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雁行避影(안행피영)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雁行避影(안행피영)
  • 성동저널
  • 승인 2021.05.18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러기처럼 날고 그림자를 피하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우리가 예로부터 익히 들어봄 직한 君師父一體(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승의 은혜는 임금이나 아버지와 같음을 비유하는 말로 자식을 보는 눈은 아비만 한 눈이 없고 제자를 보는 눈은 스승만 한 눈이 없다는 말처럼 자식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부모가 가장 잘 알 것이고 가르침에 대한 것은 당연히 스승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雁行避影(안행피영)이라는 이 말의 유래는 중국 道家(도가)의 사상가인 莊 子(장자: BC 369년~289년경)의 外篇(외편) 天道(천도)에 나와 있는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유래를 살펴보면 고대 중국의 왕조 周(주)나라 때 士成綺(사성기)라는 사람이 춘추시대의 사상가 老子(노자)를 찾아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당신이야말로 聖人(성인)이라는 말을 듣고 천 리 길도 마다치 않고 찾아와 무려 백일 동안을 지켜봤는데 당신은 聖人(성인)이 아닙니다“

"나물을 쥐구멍에 내다 버렸다고 누이동생을 내쫓으니 어진 사람이 아니고 음식이 날것이든 익힌 것이든 쌓아두지 않습니까?"라며 트집을 잡고 나무라자 老子(노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그 다음 날 老子(노자)는 다시 찾아온 士成綺(사성기)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남이 나를 聖人(성인)이라 했을 뿐 내가 聖人(성인)이라 자처한 적은 없소. 그대가 나를 소라고 했으면 소이고, 말이라 불렀다면 나는 말이라 했을 것이오. 그 이름을 받지 않으려 한다면 나는 화를 두 번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오"

이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士成綺(사성기)는 부끄러워 기러기처럼 옆으로 걷고 老子(노자)의 그림자를 혹시나 밟을까 두려워하여 멀리 피해서 걸었다는데서 유래된 말입니다.

관혼상제와 일상의 예절을 모아 엮어놓은 책 '禮記(예기)'에 보면 스승을 존경하여 스승과 자리할 때는 한 길 떨어져 앉는다는 '席間函丈(석간함장)'이라는 말도 있듯이 예로부터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대단하였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스승의 權威(권위)는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스승은 知識(지식)을 傳達(전달)할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人性(인성)을 갖추도록 인도하고 訓戒(훈계)하는 것이 필연적이니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크나큰 影響(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그 어떤 이유가 되었건 간에 敎權(교권)은 살아 있어야 하며 선생의 존엄성 또한 반드시 確立(확립)되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제자에게 嚴(엄) 하게 訓戒(훈계)를 하면 激(격) 하게 항의를 하거나, 심지어 학교로 쫓아가 학생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暴言(폭언)을 하는 몰지각한 사람도 종종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 하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의 교육을 담당하고 人性(인성)을 바로 갖추게 하는 主體(주체)는 부모와 마찬가지로 선생님임에는 틀림없지 않습니까?

敎育(교육)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거나 敎權(교권)이 땅에 떨어져 존경심이 사라지면 敎育主體(교육주체)가 무너지는 것이니 국가의 미래도 방향을 잃고 混沌(혼돈)스러울 것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人權(인권)도 중요하겠지만 실추된 敎權(교권)을 먼저 바로 잡아야 할 것이며 선생님 또한 그 어떠한 일이 있어도 尊重(존중) 받아야 함은 틀림없다 할 것입니다.

  • 성동저널은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2299-7770
  • ▶ 이메일 press@seongdongnews.com
  • ▶ 카카오톡 @성동저널
성동저널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정기후원인이 되어주세요.

매체명 : 성동저널
연락처 : 02-2299-7770
은행계좌 : 우리은행 1005-001-127703
예금주명 : 안병욱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성동저널 주요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