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저널 김광호 기자]‘혁고정신(革故鼎新)’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고칠 혁, 옛 고, 솥 정, 새 신. 옛것을 뜯어고치고 솥을 새것으로 바꾼다는 것으로 묵은 것을 버리고 새것을 취한다는 뜻이다.
성동구의회는 오는 6월 올해 제1차 정례회를 개회하고, 이 기간 중 9일간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감사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행정사무감사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각 상임위원회별로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집행부 사업을 살펴보고 문제점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 개선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보다 효율적인 업무추진과 주민들을 위해 지역현안과 민원을 꼼꼼히 챙기는 의정활동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특별위원회와 상임위별 행정사무감사는 ‘집행부 감사’란 공통분모가 있지만, 진행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특별위원회의 경우에는 모든 부서의 국·과장은 물론 팀장들까지 한 곳에 모아 9일간 감사활동을 벌이는 방식이며, 상임위별은 그 소관에 속하는 부서만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3월 기준 서울시 자치구의회 중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곳은 성동구의회와 금천구의회 단 두 곳 뿐이며, 나머지 23개 구의회는 상임위원회별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성동구의회는 1991년 5월 기초의회가 부활한 이후 7대 의회를 거치는 동안 지금까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행정사무감사를 벌여왔다. 참고로 성동구의회의 상임위원회는 의회운영·행정재무·복지건설 등 3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그렇다면, 성동구와 금천구의회를 제외한 모든 서울시 자치구의회들이 특별위원회가 아닌 상임위별 감사를 선택해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효율성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모든 부서의 책임자들이 출석한 가운데, 질의와 감사가 진행되는 특별위원회 방식은 감사 내내 현안이 있는 부서만 열심히 준비해 답변하고 나머지는 멍하니 앉아 있는 풍경이 반복돼 펼쳐진다.
결국, 각종 민원과 현안에 대한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의 10여일에 달하는 업무공백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은 불 보듯 환한 일이다.
또 때론 질타와 호통이 오가기도 하는 감사 특성상, 모든 부서장들이 모인 곳에서 특정 부서에 대한 고압적 자세에 따른 망신주기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는 마치 현안과는 관련 없는 증인들을 출석시켜 자리만 지키게 하고, 호통만 난무하는 현 여의도 정가 1번지 국정감사의 구태를 연상케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한 행정사무감사는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외에도 성동구의회는 특별위원회 행정사무감사를 주민들의 문화 및 행사공간으로 자주 애용되는 성동구청 3층 대강당에서 실시하고 있어, 주민들의 여가문화에도 적잖은 피해가 발생한다.
낮은 자세로 주민과 호흡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는 성동구의회. 특히, 의회 본연의 기능인 주민의 대변자 역할에 더욱 충실하고 집행부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감시, 협력을 통해 행복한 성동을 만드는 건실한 동반자가 되겠다는 이번 제7대 성동구의회가 ‘혁고정신’을 통해 더욱 발전된 ‘선진의회’를 구현하기 위해 '상임위별 행정사무감사'를 도입하는 결단을 보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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