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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성교육에서 시작한 마장동주민자치특성화사업 성공사례
성동구, 성교육에서 시작한 마장동주민자치특성화사업 성공사례
  • 성동저널
  • 승인 2017.08.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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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아픈 사연 없도록 청소녀에 생리대 지원까지
마장동주민자치특성화 사업 면생리대 만들기

[성동저널]시작은 중학생인 아들과의 대화였다. “무언가 얘기를 해주고 싶은데, 말이 막혔어요. 아들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는데 그래도 부모가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잖아요. 아들이 뭘 알고 있다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데 대화를 잇기가 어렵더군요.”

현재 마장동 주민자치위원이자 동주민센터에서 코디네이터로 근무 중인 김영선씨가 주민자치특성화 사업에 “가족과 함께 하는 성교육 교실”을 응모한 것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주민자치특성화 사업이란 마을 특성에 맞는 사업을 주민이 직접 발굴 기획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을 말한다.

주민자치위원들과 담당 공무원이 구체적인 사업을 논의하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학창시절 받았던 성교육, 요즘 소위 일류대에서도 카카오톡에서 친구들에게 성희롱을 한다는 이야기, 작년의 운동화 깔창 생리대 사연을 접해 가슴아팠다던 이야기까지 나왔다.

마침 마장동에는‘수수공방’이라는 주민자치회에서 운영하는 공방이 있어, 면생리대를 만들어 기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런 의견들이 모아져 “몸”이라는 주제로 ‘내 몸 사랑하기 교실수업’이 시작되었다.

그즈음 ‘바디버든’ 이 화제가 되어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성교육과 면생리대에 거부감을 갖은 일부 위원들도 한번 시작해 보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청소년의 ‘내 몸 사랑하기 교실’은 한국여성민우회 전문 성교육 강사가 진행하는 ‘1교시 부모와 함께하는 성교육’과 주민자치위원이 진행하는 ‘2교시면생리대 만들기’로 운영한다.

마장동 주민센터 3층 수수공방에서 운영하고 이미 방학기간 동안 2회차가 끝나고 앞으로 3회차 교육을 남겨 놓고 있다.

참여한 학생들은 새로운 성교육에 놀라기도 했고, 참가한 어머님들은 자녀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바느질하는 시간이 가장 좋았다고 소감을 이야기 했다.

면생리대 수업은 지역사회의 재능기부와 봉사로 이루어진다. 수업시간인 한 시간안에 학생들이 면생리대를 완성할 수 있도록 미리 어느정도 완성을 해놓아야 하므로 이 작업은 수수공방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면생리대 만드는 법, 만든 생리대는 어떻게 전달할지, 무엇보다 청소녀들이 실제로 쓸 수 있을지 모든 것이 고민이었지만, 이미 마장동주민자치회는 특성화사업을 통해 카페와 공방을 만든 경험이 있어 여러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얻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실제 면생리대 사업을 하고 있는 달이슬의 대표 옥혜림 대표를 만나 아이들이 만들기 쉬운 방법과 재료 구입처를 알았고, 옥 대표는 면생리대 재료로 쓰일 수 있는 유기농 원단을 재단하여 기증해주기도 했다.

동대문 원단 가게의 사장님은 좋은 일 하는데 돕고 싶다며 천을 기증하기도하고, 소공인특화지원센터의 안다성 재단실장은 본인도 딸을 가진 아버지로써 “깔창 생리대”기사에 너무나 마음아팠다며 모든 재단을 무료로 해주었다.

작년에 비슷한 사업을 했던 서울시립청소녀건강센터(백재희 센터장)에서는 성교육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받았고, 보건복지부의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마장동 차상위계층 청소녀 40여명에게 1년간 쓸수 있는 일회용 유기농생리대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삼병 주민자치회장은“생전 생리대를 보기는커녕 말해보지도 않았을 남자 주민들까지 이 지역 청소녀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게 될지 진지한 고민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주민역량의 성장이 아니겠냐”며“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주민자치회에서 여성주의적 시각이 반영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면생리대 하나를 지급하는 것은 상징적 의미일뿐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 뜻을 모아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성교육 문의는 마장동주민센터(담당자 이경은 ☎ 2286-7254)로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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