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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지도가 바뀐다
왕십리 지도가 바뀐다
  • 고재득 구청장
  • 승인 2004.05.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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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오누나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소월선생이 1935년대 왕십리의 어느 초가지붕 처마 밑에서 비 오는 날의 왕십리 정경을 노래하신 「왕십리」라는 소월시의 한 귀절이다. 왕십리는 조선조 오백년의 터가 되어 오늘의 서울이 있게 한 무학대사의 일화에서 시작된다. 다시 돌아서 십리를 가면 오백년 터를 잡을 수 있다는 도선대사의 환생으로 출발한다. 옛날에는 왕십리 주변으로는 아름다운 경관과 기름진 땅이 있었다 한다. 사소문의 하나인 광희문을 지나 서울을 빠져나오면 동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들녘과 응봉산을 비롯한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어께를 나란히 하고 주변을 둘러보면 자연경관이 일품이었다. 경도 10영중의 하나인 응봉산 일대에서 월산대군 이정이 한 얘기다. 그리고 이 들녁의 끝 한강변의 뚝섬 두뭇개 나루는 각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과 물자를 나르는 조운, 조창의 중요한 관문 역할도 하였다 한다.

이러한 유서 깊은 왕십리에 성동종합행정마을이 들어섰다. 구청과 교육청, 청소년수련관이 한 단지 내에서 유기적인 주민행정을 수행한다. 종합행정마을은 2년여 동안 준비기간을 거쳐 2001년 3월에 착공하여 지하2층, 지상14층의 민원 편의시설과 사무실, 주민 이용공간을 갖추고 지난 5월에 완공하였다. 명실상부한 종합행정을 수행하므로서 관공서의 주민 환원화를 이루게 한 대역사이다. 그러나 종합행정마을에서 일하는 사람은 공무원들이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을 갖추었다 해도 이들이 주민 곁으로 더 다가서지 못하면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쉽다. 종합행정마을 개청을 계기로 삼아 진정으로 사랑받는 공직자들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종합행정마을 개청을 전기로 맞아 얼마 전 기공식을 가졌던 지상 14층의 유통시설을 갖춘 민자역사가 들어서면 서울의 부도심권 개발과 아울러 왕십리는 생활편의시설인 행정중심과 상업중심으로서 본격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주변의 크고 작은 녹지공간인 문화공원, 소월공원, 교통공원, 그리고 문화회관 주변을 휘도는 문화벨트도 형성되어 있다. 왕십리는 교통이 수월하다. 지하철 2, 5호선과 국철이 합류한다. 분당선이 완공되면 교통 요충지로서의 역할도 보다 커진다.

그러나 왕십리가 서울의 부도심의 기능을 원활하게 담당하는데 있어 아직도 커다란 제약을 안고 있다. 이는 왕십리 역세권을 가로 지르는 경원선 철도부지의 존재다. 도심의 진입을 동서로 가로막아 차량과 보행을 단절시켜 주민생활의 연계성을 저하시키고 교통 혼잡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동구가 경원선을 지하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나 앞으로 활발히 전개 될 남북경협에 대비하여 서울, 원산을 잇는 한반도 동북부 연계 철도의 출발지로 왕십리를 기점화 하고자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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