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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에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건강칼럼]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에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 성동저널
  • 승인 2021.06.09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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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

[성동저널] 미국 FDA는 우여곡절끝에 2021년 6월 8일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이 개발한 aducanubab이라는 획기적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사용을 승인하였다.

그동안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사용되어 오던 치료제들은 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그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약물이 아니고 병의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 또는 완화해주는 ‘대증 치료제’ 였다.

그러나 이번에 사용이 승인된 aducanumab은 병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근원적으로 병의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원인치료제’라는 점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있어 신기원을 이룩한 것이다.

이 약은 근본적으로  A에 대한 항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환자의 혈관에 주사하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뇌조직에 축적되어 있던 A가 일시에 제거되면서 미세한 뇌혈관을 손상시킬 수 있는 부작용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고 뇌 MRI를 촬영해보면 미세한 변화도 감지해낼 수 있기 때문에 치료도중 MRI 변화가 나타나면 투약을 중단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자전에 예방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다소 실망스럽게도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신약의 한계점이다.

왜냐하면 치매증상이 심한 환자들에서는 기억을 포함한 우리의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뇌 구조물들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파괴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철근 구조물이 낡아 무너져 내리는 건물을 콘크리트 땜질로 막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전공의로서 수련을 받던 시절에는 살아 있는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였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알츠하이머병의 확진은 치매로 사망한 환자의 부검을 통하여 뇌조직에 A가 존재한다는 것을 현미경적으로 확인하여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으로 최근에는 살아있는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이용하여 A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더구나 아직 치매 증상이 없는 사람 예를 들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와 같이 향후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사람을 선별해 내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하기 이전에 뇌 안에 A가 쌓이기 시작하는 사람을 미리 찾아내 치료제를 투여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없앨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번 신약의 개발로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에 있어 game changer가 등장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A의 침착 없이도 발병하는 치매 환자군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츠히이머병 환자들의 뇌 안에는 A이외에도 또다른 신경세포 독성 물질인 신경섬유원다발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 되어 만들어짐)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것이 신경세포를 죽이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되어야 비로서 완전한 알츠하이머병의 정복이 이루어진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으로 승인된 이 약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몇 가지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치료 대상자의 선정이다. 모두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 약물은 뇌 안에 A가 존재하며 치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만이 우선 치료 대상이 될 수 있다.

둘째, 치료가 시작되더라도 일정 기간마다 뇌 MRI를 촬영하여 부작용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여야 한다. 증상이 없이 부작용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알츠하이머병의 완벽한 치료제가 아니므로 새로운 약물을 투여하더라도 기존의 치료제 사용을 지속하여야 하며 병의 진행 경과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여야 한다.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는 크나큰 희망이 빛이 비추기 시작하였지만 결국 만만치 않은 진단 및 치료 비용의 문제가 떠 오를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이 치료의 불평등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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