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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이익 앞에 사사로움을 버려라’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이익 앞에 사사로움을 버려라’
  • 성동저널
  • 승인 2024.02.06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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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敎授新聞(교수신문)은 '한국 지성의 정론지'를 표방하며 1992년에 창간한 주간지입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그 해에 있었던 일을 꼬집어 평가하는 四字成語(사자성어)를 발표합니다.

교수신문이 2023년에 선정한 사자성어는 ‘見利忘義(견리망의)’ 입니다.

"이로움(利)을 보면 의로움(義)을 잊는다'라는 뜻으로 눈앞의 사사로운 이익에 눈이 멀어 소중히 여겨야 할 의리를 팽개쳐 큰 손해를 보고 후회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수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의 價値(가치)를 교수 몇백 명의 찬성으로 選定(선정)한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100% 同感(동감)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한 해를 반성하고 잘못을 뒤풀이하지 말라는 의미로 사자성어를 정하는 것은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見利忘義(견리망의)의 유래는 이렇습니다. 宋(송) 나라의 사상가 莊子(장자)는 "뱁새가 황새의 뜻을 어찌 알랴!"라는 말로 유명한데 莊子(장자)가 조릉의 정원에 사냥을 갔다가 거기서 얻은 깨달음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조릉의 정원으로 莊子(장자)는 까치를 발견하고 활을 쏘려 하는데 이상하게도 까치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까치는 앞의 사마귀를 노리고 있고 사마귀는 까치의 먹이가 될 판에 앞의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莊子(장자)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해 마음을 뺏기면 진즉 자신이 처한 위급한 상황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순간 정원관리인이 득달같이 달려와 정원에 허락도 없이 함부로 들어왔느냐고 책망하니 자신도 역시 눈앞의 이익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見利忘義(견리망의)와 정반대되는 말이 見利思義(견리사의)인데요, 見利思義 見危授命(견리사의 견위수명)이란 말은 일찍이 孔子(공자)가 주창한 말로서 利益(이익)을 보면 仁義(인의)를 생각하고 국가의 危殆(위태)로움을 보면 자신의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사실 이 말은 나중에 安重根(안중근: 1879~1910) 義士(의사)가 뤼순(旅順: 여순) 감옥에서 遺墨(유묵)으로 쓴 見利思義 見危授命(견리사의 견위수명)으로 더 많이 알려져서 유명한 말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중국 하얼빈에서 일본의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 1841~1909)을 처단하고 1910년 02월14일에 사형선고를 받고 바로 그 해 03월26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셨습니다.

당시에 안중근 의사가 憂國忠節(우국충절)의 心情(심정)을 담은 절절한 마음을 표현한 말이 바로 見利思義 見危授命(견리사의 견위수명)입니다.

이러한 안중근 의사의 위대한 뜻과 정반대인 見利忘義(견리망의)를 많은 교수들이 2023년의 四字成語(사자성어)로 정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內包(내포)하고 있습니다.

國家(국가)가 危機狀況(위기상황)에 닥치면 진정한 리더십으로 지도자의 역량을 발휘해 危機狀況(위기상황)을 克復(극복)하기는커녕 온갖 私慾(사욕)이 앞서는 정치인들을 보면 이 말이 더욱더 실감 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교수신문에서 최근 발표한 사자성어로는 2022년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를 않는다는 過而不改(과이불개)로 정했는데요, 당시의 상황을 보면 여.야 정치권이 민생은 뒷전이고 나라의 미래보다는 黨利黨略(당리당략)에 빠져 잘못을 고칠 생각 없이 서로 네 탓이라고 政爭(정쟁)만 일삼는 것을 빗대 선정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2023년의 見利忘義(견리망의)는 작금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지적한 말입니다. 사실 어느 누구라도 눈앞에 닥친 이익을 抛棄(포기)하고 正義(정의)를 追求(추구)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국민을 대표한다는 정치인이라면 최소한 大義(대의)를 먼저 생각하여야 합니다. 엄청난 惠澤(혜택)을 누리는 것도 모자라 국민 세금으로 과다한 歲費(세비)를 받아먹으면 黨利黨略(당리당략)에 앞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책을 세우거나 국민 통합의 길을 찾아 그 길로 매진하여야 합니다.

갈수록 質(질)이 떨어지는 정치인들이 상대를 헐뜯는 분열의 정치로 판을 짜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꼬투리 잡아 속을 뒤집거나 사실을 巧妙(교묘)하게 뒤틀어 공격하기 일쑤며 심지어 없는 사실을 여론 조작하여 가짜 '프레임'으로 상대를 덮어씌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온갖 術數(술수)를 부립니다. 그러니 국민의 情緖(정서)는 갈수록 荒廢化(황폐화)되어 메말라 가고 있는데 見利忘義(견리망의)한 사람이 이를 알기나 하겠습니까?

다가오는 총선에는 네 편 내 편을 떠나 꼭 見利思義(견리사의)를 알고 이를 지키는 그러한 사람에게 투표하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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