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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두 시장을 삼켜버린 미국
중국 대두 시장을 삼켜버린 미국
  • 조민경
  • 승인 2010.09.20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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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콩, 대두는 예부터 차와 비단과 함께 중국의 상징이자 대표적인 수출품이었다. 특히 콩은 중국의 역사가 시작되는 5천 년 전 부터 재배되어 영양분을 공급해온 식물이다.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콩은 우리나라의 식생활에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두부, 된장, 간장, 콩기름 등 콩을 가공하여 만든 식품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상황은 점차 바뀌었다. 콩의 공급이 미국이나 브라질의 가격이 저렴한 외국산으로 대체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가가 값싼 중국산 작물의 가격 경쟁에 밀려 허덕인 것처럼 중국도 같은 일을 겪게 되었다.

 

거대한 중국 시장이 심각한 통화팽창 위기에 몰려, 물가안정을 금년 최대의 과제로 꼽은 중국 정부에게 중국 콩 시장의 위치가 협소해졌다는 것은 전혀 반가운 일이 아니다. 두이와이징마오(对外经贸)대학의 샤여우푸(夏友富) 교수 역시 현재 콩 시장의 추이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샤여우푸 교수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전략적 비즈니스 전쟁이 시작됐으며, 그 도구로 콩이 이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가격 면을 보면, 중국 농가가 생산한 콩은 t당 3600~3700위안(1위안≒약 166원)인데 반해 물 건너 들어온 브라질 산 콩은 3400위안이다.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콩 수출국이었던 중국은 세계 1위 콩 수입국이 되었다. 미국․브라질 등의 농가는 대규모 영농으로, 가격이 저렴하여 중국이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종잡을 수 없는 경제에 올 1분기 콩 가격은 급격히 등락했다. 지난해 있었던 가뭄이 콩 가격의 급등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콩 수확량에 영향을 미쳐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미국이 바이오에너지 개발을 적극 장려하여 국제곡물시장에서 옥수수의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의 일로 옥수수 재배 면적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옥수수는 콩의 대체품이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을 따르자면 재배면적 역시 반비례 할 수밖에 없다. 옥수수 재배 면적의 증가로 콩의 재배면적 또한 감소하여 지난해 가뭄에 이은 콩 수확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옥수수가 콩의 대체품이라고 해도 콩을 가공하여 만든 식품마저 전부 대체할 수는 없다.

 

가격 경쟁에서 뒤쳐진 중국 농가 중 몇몇은 산업화된 중국의 경제에 맞추어 변화를 맞이했다. 중국의 콩 재배면적이 지난 2006년 이래 다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이를 생각하면, 지난해 중국 내 수요의 78%가 수입 산이라는 집계가 절로 수긍이 간다. 중국 내에서 사용한 콩은 5400만t인데 그중 4255만t이 수입 산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96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영세 농가가 중국 내 대두 수요의 86%인 1549만t을 감당해내었다.

 

96년에 이미 1549만t의 콩을 생산했다는 것은 이후 콩 재배를 하는 농가가 더 이상 생기지 않았거나 기존 농가가 재배면적을 많이 늘리지 않았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95년까지 콩 수출국에 꼽혔던 중국이었던 만큼, 세계 1위 콩 수입국이라는 지금의 모습은 이해가 가지 않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이 현상의 이유로 우선적으로 꼽히는 지구촌 인구의 과포화 현상도 콩의 수요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중국 정부의 안일함도 크다. WTO에 가입하여 시장을 개방하기 전에 먼저 중국 영농에 지원을 하여 당시 중국이 가지고 있던 콩 수출국이라는 간판을 계속 뒤집어쓰고 있었더라면, 당국에서 절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농민과 콩 가공식품 생산자들이 수입산 콩의 가격 폭등에 좌지우지 되지 않았을 터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분석개발과

설영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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