는 성격으로 陰險(음험)하여 말은 달콤하게 하지만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라고 세간에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어쨌든, 이임보가 죽고나서 양귀비의 일족인 楊國忠(양국충)이 재상이 되었는데 재상이 되자마자 이임보의 죄목을 하나하나 들어 현종에게 낱낱이 고하자, 그제야 크게 깨달은 玄宗(현종)은 명령을 내려 이임보 생전의 관직을 모두 박탈하고 敗家亡身(패가망신)을 시키며 剖棺斬屍(부관참시)의 극형에 처했습니다.

요즘 세상이 뒤숭숭하니 믿을 사람이 없다고들 합니다.

왜냐하면, 겉으로는 善(선) 한 척, 親(친) 한 척, 상대방을 委(위)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자기의 利益(이익)을 채우려고 緻密(치밀)하게 계산된 親分關係(친분관계)를 維持(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겠죠.

이런 사람은 가깝게 지낼 때는 한 없이 좋아 보이지만 어떠한 사소한 일로 인해 사이가 벌어지면 가장 큰 적으로 돌변하는 예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서로에게 條件(조건)을 充足(충족)시켜 주는 사람이 좋은 것이 아니라 서로를 條件(조건) 없이 配慮(배려)하고 아껴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 것입니다.

아니, 무엇보다도 내가 먼저 그러한 사람이 되려고 부단한 努力(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랫사람에게 下待(하대)하고 자기보다 못하다고 느끼면 함부로 막 대하면서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나 높은 자리에 있거나 利用價値(이용가치)가 있다 싶으면 앞에서 알랑방귀를 뀌는 허접한 사람이 많은데 바로 이러한 사람이 口蜜腹劍(구밀복검)인 사람입니다.

맑은 영혼을 가진 자는 매사 부끄럼 없이 떳떳합니다.

평소 떳떳하면서도 仁慈(인자)한 마음을 품고 그 어느 누구를 대하여도 有不利(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思慮(사려) 깊은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요컨대, 나 자신의 진짜 속마음은 과연 어떠한지 혹시, 表裏不同(표리부동)한 면은 없는지, 스스로 良心(양심)의 거울에 비추어 보아 한 번쯤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습니다.

좀 더 眞率(진솔)하고 좀 더 깊은 對人關係(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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