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역사를 왜곡한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를 왜곡한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안병욱
  • 승인 2005.03.16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지성과 몰염치의 유령이 21세기의 일본을 배회하고 있다.
시네마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움직임과 주한 일본대사의 독도 망언에 이어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한일관계는 올 해가 ‘한일 우정의 해’ 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악화일로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이라는 일본 내 극우단체의 주도로 만들어진 후쇼사 역사교과서 2005년판은 극우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교과서는 식민지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주장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01년 교과서에서 자체 수정 혹은 삭제했던 강제적 창씨개명과 종군위안부, 강제징용 등 식민지 지배 실상에 관한 내용은 슬그머니 개악하고 있다. 더구나 고조선의 역사를 누락하고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는 대목까지 삽입하여 한국 역사의 뿌리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만든 공민교과서(우리나라의 국민윤리 교과서)에서는 독도를 ‘국제법적으로 일본 영토’ 라고 주장하고 있다니 반성 모르는 일본의 끝을 보여주는 듯 하다.

일본의 최근 이러한 움직임은 노골화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 현상과 보통국가를 향한 일본의 야욕 때문이다. 국제 사회에서 경제력에 걸맞는 정치력을 가지고 제대로 대접받고 싶어 보통국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지만 일본 내 우익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오히려 일본을 국제사회에서 ‘공공의 적’ 으로 만들 뿐이다.
지금 일본의 모습은 경제만 있고 정치는 없는, 덩치만 크고 뇌가 없는 공룡과 같다. 이대로는 국제사회의 리더가 될 수 없으며 아시아에서도 친구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을 일본 정부와 양심 있는 지성들이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 일본이 그토록 바라는 보통국가의 꿈은 ‘역사 왜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역사 반성’에서 온다.

공교롭게도 후쇼사 역사교과서 파문이 발생한 바로 그 날,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독일과 프랑스가 나치의 침공과 만행을 기록하고, 독일의 반성과 배상까지 서술한 역사교과서를 공동 집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공동 역사연구를 천명하고도 지지부진한 일본에게 국제사회에서 반성과 화해는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어야 하는지 가르침을 던져주는 사건이다.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와 독도 영유권 주장 문제가 계속해서 되풀이된다면 한일간 우정은 금이 가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도 없을 것이다. 일본 정부와 지성은 스스로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와 성의 있는 노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일본은 지금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역사 왜곡과 우경화를 중단할 것인가? 아니면 동아시아로부터 배척당할 것인가?’ 일본은 선택해야 한다.

  • 성동저널은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2299-7770
  • ▶ 이메일 press@seongdongnews.com
  • ▶ 카카오톡 @성동저널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