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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빛환경 개선으로 어두운 주택가 밤길 밝힌다
서울시, 빛환경 개선으로 어두운 주택가 밤길 밝힌다
  • 성동저널
  • 승인 2014.01.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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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저널]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ㄱ씨는 퇴근 후 귀가할 때 집앞 골목이 너무 어두워서 늘 불안했다. 그런데 LED 보안등으로 바뀐 후 보도 바닥까지 환해져서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붉은색 조명이 온백색으로 바뀌어 시야도 더 넓어지고 사물도 더 잘보이게 됐다.

강서구 화곡본동에 사는 ㄴ씨는 커튼을 쳐도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보안등 불빛 때문에 밤에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보안등을 끌 수도 없는 노릇. 그런데 보안등이 빛이 퍼지지 않는 컷오프형 LED등으로 교체된 후엔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크게 줄어 수면장애가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서울시는 이와 같이 작년 한 해 꼭 필요한 곳에만 충분한 양의 빛이 전해질 수 있도록 어둡고 안전에 취약한 81개동 주택가 골목길에 있는 기존 나트륨보안등(100w) 총 6,382개를 컷오프형 LED보안등(50w)으로 교체했다.

이중 30곳을 선정해 효과분석을 실시한 결과 30곳 모두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감소했고 도로 바닥 주변 밝기는 기준보다 3배 이상 밝아져 어두웠던 주택가가 대폭 개선됐다.

아울러 친환경 고효율 LED보안등으로 교체 후 서울지역 433여 가구(4인 기준)의 연간 사용 전기량과 맞먹는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2013년도 주택가 빛환경 개선사업’을 완료하고 개선 효과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13년 2월 시행)과 관련, 환경부의 국고보조 시범사업으로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추진하게 됐다.

빛공해란 불필요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사용되는 빛이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를 의미한다.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방지법’의 기본 취지는 필요한 빛은 충분히 제공하되, 사람이나 동·식물에 해를 미치지 않도록 좋은 조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기존에 설치됐던 확산형 고압나트륨보안등은 사방으로 빛이 퍼지는 식이라 허공만 밝고 보도바닥은 오히려 어두워서 안전에 취약했고 에너지가 낭비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인근 주거지 창문으로 빛이 들어가 수면장애를 유발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안전이 취약한 어두운 골목길, 보안등이 노후돼서 에너지 낭비가 심한 곳, 주택 창문으로 빛이 과다하게 들어가는 곳, 초등학교, 중학교 등 학교 주변과 재래시장 인근 등을 교체 대상지로 선정했다.

30곳 대상 개선효과 조사… 빛공해, 안전보행, 에너지절감, 주민만족 4개 분야

서울시는 지난 12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이번 사업을 시행한 20개 자치구에서 각 1~3개소를 선정, 총 30개소를 대상으로 어떤 점이 개선되었는지를 조사했다.

시는 한국조명연구원과 빛공해방지위원회에 의뢰해서 △빛공해를 얼마나 해소했는지 △안전한 보행환경이 조성됐는지 △에너지절감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주민들은 만족하고 있는지 등 4개 분야에 대해 측정·조사·분석했다.

창문 유입 빛의 양 전체조사대상 10룩스 이하… 상향광 등 빛공해 요인 크게 개선

우선, 빛이 퍼지지 않고 아래를 향하는 컷오프형 LED등기구로 교체해서 빛공해를 유발하는 상향광, 전사광, 후사광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위로 퍼지는 상향광 문제는 거의 해소됐다.

주거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의 밝기 역시 측정대상 30개소 모두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 규정하는 10룩스 이하로 측정됐다.

예컨대, 이번 사업지역 중 한 곳인 성동구에선 보안등 개선 후 상향광 손실이 없어지고 전사광, 후사광도 개선돼 주거지에 침입하는 빛의 밝기가 규정치의 20% 정도인 2.2룩스로 조사됐다.

노면 밝기 2~3배 높게 나타나 보행자 안전확보 및 교통사고, 범죄발생 감소 기대

붉은색 계열이던 나트륨등을 온백색계열의 LED조명으로 교체한 후 이전보다 멀리서도 대상을 식별할 수 있게 됐고 물체 본연의 색을 더 잘 볼 수 있게 돼 야간에 안전한 보행 환경을 조성하게 됐다.

아울러 조사 대상지 모두 야간 보도바닥 기준조도인 3~5룩스보다 크게는 7배가량 더 밝은 평균 20룩스로 측정돼 이전보다 골목길이 환해졌다는 평가다. 눈부심이 적은 은은한 조명 덕분에 보행자와 운전자의 야간 시야가 더 넓어져 교통사고율과 야간 범죄발생률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56% 이상 에너지 절감효과.. 433가구(4인기준) 연간 사용가능 에너지량 맞먹어

빛이 사방으로 확산되는 조명을 한 곳을 비추는 고효율 LED조명으로 교체해 교체 전 연간 2,946MWh이던 20개 자치구 총 에너지사용량이 1,281MWh로 약 56.5%(1,665MWh) 줄어들고 석유환산톤 연간 383[TOE]의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영등포구의 경우 나트륨등을 사용할 땐 에너지사용량이 연간 125,870kWh였는데 LED등으로 교체 후엔 54% 감소한 57,213kWh로 조사됐다.

골목길 밝아지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 줄어 수면장애 개선 등 긍정적 평가

한편, 조사기간 중 만난 주민들은 특히 야간에 골목길이 더욱 밝아진 점과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많이 줄어 수면장애 등이 개선된 부분을 가장 만족스러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붉은계열 대신 은은한 백색계열 조명으로 바뀌어 눈 피로가 덜하다는 의견 등도 있었다.

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택가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보안등 개선사업을 도입하고 이번에 조사한 자료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빛공해와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빛환경 정책을 추진할 때 이번 사업의 결과를 염두에 두고 계획한다는 방침이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관광정책관은 “주택가 보안등부터 눈부신 대형 전광판과 현란한 네온사인까지, 서울은 그야말로 빛의 도시”라며 “서울의 밤을 밝혀주는 빛을 잘 디자인해서 시민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야간활동 보장, 에너지 50% 이상 절약, 수면장애 해소, 생태계 보호 등 여러마리의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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