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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신접종과 착시현상
[기자수첩] 백신접종과 착시현상
  • 성동저널
  • 승인 2021.03.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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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철 한강타임즈 기자
윤종철 한강타임즈 기자

[성동저널] 우리의 뇌는 종종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와는 다르게 느끼는 것으로 정확한 사실 판단에 실패하는 것이다. 이러한 착각 중 시각에서 일어나는 것을 ‘착시현상’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제주도 도깨비 도로다. 도로에 세워둔 자동차가 신기하게도 스스로 언덕으로 올라가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사실은 내리막길을 오르막길로 착각하는 것이다.

이같은 착시현상은 비단 시각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크기가 작은 양동이와 큰 양동이에 같은 양의 모래가 들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은 양동이가 더 무겁다고 느낀다.

이는 양동이의 크기를 보고 작은 양동이가 가벼울 것이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무거워 작은 양동이 무게를 뇌가 본능적으로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를 인지적 착시현상이라 부른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놓고 이같은 인지적 착시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성동구의 경우 서울시 제1호 백신예방접종센터를 개소하고 오는 4월1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예정에 있다.

문제는 구에서 해당 어르신 가정을 찾아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지만 접수율이 생각보다 저조하다는 점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백신에 대한 불신이다. ‘백신을 맞으면 젊은이들도 2~3일은 앓아 누워야 한다는 데’라는 생각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백신 접종자에 휴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정부 측의 설명도 이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인지적 착시현상이다.

사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백신 접종자는 70만3612명에 이른다. 이중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총 9932건으로 접종자 수 대비 1.42%다.

이 중에서도 99% 가까이가 일반 예방접종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단순 이상반응 사례며 사망 신고사례 16건 역시도 현재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은 없다.

크게 잡아도 10만명 중 1명에게서 이상 상황이 발생할까 말까한 상황인 셈이다.

현재 성동구 75세 이상 접종 대상자는 총 1만9115명으로 확률상으로 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이에 반해 성동구 코로나19 확진자는 24일 기준 815명으로 사망자만도 13명에 이른다. 100명 중 2명 꼴이다. 오늘도 내 주변에는 매일 4~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양동이가 휠씬 크지만 단 1%의 불신이 작은 양동이를 더 무겁게 보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백신 접종은 나는 물론이고 내 가족과 내 아이의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다. 이런 점에서 백신 접종의 이같은 착시 현상은 무척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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